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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자전거여행 중 겪은 일
게시물ID : panic_80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빠밝
추천 : 25
조회수 : 2738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5/06/19 15:52:54
안녕하세요?ㅋㅋ
겁이 더럽게 많은 청년입니다. 

원래 공게 잘 안들어오는데 최근에 잠이 안와서 밤늦게 들어와 본 뒤로 
재미들려서 눌러앉았습니다.ㅠ
뭐 글은 안가리고 읽는 편인데 특히 경험담이나 실화가 무섭더라구요.. 
실제로 있었다고 하니..ㅎㄷㄷ

그래서 저도 경험한 일 한번 써보려구요...

미리 말씀 드리는데 크게 무섭지는 않아요.ㅋㅋㅋㅋ
귀신이 나온다거나 그런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글을 잘 못 쓰니, 읽으시는 분들의 높은 이해력이 필요해요.



그럼 시작.

저는 자전거로 여행하는걸 좋아합니다. 
근데 그 일이 있고나서 자전거여행 할 때는 밤에는 웬만하면 이동을 안해요.

때는 군대 전역하고 자전거 하나를 장만해서 여행을 막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한창 국토종주 열풍(?)이 불 때였죠.

그 열풍에 동참하겠다고,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4박5일 일정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애초에 계획은 4박을 전부 찜질방에서 하는거였습니다. 
근데 옥션에서 2만원짜리 텐트 파는걸 보고 계획을 바꿨죠.

돈도 아끼고 꽤나 낭만적일거라 생각해서 목적지에 캠핑장이나 야영장이 있으면 
그곳에서 텐트치고 자는 걸로 계획을 바쭸습니다.

그래서 첫날 목적지였던 충주 근처에 야영장을 알아보는데, 
때마침 충주 가기 전에 강변 야영장이 있더군요.

거기다 한 블로그를 통해 본 야영장의 모습은 꽤나 좋아보였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거기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까지 계획을 다 짜고 출발할 날을 기다렸죠.

출발 당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던 저는 뭐 이래저래 딴짓을 하다가
점심까지 먹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안그래도 더운 여름이었는데, 계획보다 출발이 늦어져서 한창 더운 시간에도
페달을 밟아야했습니다. 첫날부터 너무 무리를 했던거죠.

해질무렵이 되자 반쯤 시체가 돼서 여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고민을 했습니다. 
햇빛에 오랫동안 노출돼서 그런지 정신도 몽롱하고하니
그냥 여주에서 자고 내일 좀 더 일찍 출발을 할까,
아니면 그냥 계획대로 충주까지 갈까..

그때 여주에서 잤었으면 됐는데..ㅠㅠ

괜한 패기 때문에 여주를 포기하고 충주를 항했습니다. 

어느덧 해가 지고 깜깜한 밤이 되자 슬슬 공기가 차가워지더군요.
차가운 공기를 가르면서 충주를 향해 가는데,

문득 든 생각이.. 
' 많지는 않았지만 낮에는 도로에서 마주친 사람이 꽤 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사람도 없네..'

이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무서운 영화나 무서운 이야기.. 전부 다 생각나더군요.
생각 안해야지 안해야지 할수록 더 생각 나는데, 
지나쳐 온 여주 시내의 불빛이 어찌나 그리워지던지.....

한참 잡생각이 많이 들 쯤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불빛도 없었습니다.
있는거라곤 강 건너편에 보이는 가로등 몇개,, 
 
' 이런데서 누가 해코지하면 도와줄 사람도 없겠네..'
조금이라도 빨리 그 야영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무서움을 꾹꾹 참아가며 
달리는데, 이상하게 자전거길인지 아닌지도 분간이 되지않았습니다.
포장이 덜 된건지.. 내가 길을 잘못 든건지.. 

아무튼 가만히 서있는게 너무 무서워서 계속 앞으로 달렸습니다. 
야영장이 강변에 있었기 때문에 강변을 따라 가면 어쨋든 나오겠거니 한거죠.

그렇게 달리는데.. 드!디!어!
저기 앞에 사람 형체가 보였습니다. 
근데 막상 사람을 보니 해코지당할 것 같은 불길함?이 들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돌아갈 수도 없고.. 그냥 지나치기로 했습니다.

점점 가까워지자 차림새를 대충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차림새론 그냥 조깅(?)하시는 분 같더군요,, 버프같은걸 하시고. 

완전히 가까워지자 제 전조등 불빛 덕분에 확실한 형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머리가 거의 다 빠지신 노인이었습니다.
근데 이마가 벗겨지거나, 정수리가 벗겨진 전형적인 대머리 모습이 아니라,,
머리 전체적으론 머리카락이 있는데.. 너무 듬성듬성 나있었고, 머리카락이 정리가 전혀 안돼서
이리저리 바람에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조깅하는걸 봐선 근처에 사시는 분 같아서 야영장 가는 길을 좀 묻기로 했습니다.

'저 할아버지 죄송한데, 근처에 야영장 있지않나요?'

그러자 턱을 세우시면서 저를 한 번 훑어보시더라구요. 그리곤  
손가락으로 앞을 가르키며 '이 길로 쭉 가면...' 하시더군요.

그때 제가 완전 놀랐던게..



