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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오후 4:00
목이 부러져 죽었어야 했다, 그 컨테이너에서.
그러면 더 험한 꼴을 안 당했을 테지...
3월 6일, 오전 7:00
(끙... 끄응...) 격렬한 진통이었다. 처음도 아니지만, 배를 쥐어짜는 산통은 이번이라고 덜하지 않았다.
3월 6일, 오전 9:00
아침밥 나올 시간인데 소식이 없다. 5분, 10분을 기다려도 밥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적 한 번도 없었는데, 뭔 일이 있는 걸까.
내 삶의 유일한 낙이 먹는 건데, 정말 해도 너무하다.
3월 6일, 오전 10:00
(철커덩)
밥인가 보다. 짜증을 삭이며 입맛을 다시려는데...
빨리들 나오란다! 몇몇이 우물쭈물하자, 낯선 남자가 몽둥이로 쿡쿡 찌르며 마구 밀어댄다. 아프다.
밖엔 노란 지붕의 컨테이너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다들 아우성이다. 낯선 남자가 한 컨테이너에 열댓 명씩 몰아넣는다. 아악!!!
3월 6일, 오전 10:30
컨테이너 안은 너무나도 비좁다. 앉을 수도 없다. 같이 탄 이들과 온몸이 밀착된 채 서 있어야만 한다.
천장마저 너무 낮다. 고개를 들 수조차 없다. 목이 꺾일 것 같다.
(덜컹덜컹) 컨테이너가 어디론가 움직인다. 심하게 흔들릴 때마다 목이 부러질 것만 같다.
3월 6일, 오전 11:30
1시간쯤 지났나. 다들 구토를 하고, 누군가는 선 채로 설사를 했다.
컨테이너 안은 오물 천지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숨이 막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너무 무섭다.
3월 6일, 오후 1:00
움직임이 멈추고, 컨테이너 문이 열렸다. 밖엔 사람이 많다. 여긴 어딘지.
낯선 남자가 우리를 다른 컨테이너 속으로 밀쳐 댔다. 그래도 여긴 아까보다 넓어서 목을 펼 수 있다. 일단 숨 좀 돌리자.
3월 6일, 오후 2:00
잠이 들었던 것 같다. 눈을 뜨니, 컨테이너가 반쯤 비어있다. 어디로 간 거지??!!!
남아 있는 이들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이다. 왜 그러냐고 묻자, 저 위를 응시한다.
'저 위'의 광경에 나는 정신을 잃고 만다.
3월 6일, 오후 3:00
이제 내 차례다.
참으로 한 많은 인생을 살았다. 최후의 고통이 길지 않길 바랄 뿐이다.
3월 6일, 오후 4:00
나는 죽었다.
어차피 이렇게 죽을 거,
목이 부러져 죽었어야 했다, 그 컨테이너에서.
그러면 더 험한 꼴을 안 당했을 테지...
나는 죽었지만 고발한다, 내 인생 마지막 날의 잔인함을.
낯선 남자와 노란 컨테이너
2번째 컨테이너
'저 위' 광경
이 글은 놀랍게도(?) 영어 학습을 위해 쓴 글입니다.
아래링크된블로그에서전문을확인하실수있어요.
출처 | https://blog.naver.com/king_saehee/2230398804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