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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게시물ID : panic_806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oodstar
추천 : 4
조회수 : 12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0 18: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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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정말로 이상한 일이에요 
 누구한테 묻거나 따질수도 없어요 
그녀는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일거에요  

그녀의 배가 볼록히 나오기 시작했어요 
몸안에 그녀가아닌 타자의 생명을 느끼고있어요 

그녀는 결혼을 했고 남편도 있어요 
수입도 적지 않은 편이구요 그런데 뭐가 문제냐구요? 
그녀는 불임 판정을 받았어요
결혼 전 몇차례의 낙태수술 때문에 
그녀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되었어요  

물론 이 사실은 그녀밖에 몰라요 
이 사실을 알게된다면 은행장 남편하고는 결혼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결혼 후에 들통나더라도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거에요  

그랬던 그녀의 배가 부풀고 있어요
사실 처음에 그녀에게 변화가 생긴 순간, 
그러니까 입덧을 하고 월경이 멈춘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기뻐했어요 불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요  

하지만 임신테스트기들은 모두 한줄이었고 
혹시나 해서 가본 병원에서도 여전히 불임이 맞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그녀는 두려웠어요  그저 복부에 살이 찐 것일까 싶었던지 운동도 하고 식이조절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무것도 소용없었어요 
배는 점점 더 부풀어 올랐고  이제는 부정할 수도 없었어요  남편도 그녀의 부른배를 보며 말했어요
 "당신요즘 배가좀 나온것 같네 운동안해? 아니면 혹시........?" 
그녀는 과식을해서 그런걸거라며 둘러댔어요  


뱃속에 자리잡은 그것은 그녀의 양분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어요 
그녀는 배가찢어지는 듯 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먹는 족족 토해내기 일수였어요
그녀의 팔다리는 앙상하게 말라가고 배는 점점 부풀어요 

'이건 분명 악마의 자식일거야' 
그녀는 문득 그런 확신이 들었어요
 '이걸 낳아버리면 나는 이 작은 악마때문에 죽게될거야' 

그녀는 섬짓했어요 
오래전 끊었던 담배도 피우고 매일밤 술도 마셨어요  그러면 뱃속의 그것이 요동을 쳐요 
아주 괴로운듯이 말이에요 
그것이 괴로울 수록 그녀는 기뻐요  

담배를 매일 피우고 술도, 율무차도 매일 마시고  
인터넷에 검색해서 임산부가 피해야 할 음식은 다 찾아 먹는 것 같아요  

뱃속에서 괴로움에 발버둥치는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때문에 자신에게 전해지는 통증마저도 그녀는 즐기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배는 점점 불러와 그녀는 이제 고무줄치마 밖에는 입을 수가 없게 되었어요  

문제는 그것 뿐이 아니에요 항상 술에 취해 있고 잠자리를 거부하는 그녀에게 화가난 남편이 참다못해 집을 나가버렸어요  

그녀는 빈 집에 그것과 둘만 남은 이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것이 언제던 그녀의 배를 찢고 나와 그녀를 죽일 것만 같았어요

 '남편이 돌아오기 전에 이끔찍한 악마를 죽여 없애버려야해 그러면 모든것이 제자리를 찾을거야'  

그녀는 부엌으로 가서 가장 잘드는 칼 하나를 들었어요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자신의 부른배 깊숙히 칼을 찔러 넣었어요  

아찔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녀는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이를 악 물었어요 

 뱃속의 그것이 미친듯이 요동쳐요 아직 죽지않았나봐요  그녀는 칼을 뽑아 다른 쪽을 찔렀어요  
한손으로는 흐르는 피를 수건으로 막으면서요 

 그녀는 손목에 힘을주어 칼끝으로 그것을 쿡쿡 쑤셨어요 드디어 파르르 떨던 그것이 잠잠해졌어요 
칼을 쥔 손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드디어 끝났구나.. 결국 내가 이겼어'  

그녀는 안도와 함께 피로가 몰려옴을 느꼈어요 피를 많이 흘린 탓에 점점 정신도 흐릿해지는 것 같아요 

그녀는 남은 모든 힘을 모아 남편에게 전화를했어요 받지않네요
 1.........1.......마지막 9번을 누르지 못하고 그녀는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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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본인이 임신을 하신 것 같다고요?" 

 "예 선생님, 제 배를 보세요 이렇게 부른 것도 모자라 불규칙적으로 꿈틀거리잖아요  뱃속에 뭔가 살고있는게 틀림없습니다 다른병원도 다 가봤지만 다들 엉터리에요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선생님"  

"음..... 아내분께서 얼마전 할복자살로 고인이 되셨다고요?" 

 "예 맞습니다 ... 그얘긴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요"  

"죄송합니다. 저희병원에선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군요 제가 연락처를 드릴테니 이쪽으로 연락하시는 게 좋을것 같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홍길동
          02-111-2222  

이번이 몇번째 퇴짜인지 모르겠어요 
그는 완전히 지쳤어요

 아내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본인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 때문에요 

 그는 집으로 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소주를 세병이나 샀어요 이제껏 입에도 안대던 술인데 
정말 힘든 모양이에요  


나때문이겠죠...... 


난그냥 엄마랑 아빠랑 함께 있고 싶었던 것 뿐인데... 엄마가 그랬던 것 처럼 
아빠도 또다시 나를 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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