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지만
오르막길에 연약한 스파크를 운전하므로 음슴체.
골목에서 찬찬히 후진을 하다가
궁둥이 너비를 미처 가늠치 못하고
골목에 주차 되어 있던 rav4의 앞범퍼 왼쪽을
드드득 긁어 버림.
도요타상 범퍼가 긁히고 도색이 손톱만큼 벗겨지고
접합부분이 살짝 밀려 올라감.
순간 하늘이 노래지면서 올것이 왔구나 이를 어쩌나
멘붕도 잠시.
급한 약속이 있어
내차와 피해차량이 잘 보이게 주차해놓고
카페 창가에 앉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한시간정도 급한 미팅을 먼저 처리 했음.
내 의식의 절반은 내차와 피해차량에 머물러있었음.
어찌 한지 기억도 안나는 미팅후,
그 곳이 커피로 유명한 카페였는데
같이 미팅하신 분이 속도 모르고 ..
한잔 테이크아웃 해주시겠다며
자그마치 한방울한방울 장인정신이 필요한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 해 주시는거임.
그에 질세라 인상좋은 사장님
허허 웃으시며 천천히 커피에 영혼을
담으시는 동안,
차마 기다릴수 없이 초조하여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고
차주번호를 확인하고 연락을 했음.
그 순간
핸드드립 커피에 자신을 담으시던 카페 사장님
내가 바로 차주라며 걸어 나오심.
순간 묘한 정적.
상황 설명 드리고
사과드리고
어떻게 해 드리면 좋을지
여쭈어 보았는데
시인같은 면모를 지닌 대인배 사장님
허허 저는 저대로 타다가 나중에 흠집나면
그때 범퍼를 갈면 되지만
그대의 차는 괜찮냐며 오히려 걱정해주심.
순간 뒤에서 부처의 후광이 보임.
다음 날,
노파심에 다시한번 전화드리니
벗겨진 부분 칠해서 타면된다고
벌써 가져다 맡겼다며 괜한 걱정 하지 말라하심.
내 살다살다
범퍼 흠집내도 그냥 가시라 하는 분도 있다는 말
들어는 봤지만 직접 본건 처음이었음.
착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이랑
나중에 더 좋은차로 바꿀때
나도 그만큼 너그럽게 상황을 넘길 수 있을만큼
넉넉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음.
이제 매주 그 카페 가야지 ㅜㅜ
착하게 살게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