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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시절 살던 집, 실제 겪은 일입니다.
게시물ID : panic_80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del아델
추천 : 24
조회수 : 4206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5/06/19 01:57:18

현직 대구사는 31살 처자입니다. 

숱하게 가위눌림이나 이런것들을 겪었지만 
가위에 눌리면서도 뭘 보거나 겪거나 하는 것 없이 
대부분 몸만 좀 못 움직인다.. 정도였는데,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었던 귀신현상(?) 을 써봅니다. 

고3시절, 대구의 앞산 순환도로 쪽 아랫 동네인   (앞산순환로와 신천대로가 만나는 지점에 주택가가 있어요. ) 
근처 2층 집에 이사를 갔어요. (그 동네분들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네 식구가 살 거라서, 조금 넓은 집으로 전세를 얻어서 간 것이었는데, 
부모님이 괜찮은 평수가 시세보다 훨씬 적게 나와서 얼른 계약하고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 2층집의 경우엔 1층에 주인세대가 살고, 2층을 세놓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그 동네 유일하게 1층을 세 놓은 집이었습니다.
더구나 2층에 사는 주인집네 식구들도 넷이었는데 무척 좁은 집에서 살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좀 오래된 집이어서 그렇게 좋은 가격에 내놓았나 싶기도 하고.. 
주인집네가 알뜰한가.. 싶긱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헀었네요. 

오래된 집 같게, 
한 쪽 벽이 요즘 짓는 집과 다르게 나무로 책장같이 되어있는 구조라 좀 특이하기도 했고.. 
방 세개에 거실과 부엌이 살짝 분리된 그런 집이었어요. 

저희 집은 딸 둘이고, 
저는 그 때 고 3, 여동생은 중2 둘다 학생이었습니다. 

2년 계약을 하고 새 집으로 이사해서 
고3, 수능 준비도 열심히 하고.. 무튼 새 기분으로 살짝은 들떠있었는데... 

이사 한 날 부터 뭔가 찜찜한 일들이 있었어요. 

이삿짐을 싣고와서 현관문을 여는 순간, 이삿짐 센터 아저씨들이 기겁을 하는겁니다. 
엄마가 저와 동생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서 나중에 물어봤더니

현관입구에 비둘기 한마리가 피칠갑을 해서 죽어있더랍니다.

부리나케 치우고, 온 집을 다 둘러봤는데도 창문이 열린 곳이 없어서 다들 의아해했더랬어요.

뭔가 많이 찜찜했지만 온 식구 모두 
그래도 좋은 일 있겠지.. 하면서 
깨끗이 청소도 하고 열심히 짐정리도 하고,
조금은 어수선하게 그 집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습니다.   


무서운 사건은 둘째날 일어났어요. 

부모님은 외출하셔서 밤 늦게까지 오시지 않으셨고, 
저와 제 동생은 각자 자기 방에서 잠이들어 가고 있었어요.

아직 짐 정리가 완전히 된 상태가 아니라서 집안도 좀 어수선했고
특히 부모님이 쓰시던 안방은 짐이 많아서 여기저기 늘어놓고 
부모님이 문만 닫아놓은 상태였죠. 

흔히 말하는 귀신나오는 타이밍이라는 12시도 아니고.. 
밤 10시쯤 되었을때.. 
집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 때 당시에 저희집 전화기는 두 대. 
두 대 모두 유선전화기였습니다. 

한 대는 거실 책장 벽에 못으로 고정시키는 벽걸이식이었고,
한 대는 문 닫힌 안방에 있었죠. 

저희 두 자매의 방은 각자 조금 떨어져 있었고,
거실에 바로 연결된 방은 안방이었습니다. 
안방문이 달린 벽이 그 책장같은 나무로 된 벽이었구요. 

전화가 계속해서 오는데
동생과 저 모두 둘다 서로 자는 척 하면서 전화받으러 나가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화벨 소리는 계속해서 울려왔고,
급기야는 동생과 저 둘다 짜증을 내며 각자 방에서 나와서 거실 전화기로 왔죠. 

그런데 전화를 받으려고 하는 순간 전화벨 소리가 뚝 끊기는 겁니다. 

동생과 저는 둘다 괜히 나왔다며 다시 방으로 가려 했는데,
사람 촉이라는게 있잖아요. 
갑자기 그냥 드는 촉. 