말씀하신 분이 할아버지가 아니고 할머니셨습니다.
덩치가 꽤 크셔서 당연히 할아버지겠거니했는데.. 

아무튼 말씀을 듣고 곧바로 다시 출발을 했습니다.

근데 정말 의아했던게.. 거기가 불빛이 완전 하나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도 전조등에 의지해서 달린거지, 전조등이 없었으면 아예 
앞을 나가지도 못했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곳을 걸어가고 계셨다니
괜히 더 무서워졌죠...

그래도 이 방향이 맞다는 말에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린지 몇 분 안돼서 야영장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문제가 블로그를 통해서 본 모습이랑 완!!!!전히 다른 곳이었습니다.

일단 불빛이 없어서인지.. 건물 형체가 전체적으로 안보였고,,
사방이 나무로 덮여져 있어서 밀폐된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겁이나서 안쪽으로 들어가지를 못하고 섰습니다.
다행히 입구 앞에 작은 무대? 같은게 있더군요. 
거기에 자전거와 짐을 올려놓고.. 전조등을 떼어냈습니다.

별다른 방법도 없고 해서 결국
전조등을 비추며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너무 으스스하더라구요.. 
뭔가 입구를 넘자마자 들어가선 안될 곳을 들어간 것만 같은 기분이요..

안에 아무도 없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자갈 위를 걷는 제 발소리가 
누군가를 깨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더라구요.
발을 뗄 때마다 들리는 자갈소리가 그렇게 클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제일 먼저 씻을 곳을 찾아봤습니다.

블로그에서 본 것처럼 야영장 가운데, 식수대가 길쭉하게 있더군요.
근데 이상하게 사용한지 꽤 된 것 같아보였습니다...

그래도 물을 나오지 않을까 해서
수도 꼭지를 돌렸습니다.

그 순간 기절할 뻔 했습니다.





'흐끄어억.... 끼어어어억.....'

수도관을 통해 나오는건 물이 아니라, 기괴한 소리,... 비명?이었습니다.
마치 사람 숨넘어 갈때 나는 소리요..

목에서부터 귀아래쪽까지 소름이 쫙! 돋더니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섰습니다.
곧바로 수도를 잠궜습니다. 

이미 이때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더이상 식수대 건너편으로는 건너갈 용기가 안나더군요..
그나마 식수대 바로 옆에 팔각형(?) 건물이 가까이에 있길래
미친척하고 거기까지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혹시나 안에 수도시설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팔각형? 형태의 건물 각 면마다 큰 창문이 있는데, 
창문을 통해 안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아 거길 왜 보려했는지....

창문으로 다가가 안에 전조등을 쐈습니다.
안에는 약간 뿌연 공기로 차있었고 
방치된지 꽤 된 것처럼 호스나 주방용품들이 밑에 버려져 있더군요.

제가 기겁을 한 건..
건물 가운데에 있는 기둥벽을 전조등으로 비췄을 때였습니다.





'빨갱이를 죽이자"

빨간 락카로 벽에 온통 낙서가 되어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꽤 오래전의 것으로 보이는 현상수배지가 붙어있더군요...

무서운건 그 현상수배 속에 사람이 왠지 모르게 
아까 본 할머니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글 쓰는 지금도 소름 돋네요..ㅠ)

저는 바로 뛰쳐나왔습니다.

입구쪽에 놓아두었던 짐을 부랴부랴 챙기고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달렸습니다.

대충 그 길을 따라가면 충주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미친 듯이 달리는데.. 저 멀리 강 건너에 도심에서 나오는 불빛이 보이더군요.

살았다 생각을 하고.. 달렸습니다.

근데.ㅠㅠㅠㅠㅠㅠ

가도가도 강을 건널 다리가 안나오는 겁니다.
분명 강 건너에는 차도 다니는게 보이는데.. 제가 있는 쪽은 아무것도 없는,
그냥 갈대 무성한 곳 가운데 자전거길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주변에는 집도 없었는데..


다만 중간 중간.. 양어장?같은 건물이 있고 그 곳이랑 연결된
배수구가 자전거길 옆에 몇개씩 있었습니다.

배수구에선 물이 쏟아져나왔는데.. 
그 근처를 지나칠 때마다 엄!청! 차가운 공기가 몸이 덮쳤습니다.

그때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온 몸에 소름이 끼치더군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다리를 만나기 까지의 시간 내내 
온몸에 닭살이 돋아있었을겁니다..

제정신도 아니었고, 몸은 몸대로 제몸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를 결국 건너고 도로를 지나는 차를 만났을 때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그때 기억이 생생하네요.

저는 결국 도로를 따라 충주에 있는 찜질방으로 가게되었죠..
(그때 시간이 새벽1시쯤 됐던걸로 기억해요..)

그렇게 잊지못할.. 첫날을 보내고 어째저째 국토종주를 끝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뭐 없네요..
글 쓰면서 그때 생각나서 몇번씩 등골이 오싹해졌네요..



그리고 일이 있고나서 제가 간 야영장을 찾아 볼라했는데..
그냥 찾는게 싫더라구요.
괜히 무서워서..ㅋㅋㅋㅋ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지금은 밤에 자전거여행 안해요..
자전거여행 하시는 분들도 조심하세요..

아! 그리고 자전거 타면서 있었던 이야기 몇개 더 있는데..
그건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쓸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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