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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의 고통
게시물ID : panic_1034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포대왕
추천 : 1
조회수 : 324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9/24 19: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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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타쿠미가 사는 아파트는 세상의 끝자락에 위치한 듯한 곳이었다. 
그곳의 벽은 사람들의 고통과 비명으로 형성된, 끈적한 감정의 경계선처럼 느껴졌다. 벽 너머에서 울려 퍼지는 A오의 소음은 마치 죽음의 메아리처럼 찢어지며 흘러왔다. 불안한 그림자가 그 집을 감쌌고, 타쿠미는 어린 시절부터 그 존재에 찌들어 있었다. 

 A코는 감금된 영혼 같았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A오의 폭력으로 상처투성이가 되어, 그 상처는 피로 물든 기억의 조각으로 변해갔다. 타쿠미는 그녀를 구하고 싶었지만, 자신의 무력함에 사로잡혀 고통을 듣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부모는 그들의 관계에 대해 침묵을 지켰고, 그 침묵은 곧 불길한 예감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날, 정적이 감돌았다. 타쿠미는 불안한 예감을 느끼며 귀를 기울였다. 그날 저녁, 밖에서 문을 쾅 하고 여는 소리와 함께 A코의 고함이 들려왔다. 그 소리는 아파트의 벽을 뚫고 들어와 그의 심장을 조여오는 공포가 되었다. 타쿠미의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 구급차를 부르라며 절박하게 소리쳤다. 불길한 예감은 그의 마음을 쥐어잡았다. 

 A코는 그날 밤, 피투성이가 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다. A오는 그곳을 떠나버렸다. 타쿠미는 그의 도망이 끔찍한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아 두려웠다. A코는 살아남았지만, 그 기억은 그녀를 무너뜨렸다. 

 며칠 후, 타쿠미는 A코를 병문안 갔다. 병실에 들어서자 A코는 링거에 의지한 채, 마치 생과 사의 경계에서 헤매는 그림자처럼 보였다. 그녀의 눈은 사라진 고통을 다시 불러일으키듯이 빛을 잃었다. “도와달라고! 도와달라고!” 그녀의 외침은 절망의 심연에서 올라온, 고통의 끈적한 탯줄처럼 타쿠미를 붙잡았다. 

 그 외침 속에는 가슴을 찌르는 고통이 담겨 있었다. 타쿠미는 그 비명을 듣고, 벽이 그들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고통이 그곳에 갇혀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 소리가 벽을 넘어 그에게 들리기를 바랐지만, 고통의 울림은 언제나 그 벽에 흡수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타쿠미는 성인이 되었지만,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 아파트는 그의 삶에서 사라졌지만, A코의 절규는 그의 정신 속에서 계속해서 회响했다. 언젠가 그는 다시 그 아파트를 지나쳤고, 그때마다 A코의 고통이 그의 뇌리를 괴롭혔다. 

 타쿠미의 마음속에서 A코의 비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다시는 그 벽을 넘어갈 수 없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 비명은 그를 따라다녔고, 고통은 그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타쿠미는 그 벽 너머의 고통과 함께 살아가야 했다. 그 고통은 그의 삶 속에 뿌리내리고, 비명은 그의 심장을 조여오는 감옥이 되었다. 그 벽 너머의 그림자는 끈적한 존재로서 그의 삶에 스며들어, 벗어날 수 없는 공포로 변해버렸다. 

 그의 존재는 이제 A코의 절규와 함께,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고통의 메아리 속에 갇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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