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있는 관계로 대한야구협회 회원가입 인증을 받을 수 없어 대한야구협회 홈피에 글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이 곳은 야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은 커뮤니티로 보여 이 곳에 글 올립니다. 혹시 대한야구협회에 계정이 있으신 분은 이 글을 대한야구협회에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현재 팔라우 공화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는 동생에게 부탁하여 동생의 계정으로 로그인하여 이 글을 올립니다. 팔라우는 인구 2만명이 채 되지 않는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입니다. 팔라우 공화국은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지배를 받았으며.. 2차대전 이후 미국령으로 귀속되었다가..1991년 미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하여 현재의 팔라우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팔라우는 2차 대전 당시 한국인 징용자분들이 2500여분 이상 희생당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1970년대 후반
까지만 하여도 이 곳 현지인들은 대한민국을 못사는 나라,후진국,남의 지배를 받는 나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 곳은 오랜 시간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정치,경제등 모든 생활이 미국식이며 현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도 야 구입니다. 대한민국에 대해서 별 관심들이 없었던 현지인들이 우리나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지난 번 WBC 경기 때문이였습
니다. 그 때 당시 현지인들은 모두 일본과 미국을 응원하였습니다. 하지만 결승전 이후 비록 우리가 패배했긴 하였지
만...현지인들은 한국 교민들을 만날때마다 대한민국 NO.1을 외쳤으며..현지 교민의 한사람으로써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4월 이 곳 팔라우 수도 코로르시에서 제1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개발의원회의가 열렸습니다. 당시 대한민국 대표
로 현직 국회의원들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들이 참석했었습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그때 당시 이 곳 대통령과 한국 정부 관계자 여러분들이 합의를 하여 팔라우 정부에서 일체 경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국 야구팀을 초청하기로 협의가 된 것으로 압니다. 그 후 한국에서 야구대표팀이 들어온다고 하여 채 90여명이 되지 않는 현지 교민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며,
교민대표분들께서 공항으로 마중 나갔었습니다. 이 곳 정부관계자들도 공항에 나와 VIP대접을 해드리면서 한국 야구팀을 환영하였습니다. 첫 날 경기...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대형 태극기를 덕아웃에 게양한 한국 대표팀은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채 5회도 되지 않아 내준 점수는 20점이 넘었고..결과는 27대 4 라는 스코어로 무너졌습니다.(점수가 정확한지는 저도 기 억이 나지 않습니다)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투수는 홈플레이트까지 공을 던지지도 못하여 원바운드로 공을 던지고..타자들은..
헛방망이질만 하였습니다.
참고로 이 곳 야구 대표팀 수준은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 수준정도 됩니다(이는 이 곳 교민분 중에 한국 프로야구팀에서 코치생활을 하시다가 이 곳으로 이민을 오셔서 정착하신 분의 평가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기대에 부풀어 응원갔던 현지 교민분들..특히 어린아이들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을 외치다가..한회 한회가 지날 수록 목소리는 작아지고..커다란 실망감에 고개만 떨구고 있었습니다. 암담하더군요...ㅡㅡ+ 나름대로 위안을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새벽비행기로 도착했기 때문에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을 했지만....아무리 그래도..이건 말이 안되는 스코어죠! 다음날 제 직업이 스쿠버 다이버라서 저는 손님들을 모시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오전 다이빙을 끝내고 손님들과 점심을 먹으러 무인도에 상륙하였는데..거기서 한국 대표팀을 만났습니다.
전날의 치욕은 온데 간데없고 희희 낙낙 즐겁게 노시더군요..
그 날도 야간에 경기가 있는데..바다에 나와서 신나게 노시더군요..(바다에 나가는 것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저도 이 곳 팔라우 바다에 하루 나갔다 오면 굉장히 피곤하답니다) 그걸 보는 순간..이 건 뭔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때 저희 손님중에 한 분이 "아 저분들이 야구 대표팀이여요? 어제 비행기에서 술 많이 싸가지고 왔다고 자랑하던데..저 양반들 술 많이 마셔서 어제 경기 그렇게 한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하시더군요 ㅡㅡ;; 그 날 저녁..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저녁을 먹고 저희 동료들과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또 다시 핸드볼 스코어로 졌습니다.
이 곳에서는 첫 날부터 라디오 생중계가 이루어 지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TV생중계 시설이 없기 때문에 라디오 생중계가 우리나라 TV생중계와 마찬가지입니다.
즉, 한국과의 야구 경기가 이 곳에선 국가적인 행사였던 겁니다. 팔라우 사람들이 비웃기 시작하더군요..
