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밤 평소와 같이 강아지 산책을 시키던중 지나가던 2명의 행인이 말하더군요
"어머~ 똥개를 산책시키네 ㅋㅋㅋㅋ 똥개키우나봐 ㅋㅋㅋㅋ"
"니들 쌍판떼기보다는 더 이쁜 똥개다 왜!!"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화를 참고 그냥 아무일 없다는듯이 평소처럼 산책을 끝내고 돌아 왔으나 화가 참 많이 나더군요
사실 이녀석이 흔히들 말하는 똥개가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누가 머래도 그 어떤 비싼 순종보다도 저한테만은 귀엽고 애정이 가는 녀석입니다 (사실은 암컷ㅋㅋ)
이녀석과의 인연을 말씀드리자면
5년전 어느 초가을 퇴근을 하여 차를 세우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이녀석이 꼬리를 흔들며 저를 따라 오더군요
못보던 개인데 옆집 개인가? 하던 생각으로 "가와이네~" 하며 쓰다듬어 준것이 전부였습니다
근데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하려 집에서 나오니 이녀석이 기다렸다는듯이 집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서 있더군요
"집이 이근처인가?" 하며 별 생각안하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졸졸졸 따라 오더군요
그리고 다시 제가 퇴근을 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다시 달려와서는 저를 따라 집앞까지 다시 따라왔습니다
"내 몸에서 소세지 냄새나나?" 하며 신기해 하는데
더 신기한것은 이녀석이 이 짓을 무려 한달 가량을 계속 하더군요
전 간식을 던져 주거나 한적도 없이 가끔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하는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간이 흘러 추운 초겨울날 이었습니다
제가 술약속이 있어서 밤늦게 들어왔는데 이녀석이 비를 쫄딱 맞으면서 집앞에 앉아 있더군요
저는 술김에 "이녀석 어디 들어가서 기다리지 이놈아~" 하면서 쓰다듬어 주고는
집에 들어가 누웠는데 걱정이 되어 잠이 안오더군요
살짝 창문을 열고 내다 보니 어디 비를 피해 다른곳으로 가지 않고 아침에 항상 저를 기다리던 그곳에 비를 맞으며 앉아 있더군요
저러다 병나겠다 싶어 집으로 들여서 물기를 닦고 드라이 해주고 먹을것을 주었습니다
그 후로 한 한달간은 밤에는 저와 함께 자고 제가 출근할때는 밖에서 놀게 놔두었습니다
혹시 주인이 찾을수도 있겠다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날이 더 추워져 지금까지 저와 5년 정도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저를 따라다니며 기다리다가 함께 하게되어 "혹시 날 이뻐해주시던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라는 상상도 하게 되더군요.
저는 어렸을적 부터 고양이는 좋아했으나 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냄새에 상당히 민감한 저는 아무리 깨끗하고 깔끔하게 청소를 하는 집이라해도
개를 키우는 집에 들어설때마다 나는 특유의 그 비릿한 개냄새에 미간이 찌푸려지곤 했습니다
심지어 전 보신탕도 먹은적 있습니다 ㅜㅜ
찾아 다니며 먹은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아 몸보신 하러 갈까? 멍멍탕 먹으러 갈까?"
하고 말하면 싫다고 한적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일년에 대여섯번은 먹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기한건 이녀석과 함께한 후로는 보신탕은 당연히 안먹고
그 이녀석 몸에서 나는 특유의 비릿한 개 냄새 개 발에서 나는 누린내?
이게 그렇게 구수하고 좋을수가 없더군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변태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는 나도 모르게 끌어안고 그 누린내 냄새를 맡으려고 킁킁대고 있습니다
저만 이런가요? ㅋㅋㅋ
마치 사랑하는 사람의 땀냄새도 좋은 살냄새처럼 느껴지듯이
지금도 이녀석의 냄새가 적응이 되어서 냄새에 둔감해진것이 아니라 그 특유의 누릿한 냄새가 좋아졌습니다
이미 성견일때 저와 만나서 몇살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래도록 건강하게 저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보시고 대략 나이 알수 있으신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