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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437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부두
추천 : 6
조회수 : 51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17 09:16:25
그저께 밤, 그 날도 어김없이 와이프와 둘째 착상을 위한 모종의 눈빛을 주고 받다가
33개월 아들과 함께 지쳐 쓰러져 자고 있었습니다.
드으응. 드으응.
이제 겨우 약정 지났는데 액정이 들려서 고무줄로 묶어놓은 휴대폰이 몸을 떱니다.
늦은 시간에 전화라니...
누군지 몰라도 어머님 잘 계시는지부터 물어봐야겠다 싶어 폰을 잡고 보니 '와이프아버지' 라고 뜹니다.
어이쿠 장인어른. 예예.
목소리가 다급하십니다. 와이프 보고 빨리 건너오라고 하십니다.
바로 옆동에 사니까 건너가는 거야 어렵지 않은데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몽골 가서 말달리고 싶으시다더니 홈쇼핑에서 대박상품을 보셨나.
잠시 갔다온 와이프 왈, 장모님이 쓰러지셨답니다.
아니 쓰러지신 건 아니고 바닥에서 일어나질 못하신답니다.
일단 그나마 메르스 청정병원이라는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기고 CT 찍긴 했다는데 걱정부터 앞섭니다.
들어보니 정신을 잃은 건 아니고 앉은 자세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못 일어나시나 봅니다.
하루가 지나고 회사에서 들어보니 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답니다.
달팽이관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겨서 그런 거 같다는 소견.
회사를 마치고 장모님이 종아하시는 팥빵을 사들고 뚤레뚤레 처가로 찾아가 봅니다.
늦은 시간, 어머님은 마루에 이불깔고 누워서 테레비를 보고 계십니다.
수미칩도 드시고 계시네요. 음? -_-
팔 베고 누워서 감자칩 드시는 뒤태는 와이프랑 참 똑같습니다.
이래서 씨도둑질은 못 한다더니만... -_-
"어머님 저 왔어요. 괜찮으세요?"
수미칩을 등 뒤로 감추신 장모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건강하시고 아직 아플 나이도 아닌데 뭔 일이냐고 이게.
"자네한테만 이야기 하는 건데... 사실 어젯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귀에서 뭐가 위잉 하고 소리가 나는 거야. "
(아... 달팽이관 이야기가 있더니만, 그래서 그런 소리를 들으셨... )
"그래서 모기인 줄 알고 손바닥으로 팍 쳤어"
음? -_-
"의사가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는데 차마 내 손으로 쳤다고는 못하겠더라고."
네? -_-
"장인한테도 비밀일세. 알면 화내면서 놀릴 거야."
결혼 5년만에 장모님과 사위 간에 비밀이 생겼습니다.
마무리는 그냥 끝.
이제 괜찮으시다니, 결과가 좋으니 모든 게 다 에헤라다 싶어 유머란-_-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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