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일부 강대국을 돈에 눈먼 전쟁광으로 묘사하며 신랄하게 비판한 한 편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이 작품은 미국의 4인조 헤비메탈 밴드 디스터브드(Disturbed)가 지난 7월 발표한 `Land of Confusion`이란 곡의 뮤직비디오다.
전체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뮤직비디오의 영상에는 붉은 바탕에 나치의 철십자 대신 달러 표시가 박혀 있는 표식을 단 군대가 공중 폭격과 지상전을 통해 도시를 초토화시키는 장면이 계속해 등장한다. 군인들의 팔에는 영국과 러시아 등의 국기도 선명히 새겨 있어 더욱 논란을 부른다. 한편 강대국의 정상들이 원탁에 둘러 앉아 전쟁을 모의하는 장면은 더욱 노골적이다. 여기에는 각각 미국의 부시, 러시아의 푸틴, 프랑스의 시라크, 일본의 고이즈미, 영국의 토니 블레어 등 5개국 정상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슬람 무장세력이 누군가를 참수하려는 장면도 스쳐가며 중동계 꼬마가 몸에 폭탄을 두른 채 자살폭탄테러를 준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후반부에서는 영국의 빅벤과 프랑스의 개선문, 인도의 타지마할 등이 파괴되는 장면이 지나간 후에 성난 시민들이 유엔 본부 건물 안으로 난립하고 결국 건물 깊숙한 곳에 앉아 모든 걸 지휘하고 있는 거대하고 흉악한 인물을 찾아내 그를 제거한다. 이 인물이 폭발하면서 몸속에서 튀어나온 수많은 미국 화폐가 공중으로 비산하고 승리를 쟁취한 시민들이 재건된 도시 위에서 주먹을 치켜드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 7월 발표됐으나 최근 레바논 사태 등으로 다시 중동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사는 `위험이 사라졌다고들 하지만 아직도 불이 타고 있는 게 보인다`는 비판과 함께 `여기가 우리 사는 세상이며 우리 손으로 살 만한 곳으로 만들자`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다.
화제가 되고 있는 `Land of Confusion`은 영국의 프로그레시브록 밴드 제너시스가 86년 발표한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디스터브드의 앨범 `Ten Thousand Fists`에 수록돼 있다. 이 곡도 빌보드 메인스트림 록차트에서 6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얻었다. 디스터브드의 리더이자 보컬인 데이빗 드레이먼은 최근 미국의 스핀 지와의 인터뷰에서 "비디오에 담긴 내용이 갈수록 신랄하게 현실을 반영해가고 있는 점이 신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