왠지 저 수화기를 들면 전화가 연결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땐 무섭고 말고를 떠나서 그냥, 수화기를 왠지 들고 싶은 그런 기분에 
제가 먼저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동생 친구였어요. 
희한하게 연결이 되어있더군요. 
전화벨 소리가 끊기고 나서 적어도 20초가량은 지났을텐데도요.. (동생과 제가 투덜거리며 방에 들어가려다가 받았으니..)

동생에게 전화를 바꿔주고 나서 제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동생이 통화하면서 계속 친구한테
"너 우리집 앞에 와서 전화하면서 장난치냐? 나갈까?" 라고 하는겁니다. 
그때가 휴대전화가 한참 나올때였습니다. (바나나폰, 유토폰 뭐 이런거 나올 시기였어요) 

동생이 동생 친구랑 통화하면서 계속 웃으면서 장난치지 말라고.. 
네 목소리 엄청 울린다고.. 
지금 집 앞에 와있지? 라고 하면서 계속 말하는데..

정말 희한하게 동생 친구가 말하는게 제 귀에도 들리는겁니다. 
막 아니라고 하면서.. 전화 왜 이렇게 늦게 받았냐고 하는.. 

동생이 지 친구랑 계속 실랑이 하면서 웃는데,
저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며 소름이 돋았습니다. 

동생친구 목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알아챘거든요.

그건 바로 닫힌 안방 문 안에서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은 계속 웃으며 통화하고, 
저는 정말 초 긴장한 상태로 안방문을 열었는데...
안방 바닥에 놓여있던 그 유선전화기에 빨간 스피커폰 램프가 점등되어 있는게 보였습니다. 

그때부턴 소리 지르면서 동생이 통화하는 전화기 뺏어서 냅다 던지고 동생 데리고
맨발로 거의 기겁하다시피 뛰어서 밖에 나갔네요. 

영문도 모르는 동생에게 상황설명을 해줬습니다.

우리가 전화를 받지 않은 그 공백 사이에 
무언가가 밀폐된 안방 전화기의 스피커 폰 버튼을 눌렀다고.. 

저희 두 자매 모두 맨발로 (다시 신발 신으러 들어가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근처 공중전화까지 가서 콜렉트콜로 부모님께 전화드리고 
그날 부모님 오실때까지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그 날 결국 부모님이 오셔서 
우는 저희 달래시고.. (둘다 겁이 엄청 많아요) 
전화기가 뭐 가끔 그럴수도 있다보다.. 하면서 넘기셨는데,

그 후로 휴대전화로 암만 테스트 해봐도 
그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통화한 동생 친구도 
전화를 받고선 왜 아무말도 안했냐고 하더라구요. 

만약 정말 귀신이 받은거라면, 
그 동생 친구는 몇십초 동안은 귀신과 전화통화를 한 셈이되겠지요?

지금 생각해도 이 때 일화는 너무 무섭네요. 

고3, 예민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저흰 결국 이사를 감행해야했어요. 
그 집에선 7개월 못 살고 금액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나왔습니다.

처음엔 부모님도 전화기의 기계적 오류였겠거니 했었는데..
그 집에서 요상한 일들이 좀 많이 일어났거든요.. 

엄마도 저도 가위에 너무 자주 눌리고.. 
특히나 엄마는 가위눌리는 중에 아빠 목소리로 누군가가 부엌에서 엄마를 부르더랍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너무 많아지고 
저도 몸이 안좋아지고 해서 얼른 이사가는게 상책이겠다.. 하면서 부모님이 특단의 조치로.. 이사를 감행하시고,
이사간 집에선 그런일이 없었네요. 


정말 소름돋는 건 몇년이 지난후에 일어나는데요..

제가 방송사에 취업하면서 
그 때 당시 저희 회사에 있던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서 
한여름 납량특집으로 흉가체험 동호회 분들을 만날 일이 있었어요. 

그분들 만나서 섬진강근처로 촬영 가면서 (무슨 폐호텔이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예전에 이런일이 있었다며 지금 이 이야기들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 동네가 조금 그런 기운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앞산 끄트머리가 대구의 신천이라는 강 줄기를 만나는 지점이었는데
풍수학적으로 음기가 모이는 지점이라며... 
그 동네에 그런 이야기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이후론 그동네 지나다닐 적 마다 무서워요 ㅠㅠ 

(동네분들께는 죄송합니다;;; ) 

무튼 길었지만 그런 일이 있었네요. 
글 쓰면서도 닭살이 오돌오돌.. 


 ㄷ ㄷ ㄷ ㄷ ㄷ ㄷ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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