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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이제 움직일 기력조차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지 모르겠다.
그것들이 근처에 있다. 나는 알 수 있다.
그리고 소리가 들려온다.
쿵. 쿵. 쿵쿵쿵. 쿵쿵쿵쿵쿵!!
미칠 노릇이다 한둘이 아니다
하나도 상대하기 힘든데 절망이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아니 우리가 그것을 못 본 척
조용히 지나갔다면
내 주머니에서 끊어진 가죽시계를 꺼내본다.
"지금 몇 시냐?"
우진은 내게 시간을 물어봤다.
"11시 10분"
우진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볐다
"아직 도착하려면 좀 남았네, 다 오면 알려줘"
우진은 눈을 감는다.
우진은 참 시끄러운 친구라서 눈을 감을 때만 조용해진다.
우리는 지금 송천이란 곳으로 놀러가는 중이다.
나와 우진을 포함해 운전을 하는
정운 그 여자친구 혜진 그 옆에 우진 처럼 자고 있는
막내 지희 그리고 슬기
이번 여름이 지나면 영국으로 유학을 가는 지희를 위해
마지막 추억을 쌓으려 한다.
우리가 탄 승합차는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있다
1시간이 흐르고 2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인천에서 출발한 지 4시간 만에 목적지인
송천군에 있는 동시골 계곡에 도착했다.
이 펜션은 우진이 작년 여름 혼자 캠핑을 하기 위해
동시골을 방문 했을 때 우연히 찾은 곳이라 했다.
특히 이 동시골은 한 여름이지만 서늘한 기운이 들 정도로
시원했다 우리는 모두 차에서 내렸다.
막내 지희는 옷을 조금 얇게 입어서인지
꽤나 한기를 느끼는 눈치다
"우진 오빠 여기 왜 이렇게 추워요?"
슬기는 챙겨온 바람막이를 가방에서 꺼내 지희에게 입혔다.
나머지 사람들은 시원한 온도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우진은 손을 뻗어 계곡 건너편을 가리킨다.
"저거 보이냐!"
우린 계곡 건너편을 본다. 계곡 건너에는
한옥을 개조한 2층짜리 집 한 채가 보였다.
"저게 우리 숙소다! 하하하"
우진의 웃음소리는 시끄럽다
펜션을 예약한 우진은 기다리고 계시던
사장님에게 열쇠를 받았다.
그리고 사장님은 일이 있어서 퇴실할 때까지
돌아오지 못하니 열쇠를 약속된 장소에
놓고 퇴실해 달라고 했다.
그 약속 된 장소는 우진만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사장님은 자신의 SUV 차량을 타고 유유히 떠났다.
이 곳은 주변 어딜 봐도 집이라고는
단 한 채도 보이지 않았다.
보통 이런 산속이라도 펜션들은 모여 있기 마련인데
그리고 나는 집을 유심히 본다.
이런 시골에 있기에 이 집은 꽤나 근사했다.
뭐 이상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좋은 숙소를 얻었다는 기쁨만 느꼈고
우리는 가져온 짐을 숙소로 옮겼다.
우린 짐을 숙소로 옮긴 뒤 준비한 재료로
저녁 식사를 한 뒤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소주가 한 병 두 병 세 병 열 병
오랜만에 모인 우리는 모처럼 마시는 술이
그리 독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가져온 술을
어느새 거의 다 마셨다.
우진은 아쉬운 듯 말했다.
"아! 벌써 술이 다 떨어졌네.."
어느덧 시계는 새벽 3시를 향해 달려간다.
지금까지 남아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나와 우진 그리고 정운 세 명이다.
여자들은 모두 방에 들어가서 자고 있다.
우진은 문뜩 뜬금없이 말을 한다.
"우리 담력 시험 할까?"
이 시간에 술 먹고 담력 시험이라니 나는 속으로
역시 우진이는 역시 진상이구나 생각했다.
그렇지만 정운은 반색을 보이며
"그거 재밌겠는데 나가자"
나는 둘을 만류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같이 나가게 되었다.
술도 마신 상태에서 귀찮았던
나는 터벅 터벅 따라 나갔다.
울 울 우울 아우우우우
밖은 칠흑 같은 어둠과 부엉이 소리
그리고 내 귀가 이상한 건 지 늑대 소리까지 들린다.
