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군대 예기, 남녀 평등예기가 많이 나오는것 같은데요. 저는 여성에게 군대 의무를 지게 한다는데는 반대합니다. 군대 다녀온 사람이라면 얼마나 힘든 곳인지 알지 않습니까? 군대도 생활하기 힘들고, 사회도 힘든 곳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세상에 사람을 창조하실때에는 다 각 사람에게 맞는 달란트를 주셨습니다. 편을 가르는것은 아니지만 우리 한국에 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일생을 살아가게 하신 것도 저에게 주어진 달란트이지요.
저는 2002년 1월에 군에 가서 2004년에 전역을 했습니다. 군대에서도 알아준다는 전방 모OO사단을 나왔는데요. 기왕 생각 난김에 유격 훈련에 대해 추억을 떠 올려 볼까 합니다. 딱 이맘때 인것 같아요. 날씨 무더운 2003년 8월.. 벌써 2년이 흘렀군요.. 여느 때 훈련처럼 저는 40Kg에 육박하는 군장을 매고 아침에 유격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전투복에 총에 맬빵에 이것저것 합치면 군장외에도 10Kg은 거뜬히 넘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아침 8시 쯤부터 12시까지 4시간동안 두세번의 10여분 휴식을 제외하고 계속 행군을 합니다. 산을 두개 넘고 자갈길을 가다보면 이미 발은 엉망진창이 되고 옷은 땀으로 샤워을 하지요. 유격장에 와서 텐트를 치고 점심을 먹으면 이제 휴식을 하느냐? 아니죠.. 유격장까지 가는 행군은 몸풀기 게임이었고(50Kg메고 4시간 걸어봐라... 그게 몸풀기 게임이란다...) 오휴부터 본격적으로 기초PT체조를 하는거죠. 말이 체조지 완전 고문입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흙밭에 둥글고 다시 일어나고 500여명의 대원이 움직일때 마다 먼지 풀풀 날리고.... 그렇게 한시간 교육하고 10분 쉽니다. 그늘에 가서 쉬는 그 꿀같은 휴식... 그때 각 소대(3-40명)마다 물통 하나씩 지급이 되었는데요. 여름에는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니까 물을 끓여서 줍니다. 저는 재 평생에서 미처 식지도 않은 그 뜨거운 물을 그렇게 시원하게 마셔본적이 없습니다. 그 물도 부족하기 때문에 병장부터 짬순으로 돌아갑니다. 병장이 막내를 챙겨주기도 하는데요.. 그러면 애매한 이등병 말호봉이나 일병들은 그 뜨거운 물조차 먹지 못합니다. 그렇게 10분을 쉬고 또 다시 훈련을 합니다. 또 딩굴고 먼지 뒤집어 쓰고... 그렇게 오후 1시쯤 부터 5시 6시까지 훈련을 하면 하루 일과가 마무리 됩니다. 유격 하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유격장에서는 항상 뛰어 다니게 합니다. 절대로 걸어다니지 못하게 하지요... 오전에는 군장을 매고 4시간 동안 행군하고 오후에는 5시간이 넘게 땡볕에서 훈련을 받고도 이제 조금 쉴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 힘을 짜내서 텐트 친곳까지 뛰어 옵니다. 그 냥 뛰느냐.... 당연히 아니죠.... 군가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박자에 맞추어 박수도 칩니다. 여러분 뛰어본 분은 아시겠지만 그 상태에서 그냥 뛰기도 힘든데 군가를 부르면서 뛰라니요... 시간이 되면 한번 해보세요..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일단 막사에 돌아오면 활동복으로 환복을 합니다. 그렇면 그 땀에 쩔은 훈련복을 어떻게 하느냐? 일단 밖에서 한번 털구요.. 단체 건조대에서 말립니다. 빤다는건 상상도 못하죠... 그렇게 일가가 끝나면 꿀같은 저녁을 먹구요... 단체 샤워를 합니다. 훈련을 나가면 물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명 두바가지 사워라는게 있습니다. 물 한번 뿌리고 비누칠 하고 물한 번 뿌리고... 그러면 샤워 끝입니다. 상상이 가십니까? 어떻게 물 두바가지 샤워를 합니까?... 그러니까 여러 전우끼리 부대껴서 물을 껴언져 줍니다. 가끔식 보면 군대 갔다 온사람은 타인의 몸에 손을 대는것에 허물없이 대하는 것을 봅니다. 