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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게시물ID : mers_113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GMwriter
추천 : 5
조회수 : 8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17 22: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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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jpeg


<메르스 사태가 빚은 비극…메르스 이산가족의 '편지 임종'>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8041308


===



잘 들려요

잘 들려


당신 목소리는 아니지만 당신이 하고 있는 말이란 거 알겠어

서러워서 술 한잔 걸치고는

울면서, 원통해하면서, 슬퍼하면서, 그렇게 적은 편지죠?

그런거죠 당신?

술 좀 줄이라니까


누워버려서, 굳어버려서, 눈물도 안 나오지만

말하고 싶어도, 일어나고 싶어도, 어쩔 도리 없지만


호강 못시켜줘서 미안하다는 당신 목소리는 선명히 들려


잘 들려요

잘 들리니까


그런 말 하지마


당신과 함께 살았던 모든 순간이 내겐 호강이었어

행복이고 축복이었어


내게 같이살자 긴장 가득 떨리는 눈으로 청혼해줬던 때

첫 직장을 구하곤 뿌듯한 얼굴로 현관문 나서줬던 때

하늘에서 내 뱃속으로 내새끼들 내려와줬던 때

난생 처음으로 우리만의 집 구했던 때

그렇게 누워서는 마주보고 웃엇던 때


그 모든 순간들이 하나 버릴것도 없이, 내겐 행운이었어

내게 당신만이 해줄 수 있었던 기쁨이었어


그러니 그런 말 말아요

호강 못시켜줘서 미안하다는 그런 말 말아


너무 자책하지 말고

너무 울지도 말고


나 없이 당신 혼자 오롯이 남게 된 세상

어떻게 보내야 할건지 그것만 생각하도록해요


힘든 모진풍파 겪어가며, 회사에서 꾸역꾸역 버텨가며

가장의 부담감을 이고 여기까지 나와 같이 해주었던 당신이

날 위해 울어주고 있는 지금.


그걸로 된거야

내게 미안해 할 거 없어


난생 처음보는 여기 예쁜 아가씨들도 날 위해 울어주네요

이만한 대접 내가 언제 또 받아보겠어


지난 날들 당신의 아내로 살아와서 행복했어

당신과 나의 아이의 엄마로 살아와서 행복했고


마지막으로 내새끼들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싶은데

아무렇지도 않은듯 일어나서 꽉 안고선 펑펑 울고싶은데

어쩔 도리 없네


그래도 괜찮아요 섭섭하긴 하다만

이걸로 됐어


잘 들었어요

잘 들었으니까


그만 울고

그만 슬퍼하고


잘 있어요

잘 지내

출처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804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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