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라고 하지만 메이저 무대들 근처도 못 가봤고,
아주 깊이 들여다볼 만큼의 일은 한 게 아니라서
김기덕급의 사건을 제가 아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외곽에서 업무를 보던 저에게도 보이던 일들이 있어요.
어떤 행사 공연에서 모델들을 쓴 적이 있습니다.
유명모델이 아니라....무명모델분들이었지만
미모와 몸매는 뒤지지 않게 예쁜 여성분들이었습니다.
공연 끝나고 뒤풀이를 하러
모델분들과 공연팀들과 다함께 갔는데.....
한참 뒤풀이 중에,
그 공연 주관하는 회사의 임원급들이 왔습니다.
그리고 수고했다면서 술도 한 잔씩 주고 뭐 덕담하고 그러는 와중에..........
제가 일하던 회사 사장이....ㅋㅋㅋㅋ.......뭐같은 사장 새끼가.......
구석에서 밥먹고 있던 모델 여성분들4명 보고,
임원분들 양 옆자리로 옮기라는 겁니다.
순간 모델분들 표정 싹 변하고......
저는 어느 정도 레벨에서 상을 뒤엎고 사장을 면박준 뒤에 사표를 쓸 것인가를 계산하고 있었는데.....
그 임원분이 정색을 하면서, 'X대표. 내가 그런 짓 정말 싫어한다고 안 했었나?
우리 회사를 위해 오늘 행사 잘 되도록 애써주신 분들을 지금 어떻게 대우하는 건가?"
하는 바람에.....하하..
다행히...정말 다행히..... 그냥 대충 술 쫙 돌리고 하하하 웃으면서 넘어갔었죠.
그런데 그때 든 생각이....만약 그 임원분이 그렇게 말하지 않고 웃으면서 자기 옆자리로 오라고 했다면?
저야 어차피 공연 쪽 계속 일할 생각도 없었고, 일반 사무직종이었으니 엎고 나오자 했지만
행사 모델 계속 일해야 할 여자분들이 과연 그 자리에서 '못해요. 이 XXX들아!'하고 나올 수 있었을까요?
겨우 1년 조금 넘게 그 업종에서 일하면서
그것도 일반 사무직으로 일하면서도
겉으로 드러나는 성추행 성희롱 꽤나 많이 보고 들었습니다.
제가 그런 일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제가 그런 말을 해버리면 그 행사 자체가 아작이 나고
저만이 아니라 공연하는 분들까지 다 피해를 볼 상황이라,
그리고 정작 그 성추행 성희롱을 당하는 분들도 입을 다물고 있어서...
그냥 속으로
'야...늙고 뚱뚱한 아줌마에다 법무법인 부사무장 경력 딱지 붙어서
저 개XX들이 말 함부로 안 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이러고 넘긴 경우들도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계나 공연계의 여자분들이 평균적으로
몸매 좋고 외모 좋은 분들이 많죠. 아무래도....행사모델도 마찬가지겠지만.
게다가 특A급 아닌 경우는 대부분 광고주나 행사주보다 을도 아니고 병 정 ......불가촉천민 수준이니....
일반적인 일을 하는 여성들도 그런 일을 많이 당하는데...
외모나 몸매가 평균 여성들보다 더 좋은 분들이 많은 곳은 더 더러운 꼴을 많이 보셔야 하는 듯합니다.
.................
오늘 모 방송 보고............
그냥 답답해서 써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