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13만명 공무원 수험생이 서울로 모이는 서울시 공무원 시험이 6.13(토)에 시행될 예정입니다.
전 공무원 시험 준비중입니다. 사람들이 많은 노량진에거주하고 있는 탓에 혹시나 환자 한명이라도 노량진을 경유했을까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 불안에 떨면서 수험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행정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어제 공개채용팀에서 문자가 왔네요.
메르스 자가격리자 및 능동감시자가 서류를 구비하여 신청할 경우 자택에서 시험 감독관과 간호인력 입회하에 시험을 응시하도록 한다는 문자였습니다.
그 문자를 받고보니 이 시험은 더더욱 연기되어야한다 생각이 드네요.
일단 시험의 공정성 부분입니다. 정해진 장소가 아닌 자택에서 시험을 볼 경우 여러가지 비리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 쳐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누가 더 기억을 많이 하고 가느냐의 경쟁입니다. 이미 10년넘게 수많은 시험을 통해 문제의 유형은 정해졌고 사실상 기출문제 돌려막기식입니다.
응시자가 맘먹고 책상이나 벽등에 자신만이 알 법한 내용을 적어두면 시험 감독관이 무슨 수로 컨닝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시험전 이틀이면 교묘히 숨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죠. 심지어 시험감독관과 인맥이 닿아있는 수험생이라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자택시험보다 더 큰 문제는 역시 메르스전염입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공기감염여부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WHO에서는 공기감염에 주의하라고 합니다. 게다가 방금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니 최초확산지인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밀폐된 장소에서 환자의 기침에 의해 공기중에 바이러스가 떠다녔고, 그것이 에어콘을 통해 다른 병실의 환자에게 퍼졌다고합니다. 보건당국에서조차 감염자와 2m이상 떨어져 근접접촉을 하지말라 권고하고 있는데 공무원 시험은 한 교실에서 30명이 준비시간을 포함, 약 140분가량 2m도 안되는 근접하게 앉아 시험을 봅니다. 게다가 마스크착용은 단순히 허용의 수준이지 필수는 아닙니다. 서울시에선 시험에 앞서 손세정과 열측정을 한다 했습니다만
고열이 없는 (아직 확진은 안 된) 메르스환자가 마스크도 안 쓰고 시험장에 와서 2시간가량 밀폐된 공간에서 2m도 안 되는 간격으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13만명중 단 한 명도 이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요?
지금도 조중동에서는 박원순시장의 꼬투리 하나를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상황인데 왜 이런 위험성이 큰 일을 강행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