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뒹굴다가 가죽자켓에 오일이나 먹여야겠다고 생각하다가 글한번 써봅니다.
저는 옷 중에 경년변화가 일어나는 옷을 좋아합니다.
제가 입으면서 만들어가는거죠.
경년변화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것들 중 하나는 가죽입니다.
제가 가진 몇가지 가죽제품에 대해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B3 입니다.
2차 세계대전때 전투기 조종사들의 방한복이었습니다.
원판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동남가죽' 이라고 부르는 브랜드인데
영국의 어떤 미공군자켓덕후가 공군자켓을 모으다모으다 지쳐 '이젠 만들어 봐야지 데헷~'하고 만들어진 브랜드의 옷입니다.
원래 그 미공군자켓덕후는 A2 라는 자켓을 야침차게 복각해서 내어놓았는데 엉뚱하게 B3가 극찬을 받아서 이걸로 뜬 브랜드라고 들었습니다.
극찬 받을만한게 굉장히 원판을 잘 복각해놓았습니다.
카X아X만 이라는 브랜드의 B3가 작년에 유행한것 같던데 사실 원래 B3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체적으로 양가죽이고 팔의 상박부분과 하단의 주머니는 말가죽으로 되어있습니다.
좀 아쉬운것은 주머니가 앞에 저거 하나뿐입니다.
안쪽 털 부분입니다.
제가 알기론 양한마리 털 다 깎아넣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이걸 입을땐 그냥 반팔 하나 입고 입을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한겨울에 땀이나는 일이 많습니다...
털 두께입니다.
거칠게 두껍습니다.
여자들 밍크코트 안 부럽습니다.
미공군 마크입니다.
여기저기 충실히 원판을 복각해놓았습니다.
여기...
여기...
여기 질감이 다른 부분은 말가죽입니다.
등판 부분입니다.
B3는 이렇게 등판이 3등분 되어있습니다.
제 착샷을 올리기엔 덥고 귀찮아서 백형들 착샷을 올려봅니다.
입으면 이렇게 산짐승포스가 나옵니다.
털 두께 때문에 팔통도 굵빵합니다.
라이더자켓입니다.
말가죽으로 만들어진 자켓입니다.
말가죽은 소름끼치게 비싸지만 가죽덕후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죠. 특히 말궁디가죽은...하앜하앜...
일단 말가죽의 특징은 내구성이 좋습니다. 스크래치가 안 나는건 아닌데 다른가죽에 비해 잘 안 납니다.
그리고 특유의 광택이 있습니다. 뭔가 표현하기 힘든 은은한 광택이 입으면서 스물스물 살아납니다.
그리고 경년변화가 굉장히 빠릅니다.
두어번 입으면 이미 몸에 맞게 변해져있습니다.
첨에 그냥 거친 상남자의 더블라이더자켓을 살려다가 얘를 보고 이걸로 샀는데
디자인이 조금 독특합니다.
지퍼가 대각선으로 되어 있어서 반쯤 잠그고 카라를 접어버리면 더블라이더 느낌이 납니다.
지퍼를 다 잠궈버리면 싱글라이더 느낌이 납니다.
저는 주로 더블라이더 느낌으로 입습니다.
팔통부분이 가장 경년변화가 눈에 띄게 많이 일어났습니다.
원래 사진입니다. 원래는 저렇게 팔통이 반듯한데 두어번 입으면 위에 사진처럼 되버립니다.
호불호가 갈릴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이런게 좋더라구요 ㅎ
토트백입니다.
제가 토트백은 손에 들고 있기 귀찮아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얘는 많이 탐이나서 사버렸습니다.
이 가방은 BONO라는 베지터블 태닝이된 가죽이라는데...뭔지 잘 모르겠지만 가죽느낌이 굉장히 거칠어 보입니다.
경년변화도 굉장히 아름답게 진행된다고 하더라구요.
일본에선 유명한 브랜드라는데 한국에선 못 본것 같습니다.
안을 보면 특이하게 가방크기의 끈 달린 주머니가 가방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보통 저는 귀찮아서 저렇게 안에 접어넣어버리는데 그렇게 해도 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똑딱이로 붙어있습니다.
떼어 내어 보면...
이렇습니다. 가죽한테 이염이 되어 살짝 더럽네요.
이렇게 떼어서 써도됩니다.
원래는 이렇게 안쪽 마로 된 주머니 상단부분을 꺼내서 끈으로 쪼여서 묶어서 쓰는건데 전 귀찮아서...
제 비루한 착샷보다 멋진 모델분의 착용 모습입니다.
여자분들도 쓰나보던데...생각보다 무거워서 여자분이 사용하긴 좀 그럴것 같습니다.
저는 암만 묶어도 이렇게 예쁘게 안 묶이네요 ㅠ
이건 열쇠고리&장갑고리 입니다.
사실 열쇠를 잘 안 써서 고민 좀 했는데...장갑고리가 너무 탐이 나서 사버렸습니다.
