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초에 기아로 트레이드 됐을 때,
김상현을 내준거는 아쉽지만, 송은범이 오면서 기아가 1위도 가능하겠다는 팬들이 많았습니다.
당시 뒷문 불안이라는 최대 약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5월 초까지는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었죠.
그런데 기가 막히가 송은범 영입 후,
기아는 추락을 시작합니다.
물론, 딱 그 정도 전력이었을 수도 있으나,
송은범이 기가 막히게 털린 것도 있겠죠.
작년에도 선동열 감독 송은범에게 계속 기회를 줬는데,
선 감독이 자신의 명줄이 거려서 트레이드가 실패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려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작년에도 송은범은 기가막히게 털렸죠.
재작년, 작년, 올해,
모두 7점대 자책점으로 1군 투수라고 볼 수가 없지요.
아마, 한화팬들은 거액을 들여서 그만큼 기대를 했기에 속상할 수 있을 것인데,
선 감독 밑에 있다가,
자신의 스승은 김성근 감독 밑으로 가면 분위기 전환도 되고, 동기 부여도 되면서,
좀 더 송은범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올해 송은범 등판 경기를 보면,
기아에 있을 때랑 전혀 달라진 게 없더군요.
심지어 한화팬들의 반응이
지난 2년 간의 기아팬들 반응과 소름이 돋을 정도로 똑같습니다.
구위는 괜찮은데,
구속은 잘 나오는데, 도대체 왜 털리는 거야?
대부분 이런 반응이죠.
그래서 한 번 털리면, 좀 더 지켜보자, 구속이 괜찮으니까 더 나아지겠지,
이런 반응을 보이가 4-5번 털리면 해탈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시즌 내내 털리는 송은범을 보게 되는데-_-;
팬으로서는 갑갑할 노릇이죠.
제가 생각하는 송은범은 결국 제구가 문제라고 봅니다.
투구폼이 너무 깨끗하다,
직구가 막대기 직구다, 지저분하지 않다 등의 평도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태생이 그렇게 던진 것을 지금에 와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투구폼이야 조금씩 손 본다고 하나, 깨끗한 큰 틀은 바꿀 수가 없고,
지저분한 직구를 이제와서 만들기도 어렵죠.
결국에는 이런 약점을 지닌 송은범이 제구가 되어야 하는데,
제구가 잘 안 되니, 150이 나오는 직구가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송은범의 제구 중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로 보이는데,
몸쪽 직구를 잘 넣지 못한다는 것과
슬라이더 제구가 엉망이라는 겁니다.
SK 시절에 송은범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투수였고,
지금도 거의 투피치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지난 3년간을 보면 몸쪽으로 제대로 들어가는 직구가 적고,
슬라이더가 제구가 됐다, 안 됐다를 반복합니다.
그러니까 타자들이 깨끗하게 날아오는 직구만 노리고 들어오고,
몸쪽을 제대로 못 던지니 타자들 발란스도 깨지 못합니다.
가만 보면 몸쪽에서 맞는 공이 드뭅니다.
그쪽을 잘 던지지 못하니까요.
타자들이 자신있게 직구만 노리고 들어오는데,
슬라이더라도 제구가 괜찮았으면 이 정도까지 못 던지지 않았을 터인데,
슬라이더가 아예 땅으로 가거가,
높이는 괜찮아도, 각이 꺾이지 않아서 직구 타이밍에 들어오는 타자들의
방망이 궤적에 걸려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히 줄여,
몸쪽으로는 타자들을 위협하지 못하고,
위닝샷이 되어야 할 슬라이더는 던지는 순간 볼이거나, 홈플레이트 근처에서는
타자들이 때릴 수 있게 각이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 상황에서는 송은범이 타자들을 이겨낼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