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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트위터에서 말하는 '여시 '임신=기생'론'에 대한 고찰
게시물ID : freeboard_9127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대역OTZ
추천 : 4
조회수 : 7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2 21:39:06
최근 트위터 내에서 '임신=기생'에 대한 논박이 뜨거웠습니다. 
오유에서는 한 차례 불거진 후, 이미 사그라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유 탓을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럼 짚고 넘어갑시다. 이게 왜 문제인가? 

여시에서 시작한 문제와 더불어 트위터에서 나온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합니다. 한 글에 정리하여...


 Q. '임신=기생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저는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1) 의학적, 생물학적 관점
2) 언어로서 비유법의 관점
3) 일반 대중적인 관점 


 Q. 의학적으로는 어떠한가?

먼저 1)의 경우, 클리앙에서 의학 전문가에 의해 밝혀진 사항입니다.

임신=기생은 전혀 과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론이죠.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출처의 링크로 대신합니다.  

현재 과계에서 이 이론 외에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바는 없습니다. 'LG 생건'이 극딜당한 이유죠.

최근 트위터에서는 '기생쌍둥이'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임신의 메커니즘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기생쌍둥이는 엄연한 기형입니다. 생존을 위해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기생을 택한 경우가 아니지요.  
애초에 일반적인 케이스가 아닌 겁니다.

Q. 언어로서의 관점에서는 어떠한가?

다음 2)의 경우 약간 루즈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비유법의 측면이라면 '임신=기생'은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Ex) '지구의 입장에서 인간은 기생충과 같다.'
'그는 서른이 넘도록 부모에 기생하여 살아간다.'  

처럼 상대의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의 표현이 있죠. 
어디까지나 여기에서 '기생'은 가치중립적인 표현이기 때문  임신한 태아와 기생체가 그 생존 방식에 있어서 유사한 것은 사실입니다.

여시에서 거론한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란 서적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비유하였습니다. '태아는 기생충과 같이 모체와 상호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생물학적 지식이 부족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한 설명이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해당 저자가 결코 '임신=기생'을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보지는 않았습니다.


Q.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어떠한가?

마지막의 3)의 경우 문제가 큽니다. 대중적인 관점에서 '기생충'이나 '기생'은 그 이미지가 다소 부정적입니다. 인터넷 공간이라는 '대중적인 공간'에서 대중적인 시선을 빼놓고는 절대 이 사태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기생충'과 '기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벗겨지지 않고서 이 비유가 쓰인다면 반드시 비난을 받게 될겁니다. 더구나 현실 사회에서 임신이 가진 의미는 매우 큽니다. 임신과 태아도 덩달아 비하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이 훨씬 많죠.

자세한 얘기는 후술하겠습니다. 


 Q. 여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포괄적인 의미의 비유법으로 썼을 수 있지 않나? 그럼 문제가 안 되는데?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닐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왜냐하면 문제가 불거진 이후 여시에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찾기 위해 무던히 애썼기 때문입니다. 

'LG생건'이 근거없는 과학적 지식을 내세웠고, 그것이 여시에서 호응을 받았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한참 정리된 이후에야 '비유법'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일종의 짜맞추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물론 궁예질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아니라고 바득바득 우기면 할 말은 없네요. ^_^ 


 Q. 유독 임신에 관해서만 엄격한 느낌이 있는데, 임신이 그렇게 성역화 될 일인가?

임신이 그다지 고결하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을 트위터에서 보았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신이 고결하다는 것과 성역화된다는 것이 그 표현에서 일맥상통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아무튼)  

말인 즉슨, 우리 사회가 임신하지 않는 여성들을 옥죄는 수단으로 '임신의 성역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닙니다. 임신이 '성역화' 된 사회구조, 그 구조의 유지 여부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죠.
최근 출산율 저하를 젊은 여성들에게 돌리는 기성세대들의 시선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원치 않는 임신이나 임신을 원치 않는 이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분명 해소 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사회구조의 유지를 위한 임신의 강요는 더더욱이 그렇죠. 사람 위에 사회가 있는 게 아닙니다. 사회 위에 사람이 있는 거지.

다만 그것이 임신을 가볍게 다루어도 된다는 논리로 귀결되지는 않습니다.
이미 일반 대중에게서 그리고 현 철학, 윤리적인 부분에서 임신은 매우 고결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임신의 과정에서 태아가 태어나고, 그 태아들이 자라 종국에는 문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존재 의미 그 자체입니다.

아까 사회 위에 사람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과연 사회 없이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을까요? 다시 들로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사회 속에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가고 싶은 인간이라면 분명 사회를 유지 할 의무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임신은 핵심이자 뿌리라는 겁니다. 강요할 수는 없을 지언정 우리 스스로 귀중한 가치로 여겨야 함은 자명합니다. 뿌리가 경시 되는 순간 줄기, 잎, 그 위에 사는 새들까지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자, 그렇다면 여시, 그리고 일부 트윗 유저 여러분들. "임신에 대한 고정관념이란 썩은 가지를 쳐내기 위해, 본질인 임신 그 자체를 흔들겠다?"  이것이 과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생명 존엄성'에 대한 부분은 동의하시는 것 같네요. 이 부분은 추가로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Q.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여시의 '임신=기생' 사태는 분명 실언에서 출발하여 실언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나무위키에서는 병크라고 하더군요.  

당신들이 말 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습니다만, 그 얘기를 병크를 통해 풀어내려고 하니 논리에도 오류가 생기고, 오해가 생긴다는 겁니다.  

이건 접근법의 문제입니다. 예민한 사인을 다룰 때에는 명분론에 입각하여 차분히 대화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왜 대부분의 페미니스트들이 성 문제에 관해 온건적으로 풀어나가겠어요?


Q. 그렇다면 그 트위터리안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에 대응하는 오유인의 자세는?

아까도 말했지만 말이죠. 트위터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이 아주 없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근데 말하는 방식은 굉장히 없어 보이거든요. (...)

'임신=기생에 대한 오해가 있어. 왜 우리 얘기를 안 들어?"

여기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하나 더 붙죠.

"너희들 내가 여자라고 말 안 듣지? 이제 보니 너희들 여혐이구나?"

이런 대화 방식. 대화가 아니라 싸우자는 거죠?

물론 오유에도 이런 방식의 대화법이 존재합니다.

 "너희는 이러이러해서 틀렸어. 그것부터 인정해!"  명쾌합니다. 하지만...

"그런데 지금 왜 이런 얘길 하는 거야? 너네 여시냐?"

예, 물론 여시 일수도 있겠죠. 그런 사례가 더 많았고...  

분명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임신=기생'에 분개하고, 그 전에 일베와 여시라는 극단 세력에 찔려가며 뼛속깊이 느끼면서 얻은 것들.

'이 사회에 드리워진 아주 큰 반목, 그것을 해소해야 할 아주 큰 동기'가 있다는 사실이죠.

그 시작점을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오유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사태가 마무리 되지 않았고 서로 날카로운 것은 알지만,   언젠가 다시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트위터에서 수십 차례의 키배를 겪으며 느낀 바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세 줄 요약 -

1. 여시의 '임신=기생'론은 '대중적인 공간'에서 '대중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은 병크

2. 임신에 관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그걸 '임신=기생'론에서 시작하려 하면 자충수

3. 그러니까 댁들이나 우리나 모두 조금 더 열린 자세로 대하자.


★ 오유에서 이런 얘기를 막는다고 주장하시는 트윗 유저들은 제발 이 글을 퍼가시기 바랍니다. ★
출처 http://m.clien.net/cs3/board?bo_style=view&bo_table=park&page=1&wr_id=3789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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