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출근을 하고 하루종일 떠오른건 다름아닌 과거 내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알바를 했을 때였다.
예전에 왕복 두시간에 주6일 하루 10시간씩 하루종일 서있으면서 레스토랑 캐셔 및 서빙, 관리 아르바이트를 했을 땐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엄살맞음) 레스토랑 알바의 추억은 6kg정도 빠지는 기적과 함께 기억속으로 사라졌다.
레스토랑 알바를 하면서 얻은 것은 포인트카드 공포증과 포인트적립 공포증과 포스공포증이다. 그때 처음으로 '아, 나 정말 일 못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손님들 생각하면 좀 죄송한 마음이다.
오늘 첫출근한 서점알바는 6시간근무에 역시 카운터에서 하루종일 서있는 알바였는데, 의외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만화책을 살때 5,000원을 내밀며 수줍게 '담아주세요ㅎㅎ...'라고 하는 손님부터, 여자친구에게 문제집을 사주는 학생까지 보였다. 팬시코너에서 개미키우기세트를 보며 귀엽따ㅠㅠㅠㅠ 근데 불쌍해ㅠㅠㅠㅠㅠ 라고 떠들던 초딩들 짱귀여웠다 개인서점이라 포인트적립이 좀 복잡했고 얼른 익숙해져야겠다고 느꼈다. 직원분들도 다들 편하게 대해주셨다. 전에 일했던곳은 기빨리는 분위기가 강했는데(ex. 너 왜 일할때 실실 쪼개니? 손님이 니 친구야? 레스토랑 와본적 없니? 등등) 이곳에선 다들 서로 존중해주고 너무 벽을 허물지 않는 적당히 공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레스토랑 비하 아닙니다. 과장님과 부장님을 언니 오빠라고 불러야하는 이곳에서 숫기없는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내일도 참외 깍아주시면 한조각 먹어야겠다.
내가 일을 열심히 하고 예쁜짓을 해야 예뻐해주실 것이다. 생각보다 힘들지만 지금 힘들어야 나중에 편해진다. 혼나는걸 두려워하지말자. 앞으로 좀 고되고 힘들어도 부모님과 오빠와 역경무뢰 카이지를 떠올리면서 열심히, 잘 해야겠다. 아 출근하기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