나는 침을 꿀꺽 한번 삼켰다.
다른 녀석들은 그다지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괜히 나만 무서워 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을 구긴 느낌이 든다.
우리가 묵는 숙소 뒤 쪽에는
의외로 굉장히 잘 다듬어진 등산로가 있었다.
우진은 산꼭대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길을 쭉 올라가면 꼭대기에 작은 정자가 있어,
한명씩 올라가서 정자에서 만나자."
우진은 말하는 동시에 등산로를 뛰어 오른다.
잠시 뒤, 우진이 보이지 않게 되자.
정운도 망설임 없이 뛰어 오른다.
두 녀석 모두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올라갔다.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혼자 안가면 쪽팔릴 생각에 무작정 뛰어 올랐다.
한 이십분을 오르니 정자가 하나 보인다.
정자에는 이미 우진과 정운이 누워있었다.
아무래도 술을 잔뜩 마시고
전력질주로 뛰어오다 보니 지쳐서 잠든 모양이다.
시계를 봤다. 시간은 새벽 4시 지금은 한 여름이다.
이제 1시간만 지나면 곧 눈부시고 찬란한 해 가 뜰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질 것 같다는
불길함이 들었다.
우진과 정운은 아직도 정자에서 자고 있다.
나 역시 술기운이 올라와 비몽사몽하다.
나 역시 지쳤기 때문에
그 둘 옆에서 잠을 청하려고 하던 찰나
툭. 투둑. 투두둑...
습한 여름 얼굴에 물방울이
한방울 두방울 스쳐지나갔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금방 그칠 비는 아닌 듯 했고
비는 점점 더 거세게 올 거 같았다.
나는 우진과 정운을 서둘러 깨웠다.
하지만 둘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정운을 멱살잡이로
고개를 살짝 들고 따귀를 때린다.
짝! 짝! 짝!
정운이 한 쪽 눈을 살며시 뜬다.
"아 아퍼 뭐야!"
나는 정운의 멱살을 잡던 한 손을 놓아
정자 밖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비 온다 빨리 내려가자"
나와 정운은 자고 있던 우진의 뺨을 때려 깨웠다.
셋은 터벅 터벅 힘없이 등산로를 내려간다.
투둑 투둑 솨아아아아
빗줄기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강해졌다.
우리가 왔던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등산로가 맞았다 해도
비가 갑자기 많이 와서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온전히 맞은
우리 셋은 그야말로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걷다보니 이젠 등산로가 아니라는 게 확실해졌다.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다.
지금 시각 05시 25분 슬슬 밝아져야 하는데
아직도 어둡다. 역시 산이란
쉽게 볼 곳이 아니다. 우진이 한 곳을 가리켰다.
"야 야 저기 동굴 있다!"
과연 그곳에는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크기의 입구를 가진 동굴이 보였다.
우린 너나 할 거 없이
비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동굴을 향해 뛰어갔다.
동굴은 큰 입구에 비해 의외로 내부는 다소 좁았다.
우리들은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기 위해
최대한 안쪽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 순간
으악!
쩍!! 하는 소리와 우진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가장 안쪽에 있던 우진이 사라졌다.
"우진아!"
우리는 우진이 있던 곳을 바라보며 우진의 이름을 불렀다.
우진이 있던 곳 즉 동굴 가장 안쪽에는
마치 돌로 쌓은 것 같은 벽들의 잔해가 있다.
우리는 우진을 찾기 위해 그곳으로 들어갔다.
마침 우리가 가지고 있던 랜턴이 너무나 고마웠다.
우진이 떨어진 구멍은 예상보다 내부가 길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가 지나기에는 크게 문제 없는 크기였다.
"우진아!" "우진아! "
벽 안쪽은 넓긴 했지만 경사가 다소 급했다.
우리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거의 기어 내려가는 수준으로
우진이 떨어진 곳으로 향해갔다.
저 멀리서 소리가 들린다.
쿵 쿵 쿵 무언가 뛰는 소리다.
나는 우진인가 싶어 정운에게 말한다.
"정운아 저기 우진 소리 아니냐?"
정운은 표정이 이상해졌다.
"우진 같기는 한데 사람이 한명이 아닌 거 같은데..."
