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렵디 어려운 본가와 와이프 사이 아들, 남편역할.. 푸념글
게시물ID : wedlock_103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마짱
추천 : 10
조회수 : 240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9/15 22:20:54
옵션
  • 외부펌금지
꿀꿀하고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누구에게 말하기도 그래서 오유님들에게 작은 응원과 위로라도 받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오늘은 제 친할머니 팔순이자 생신어서 저녁을 먹게 돼 있었습니다.

2주전 부터 알고 있었고 15개월난 아들이랑 와이프랑 같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축하해주기로 돼있었죠.

그런데 와이프가 2주전부터 콧물을 흘리며 감기 기운에 힘들어했습니다. 병원 가라가라했지만 아들을 데리고 병원갈 엄두가 나지 않아 미루다 미루다 오늘 병원을 갔고 축농증인데 농이 너무 많이차 머리가 어지럽고 몸살기가 있다고 했답니다.

오늘 오후 1시에 퇴근하는 날이라 애봐주고 약먹이고 와이프 재웠습니다. 그동안 아들이랑 놀아주고 낮잠재우고 4시쯤 아들이 일어나 저녁먹으러 본가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축처진 얼굴로 작은방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나오더군요. 앉아 있기도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고 굳이 아픈모습으로 찾아가 기쁜날 이런 모습 보이기 싫다고 혼자 다녀오라더군요. 그래서 본가에 사정을 말하니 어머니께서 그럼 오지마라 옆에서 돌봐줘랍니다. 아픈데 혼자 두는 거 아니라고.. 그런데 와이프는 쉬면 괜찮을 거 같다고 다녀오래서 혼자 아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습니다.

본가에 도착하니 고모들이 와있었습니다. 고모가 4명 있는데 한명 빼고 3명 와있었고 고모부도 3분 같이 와계셨어요. 인사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이동중에 큰 고모부가 그럽니다. 팔순이 앞으로 두번 세번 있는 일도 아니고 아무리 아파도 얼굴은 비춰야지 설령 그렇게 아프면 네 와이프가 어른한테 전화해서 못가서 죄송하다고 해야 어른에 대한 도리이고 예의가 아니냐고 하더군요. 이번이 처음인데 고모부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건 아니었었어요. 와이프가 체력이 약해 잘 아프고 아픈적이 좀 많았고 가족 행사에 참석못하는 일이 잦았고 중간에서 커버친다고 와이프가 상황을 알리기 보단 제가 먼저 나서서 상황을 이야기 하고 와이프 입장을 대변한 일이 많았었습니다.

저도 기분 좋게 들어와서 인사하자 마자 이런소리 들으니 최근 결혼한 고모부 아들이 있는데 본인 며느리는 손자며느리 아니냐? 왜 본인 며느리는 안오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어른들도 많고 좋은 날 분위기 흐리기 싫어 대꾸도 않고 아들 안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래도 나빠진 기분은 좀 처럼 돌아오지 않더군요. 제 표정을 읽은 막냇고모가 아파서 못오는 거 가지고 어른들이 이러는 게 아니라 니가 중간 역할한답시고 아파서 못간다 혼자간다 통보식으로 하니 어른들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고 뭐라시는 거다 중간 역할 잘 하려고 하는 건 알겠는데 다음에는 와이프가 먼저 연락하게 하고 본인의 상황을 이야기 하게 하는 게 맞다고 하며 기분 풀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저녁 먹고 본가로 돌아와 케잌에 촛불끄고 분위기 좋게 마무리 잘 했습니다.

어머니를 조용히 불러 엄마 많이 서운했지? ㅇㅇ이가 많이 아파서 아픈 목소리로 전화하기 그랬나봐 그래도 직접 엄마한테 전화하라고 했어야 했는데 팔불출이 내가 나대서 엄마 마음만 서운하게 했네 미안해 라고 하자 어머니께서 저녁을 밖에서 먹어도 할머니 미역국이랑 간단한 음식이라도 해야되지 않냐(제 어머니가 할머니 모시고 삽니다.)음식할 장을 보는데 생각이 있으면 ㅇㅇ이가 먼저 연락이라도 해서 어머니 장보는데 같이 가서 장도 보고 도와드려야되는데 아이도 아직 어리고 몸이 이래서 못도와드려 죄송하다. 그런 말한마디 바랬는데 전화 한통 없고 지나온 명절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다며 서운해 하시네요. 그래서 제가 저녁을 식당에서 먹고 집에서는 음식 안한다고 내가 전했는데 그 말 듣고 음식 장만하는지 몰랐나보다 내가 전달 잘 못해서 그런거니 엄마가 이해해라 미안하다 라고 말씀드렸지만 서운한 내색은 가시지 않으신거 같더라구요.

그렇게 다독여 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참 무겁고 결혼한게 후회스럽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세상에 쉬운 일은 어딨겠냐만은 참 어렵네요. 좋은 남편 좋은 아들되기.. 오유에서 봤어요. 둘다 좋은 아들 좋은 남편은 될 수 없다고.. 그런 거 같네요.

집에 돌아오니 와이프는 기력을 좀 되찾았는지 안색이 좋아 보였습니다. 본가 어른들이 네 걱정 많이 하더라 지금은 늦었으니 내일 못가서 죄송하다고 전화한통 드려라 하고 와이프도 알았다고 하고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구를 비난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니 특정인을 비방한다던지 비난하는 댓글은 죄송하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조언이나 격려글은 살아가는데 귀담아 듣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될까요? 휴..ㅠ 와이프 커버를 적당히 쳐야되나 싶기도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