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있는 일은 아니지만 꿈을꿀때 그 안에서 또 꿈을 꾸고
계속해서 여러차례 꿈속에서 꿈을깨어 일어나곤 할때가 있다
오늘이 특별히 심한것 같다 이번주의 과한업무로 심장이 목까지 올라왔다 배까지 철썩 내려앉는 느낌이
몇번 있었지만 아직 괜찮다며 자위하곤 병원에 가볼 생각은 못했는데 그것 때문일까
주말 취객들의 고함소리를 참아가며 겨우잠든후 겹겹의 꿈을꾸었다
목이말라 정수기로 가는도중 깨는꿈
정수기가 녹슨 옛날집 수도꼭지로 변한걸보고 꿈인줄알고깼다
하지만 깬후에도 끝없이 꿈에서 꿈으로 이어졌다
그럴수록 계속 몸의 열기가 올라가고 땀은 비오듯 쏟아져 내렸다
끝이보이지 않는 절벽위에서 바람을 맞다가 아찔해서 깨지만
다시 오래된 목재건물 카페 테이블위에 누워서 천장을 보는 꿈으로 이어지고
어릴적 뛰어놀던 밭두렁위를 걷다가 아 이거 너무 옛날로왔네 하며 씩 웃다가 깨며다시 다른꿈으로
이어졌다
끝날것같지않던 꿈의 무한반복이 끝난건 창밖에서 들리는 취객의 고함소리 덕분이었지만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나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욕지거리를 했다
술처먹을려면 조용히 처먹으라고
그러자 취객이 이 소리를 듣고는 번개처럼 미끄러져 내 앞까지 오는게 아닌가
멀리서 오는 그는 검게 그을린 숱처럼 보였다
'죽은놈이 목소리 낮추는법을 못배웠네성질을 좀 죽이시게 '
검은 숱의 형체가 타이르듯 말했다
' 나 ? 죽은놈? 내가 죽었다고 이게 죽음이라고 이렇게 계속 꿈을 꾸는게? '
하며 자조섞인 혼잣말을할때
그 숱처럼 검은 형체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해주는듯했다
내안에 뭔가 깨달음이 있었다
나는 절망하며 더이상 꿈을 깨고싶다는 의지를 버리고 주저앉아버렸고
그순간 정말 꿈에서 스르르 깨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찝찝한 꿈을 되새기며 정수기 물을 받아먹었다
체한것처럼 가슴이 무거웠다 뻐근하고 아팠다 그리곤 몸에 힘이 빠지는것을 느꼈다
얼른 전화기로 119 버튼을 누루고 주소를 말한뒤 ' 저 협심증 의심증상이 있습니다 "
라고 말한뒤 최대한 가만히 앉아 구급대워들을 기다렸다
들고있던 전화기를 놓지곤 겨우기어가서 현관문을 열어놓고는 그 뒤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병원에서 깨어났고
1주일후 퇴원하며 긴급한 상황에 먹을 조그만 알약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스르르 일어나서 이 글을 쓰고있다
죽은놈이 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