겨울에 매년 장갑을 사서 매년 잃어버리기도 하고...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가죽은 영국산 브라이들레더 이고 금속은 은도금에 코팅이 되어있습니다.
브라이들레더는 말안장에 쓰인가죽으로 알고 있는데 굉장히 내구성이 좋고 말궁디가죽느낌 비슷하게 광택이 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브라이들레더는 처음에 흔가루같은게 묻어있는데 깨끗한천으로 문지르면 가죽에 스며들면서 광택이 납니다.
굉장히 신기한 가죽입니다. 말궁디가죽(코도반)이 탐이나는데 소름끼치게 비싸서 고민인분은 브라이들레더를 추천합니다.
보이는 열쇠는 저걸 사면 주는 공키인데 열쇠집에 가면 집열쇠같은걸로 만들수 있다고 합니다.
싸나히의 장갑을 장갑고리에 껴봤습니다.
바지에 걸어봤습니다.
사진을 잘 못 찍어서 ㅠㅠ
생각보다 제 스타일과 악세사리로써도 상성이 좋은것 같네요.
가죽팔찌입니다.
뭔가 거친듯 심플한 가죽팔찌가 갖고 싶었는데 딱 마음에 드는 팔찌라서 구입했습니다.
산지 2년 정도 되었는데 경년변화가 많이 일어났네요.
때도 많이 타고 가죽색이 굉장히 진해졌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산뜻한색입니다.
지갑입니다.
바이커월렛 혹은 트러커월렛 이라고 부르는 지갑입니다.
미국의 폭주족형들 트럭운전수형들이 쓰던 지갑스타일입니다.
제가 이 지갑에 반한것은 이 지갑의 소름끼치는 퀄러티였습니다.
문제는 디자인이 호불호가...아니 불호가 심해서...
기본적으로 소가죽입니다.
근데 가죽에 무슨짓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말가죽으로 보입니다.
제가 식견이 짧긴한데 흔한 소가죽의 느낌이 아닙니다.
지갑앞쪽과 측면상단의 금속은 은입니다.
아마 저 은이 이 지갑가격에 반에 해당하는것 같습니다.
이 디자인에 저 은이 없는 지갑을 봤는데 가격이 딱 반이었습니다.
바느질은 자세히 보면 굉장히 질서정연(?)합니다.
지갑 두께에 비해 안은 별거 없습니다. 왼쪽은 동전을 넣는 부분이고 오른쪽은 카드수납부분입니다.
안쪽에 수납공간이 더 있습니다.
노란색부분은 돼지가죽입니다.
돼지가죽은 내구성이 굉장히 좋아서 명품지갑들도 종종 지갑안쪽에 쓰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굵빵합니다.
그래서 바지 뒷주머니에 주로 넣습니다.
정장에는 쓸수가 없습니다 ㅠ
제가 경악한 부분입니다.
가죽과 가죽이 이어지는 부분인데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가죽과 가죽이 이어지는 부분에 정확하게 한땀을 박아 넣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이렇게 보이는데 좀 멀리서 보면 그냥 가죽이 이어져있는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앞쪽 상단 부분입니다.
갈색가죽과 검은색가죽이 이어지는 부분에 역시 정확하게 한땀 박아넣었습니다.
참고로 저 은장식은 '콘초'라고 부르던데 영어인지 일본어인지 은어인지 모르겠네요.
현재 모습입니다.
가죽도 콘초도 경년변화가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측면 은고리는 저렇게 체인을 걸고 체인반대쪽고리는 바지 앞쪽 벨트고리에 걸어 사용합니다.
네 그럼 흔한 여자분들이 싫어하는 '바지에 체인걸고 다니는 남자'가 됨으로써 좀 더 오유인으로서의 자질이 높아지게 됩니다....ㅠㅠ
신발입니다.
워커부츠입니다.
밑장도 그렇고 전체적인 라인이 굉장히 옛날스타일입니다.
무슨 글래시레더? 가죽에 무슨 유리코팅같은걸 끼얹었는지 굉장히 빤딱거립니다.
원래는 W사의 세x드x스라는 부츠와 다른 W사의 잡x마x터라는 부츠중에 고민하다가 얘가 난데 없이 나타나서 이걸로 샀습니다.
저 W사들 부츠는 굉장히 무거운데 이건 부츠치곤 굉장히 가벼워서 이걸로 했는데 잘한 선택인것 같습니다.
뒷부분입니다. 백스테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궁디라고 부릅니다.
생긴건 촌스러운데 디테일은 굉장히 화려합니다.
밑창입니다.
'빈티지 캣츠포' 라는 밑장인데 고양이의 발모양을 형상화한듯 합니다.
흔히 보이는 아웃솔인 비브람보다는 착용감이 조금 떨어지는편인데 나쁘진 않습니다.
저렇게 앞뒤로 밑창이 나뉘어져 있어서 촌스러움이 더해집니다.
착용샷입니다.
처음사자마자 찍은사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