나는 정운에 말에 소름이 끼쳤다.
"지금 친구가 사라졌는데, 장난이 나오냐?"
정운은 얼굴이 다소 붉어지며..
"이 자식아! 너도 잘 들어봐!"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뭐지 진짜 한명이 아닌 거 같은데."
우리는 의문의 존재로 인해 우진이 더욱 걱정되었고
경사진 길을 최대한 빠르게 내려갔다.
1~2분쯤 내려갔을 때. 우리는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175cm의 우진보다 머리 하나 더 큰 무엇가가
우진의 어깨와 목 사이를 물고
아니 거의 뜯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정운은 우진을 물어 뜯고 있는
존재가 뿜어내는 위화감에
발이 떨이지지 않아서 주춤했다.
우린 본능적으로 저것은 인간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주변을 살피고 사람 머리통만한 돌을
들고 우진을 물고 있는
그것의 머리를 후려 갈겼다.
"야 이, 나쁜자식아! 그만해!"
퍽!.. 퍽!!..퍽퍽퍽!!!.
나는 그것의 머리를 여러 번 때렸지만
녀석은 개의치 않고 녀석만의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진미를 맛보는 것만 같았다.
정운이 들고 있던 랜턴을 통해
본 우진의 얼굴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우진은 작은 목소리로 쉴 새 없이 속삭였다.
"사 사 살려어 줘"
우진은 눈은 반쯤 위로 올라갔다
그 초점 또한 정확하지 않고 계속해서 흔들렸다.
나와 정운은 우진을 살리기 위해
우진의 목을 물고 있는 그것은 사정없이 치고 또 쳤다.
"으어어.."
녀석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우진의 목에서 입을 때였다.
쿵!!
녀석은 굉장한 괴력으로 70kg이 넘는
우진을 가볍게 던져 버렸다.
녀석은 오랜만의 식사에 만족했는지
움직임이 다만 식사의 여운을 즐기며
우진의 혈흔으로 붉게 물든 혓바닥을
연신 굴리고 있었다.
나와 정운은 우진에게 달려갔다.
우진은 의식은 잃었지만 분명 살아있었다.
우리는 우진을 부축해서
그 경사진 출입구로 달렸다.
왜냐면 녀석은 다음 목표는
우리로 정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녀석은 시선을 우리에게 돌렸고
우리를 향해 발을 떼고 쫒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은 굉장히 뻣뻣해 보였다.
도망칠 수 있을 거 같다.
나와 정운 그리고 의식을 찾았지만
비몽사몽 상태인 우진
이렇게 우리 셋은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되어 도망쳤다.
"으흐흐 어우우 으윽"
우리의 입에서는 쉴 새 없이
방언과 같은 의미 없는 말들이 나온다.
우리는 어느새 입구 근처로 왔다
철퍼덕!!
그 순간 다리가 풀린 우진이 넘어졌다.
우진은 거의 시체나 다름없어 보였다.
"우진야!!, 일어나 이 자식아 죽어!!"
"으으으 나 버리고 가 니들이라도 살아 으으으"
우진의 눈물은 미안함과 공포심이 가득하였다.
쿵.. 쿵.. 쿵.. 쿵...
녀석이 어느새 바로 코 앞 까지 왔다.
우리는 우진을 거의 끌다시피 하여 입구로 갔다.
입구다 입구에 왔다.
"다왔어!! 조금만 가자"
나는 우진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바로 뒤에 있었다.
"크아아아"
녀석이 손을 뻗는다. 나는 여기서 죽는구나.
하지만 그 순간 녀석은 손을 빼면 괴성을 질렸다.
"으 으 으아"
녀석은 동굴 입구로 나오지 못했다.
아니 나올 수가 없는 듯 보였다.
밝은 태양빛이 녀석의 몸에 비치자
녀석의 몸에선 연기가 났고
그와 동시에 고통의 신음이 들렸다.
이로서 우리는 살았다 살아남았다.
우리는 이 짧은 순간 생과 사를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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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절 욕하셔도 좋아요..
예전에 여기에 글 올리고 재미나게 지냈던 과객입니다.
숨을 쉬지 마시오 « 문피아 연재방 (munpia.com)
여기서 추가로 더 보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