군에서 이러한 경험들이 있으니까요.. 물론 여성들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은 '정절'의 위협이라고까지 생각했을 테니까요... 이렇게 물두바가지 샤워를 하면 꿀같은 2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이 있습니다. 잠을 자기도 하고 여자친구에게 편지도 쓰고 PX가서 과자나 음료수도 사먹구요... 그리고 전우들끼리 이런저런 예기도 합니다. 8시 30분부터 점호청소를 하구요. 9시에 점호를 받고 10시전후로 해서 취침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6시에 기상을 하지요... 그러면 편히 잠을 자느냐? 당연히 아니죠.. 밤에 보초를 1시간씩 섭니다. 우리 부대원 500여명의 생명을 위해 야간에 한시간씩 보초를 서지요. 만약이 11시에 보초가 있다. 그러면 10시 30분에 불침번이 깨웁니다. 활동복에서 전투복으로 환복을 하고 근무지까지 가려면 2-30분정도 걸리니까 10시 반에 깨우조... 10시에 자서 10시 30분에 깨웁니다. 30분 자다가 일어나는거죠.. 그리고 야간에 1시간의 근무... 전방 후방의 경계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사소한 소리도, 불빛도 다 보고를 해야하지요. 근무는 사수 부사수 2명이 서는데 그러면서 이런예기 저런예기 할때도 있습니다. 어느학교 다니느냐, 여자친구있느냐, 등등... 그러면서 정이 드는 것 같아요. 정말 싫어하는 고참이 있었는데 같이 근무를 서면서 이런예기 저런예기 하다보면 '아 저사람도 나와같은 사람이구나...' '겉으로는 욕하고 화를 내지만 예기를 해보면 정이 많은 사람이구나'하는 것을 느끼지요... 예전에 욕을 많이 먹어서 그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이런 대화들을 통해 서로간의 허물을 허물수 있지요. 1시간의 근무가 끝나면 다시 막사로 돌아와 환복을 하고 나면 또 30분이 흘러갑니다. 그러면 실제로 8시간 취침이지만 6시간도 못자지요. 6시에 기상을 하면 점호를 하고 다시 훈련복으로 환복합니다. 매일 새로 훈련복이 지급될까요? 당연히 아니죠... 어제 그 땀에 쩔은 훈련복... 단체 건조장에서 가져오면 밤새 내린 이슬과 땀에 쩔은 그 옷을 다시 입습니다. 여러분 물기가 조금 있는 옷을 입을때 정말 찝찝하시죠? 그런데 땀과 먼지, 흙으로 떡이 된 옷을 다시 입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것도 일주일동안 계속.... 그렇게 이틀째의 훈련이 시작됩니다.
대충 2년전에 유격을 떠올려 잠시 글을 적어 봤습니다. 그때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구요.. 그때는 참 힘들었었구나 하는 하는 생각도 드네요... 군에 가서 2년동안 잃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습니다. 20대 초반에 한창의 나이에 2년을 군에 있었다는게 많은 손해인것은 사실입니다. 본이 아니게 욕도 배우게 되고 후임병 갈구는 기술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복학해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동기들이나 선배들이 그런말을 많이 합니다. 이녀석 1학년때는 순진했던 놈이 군대갔다오더니 왜 이렇게 변했냐구요.... 생각해보면 욕을 정말 많이 했던것 같습니다. 후배들을 후임병처럼 막 대하기도 했구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군대의 그 잔재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 내용이 길어 졌는데요. 서두에 했던 말을 마무리 하면..... 군대는 여성은 보내면 안됩니다. 평등하고는 별개의 차이라고 생각하구요. 먹고 살기 힘든데 여러 가산점들이 폐지 된것은 많이 아쉽네요.... 각자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충실히 이행하고 조금더 서로를 이해해주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긴글 읽어 주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