혹시나 하고 경기장을 찾은 교민들은 굳은 표정으로 스코어 보드를 보다가 하나 둘씩 사라지시고..남아 계시던 교민분들 표정도 굳어져 있는데..유일하게 웃고 즐기는 한국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 야구 대표팀입니다. 뭐가 좋은지..그
렇게 말도 안되는 스코어로 지면서도..환하게 웃으며 즐거워 하더군요. 여전히 덕아웃에는 대형 태극기가 슬프게 흐느적 거리고 있고요. 몇몇 팔라우 친구들이 묻더군요..이게 뭐냐고..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저 사람들..한국 축구 선수들이라고..ㅡㅡ+ 마지막날 역시나..한국 대표팀은 바다로 놀러 나갔고..그날 경기 역시 말도 안되는 스코어로 작살이 났습니다.
제가 하도 화가 나서 마지막날은 저의 동료와 카메라를 가지고 갔습니다.
스코어 보드와 덕아웃, 경기 후에 환하게 웃는 우리나라 대표팀 사진을 다 찍었습니다. 증거자료로 삼을려구요.
자기들도 창피했던지 이 날은 덕아웃에 세워 놓았던 대형 태극기를 치웠더군요... 이 곳은 매우 작은 섬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집에서 숟가락이 없어졌다고 하면 다음날이면 모든 사람들이 다 압니다. 한국대표팀이 가고난 다음..저희 교민들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팔라우 친구들은 저를 만나면 한국을 비난했습니다. 특히나! 자체비용으로 온 것도 아니고..한국 정부에서 경비를 대 준 것도 아니고! 이 조그만 섬나라에서 선진야구를 배워보겠다고 정부예산을 쪼개서 초청한 팀인데 어떻게 저럴 수가 있습니까! 이 곳은 대만과 일본에 직항이 있는 관계로 이 전에 대만과 일본팀을 초청하여 경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들도 비록 아마추어 팀이였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를 했었고, 팔라우 현지인들도 자기네 팀이 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낌
없는 박수갈채를 보내 주었었습니다.
"제1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개발의원회"에 참석하셨던 강모의원님 블로그에는 "[야구외교]팔라우 공화국으로 떠나는 25명의 태극전사 by 대한야구협회 회장 XXX" 이런 글이 올라와 있고 "팔라우는 야구에 대한 높은 열기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라는 글이 아직도 버젓이 올라와 있더군요.
이런 정황으로 볼때 분명 정식으로 대한야구협회에서 보낸 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대형 태극기와 함께 대한민국 국가대
표 유니폼을 입혀서 경기에 출전한 것은 분명 저 팀이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온 팀 맞습니다.
무엇이 야구외교란 말입니까? 결과는 알고 계신지 궁금하군요. 신경쓰시지 않을 거면 차라리 진행을 시키시지 말던지요.... 아무튼 이런 정황으로 볼 때...대한야구협회에서 보낸 팀이 맞는 것 같은데..아닌가요? 첫 경기 후 이 곳 대통령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팔라우를 완전히 깔보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화를 냈습니다.
둘째 날 경기 끝나고는 팔라우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들 두고 보자고 했습니다. 이 것은 모두 사실입니다.
현지인들을 화나게 해서 한국 교민들을 난처하게 만드는게 한국 국회의원들의 외교 정책입니까?
대표팀이 나가자 마자 이 글을 올리려고 했습니다만...도대체 저 팀이 어떤 팀이고..어느 단체에서 보낸 팀인지를 몰라서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지 한인회장님한테 문의 드린 결과 "제1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개발의원회"에 참석했던 국회의원들과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들이 팔라우 정부와 협의하여 대한야구협회에서 보낸 팀이라고 하더군요. 그 후 현지 한인 회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대한 야구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다시 팀을 구성하여 보낸다고 하였다는데..... 언제쯤 제대로된 한국팀을 보내주실 건가요? 만약 위의 사실이 대한야구협회와 관계가 없다면...어느 쪽으로 문의를 드려야 하나요?? 한국 대표팀이 온다고 해서 저희 한인회에서 십시일반 모금도 하여..식사및 관광도 시켜드렸습니다. 한국에서라면 하찮은 돈일지 몰라도 이 곳 팔라우에서는 상당히 큰 금액을 들여 초청한 행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곳 정부의 노여움은 더 클 수 밖에 없구요....더불어 한국 교민들의 실망감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제 바램은 하나입니다.
지난 번 이 행사에 대한야구협회가 관련되어 있다면 조속히 제대로된 한국대표팀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제발 실추된 대한민국의 명예를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곳이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이 곳도 엄연히 한 국가이고..대한민국과 정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며,
소수이긴 하지만 한국 교민들이 열심히 살고 있는 곳입니다. 무시하지 마시고 존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거 제가 알기로는 가기전부터 한국에서 사회인 야구팀 선수들 데리고 간다고 하는 걸 봤는데 문제가 생겼나보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