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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시간이 음스므로 음슴체.
먼저 쓰니는 20대 후반 남 고시생임.
좋은 말로 해서 고시생이지 사실 취직도 못하고 하루하루 부모님 등골 빼먹은 인간쓰래기임 ㅠㅠ 엄빠 미안...
가뜩이나 대학도 삼수해서 갔음.
좋은 대학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잡대도 아니고 그냥 인서울 끄트머리에 걸려진 그저 그런 대학 갔음.
당연히 졸업하고도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나름 공부는 할 줄 안답시고
(삼수까지 한 경험 + 꼴에 인서울 갔다는 부심) 공무원 시험 준비하겠다고 함.
내가 간 곳은 노량진 고시촌임.
60%의 이것도 저것도 안 되어서 고시준비한다고 핑계대고
고시촌에서 오락실, 피시방, 플스방, 술집 등을 전전하며 놀기만 하는 쓰래기들.
정말 하루하루가 힘들고 괴로웠음.
가장 괴로운 건 이도 저도 아닌 나 자신 때문이었음.
공무원시험 준비한답시고 노량진에 젊은 청춘이 모여서 노는 걸 하루이틀 본 게 아님.
내가 쟤네들보단 훨씬 나은데, 저런 대놓고 노는 외모도 호빗같은 쓰래기 오타쿠 남자들이랑 노느니 차라리 나랑 놀지.
아니야 놀기는 무슨!!!!!
그래 저렇게 노는 애들은 미래가 뻔할 뻔이지!!!
이렇게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가끔은 외로움이 사무침.
그럼 내가 그렇게 참는다고 성공할 것 같은가하면 그것도 아님.
정말 독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보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공부함.
결론적으로 난 실패하는 대놓고 놀자부류가 아니라서 저렇게 대놓고 실패할 것 같진 않았지만
저렇게 독하게 공부하는 부류에는 절대 닿지 못했기에 솔직히 성공할 거란 생각도 못했음.
이도 저도 아닌 그 사잇길에서, 쓰니는 미치도록 고독하고 또 괴로웠음.
이런 저런 생각에 공부는 안되고, 부모님께는 죄송스럽고, 내가 그렇다고 그렇게 탱자탱자 노는 인생을 산 것도 아니고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산 거 같은데 왜 이 모양인지 하루하루 죽을 거 같았음.
계속되는 방황과 고뇌와 고독의 시간이었음.
쓰니는 그럼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가끔 이 괴로운 현실을 잊으려 오락실에 갔음.
노량진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곳이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만서도,
(수많은 학원가와 저렴한 서점, 식당, 공부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을 파는 곳 등)
그만큼 놀기도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음
(역시 수많은 피시방, 술집, 오락실, 등등등등)
남들처럼 술집에 갈 용기도, 여자남자 젊은 청춘들 모여서 노래방이나 그런 곳 놀러갈 용기도 나지 않았던 쓰니였기에
그날도 저녁 먹고 밤 10시 쯤?
공부도 안 되고 머리에 온갖 괴로운 고뇌들만 가득차서 주머니에 백원짜리 동전 한 움큼 챙겨서 오락실에 갔음.
피시방 가면 최소한 한두시간은 있으니, 저렴하게 조금만 놀자는 생각으로 오락실에 갔음.
머릿속 가득한 온갖 고뇌를 잊고 게임에 몰두하던 도중 쓰니와 아주 실력이 비슷한 상대를 만났음.
자꾸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로 지다보니 화가 났음.
그래도 이런 걸로 화가나면 괴로운 현실은 잊을 수 있기에 나름 나쁘지 않음.
씩씩대며 다시 동전을 넣고 그 사람과 피튀기는 혈투를 벌였음.
쓰니의 나름 습관이 있는데 처음에 대충 하다가 뭔가 안되겠다 싶으면 손을 털고 게임하고
그래도 안되면 안경을 벗고 게임하고, 그래도 안되면 손을 씻고와서 게임함.
근데 이게 쓰니만 그런 게 아님. 철권 고수들은 무슨 이야긴지 이해 할 거임 ㅋㅋ
정말 그 사람과 쓰니는 실력이 비슷했음.
그렇게 게임을 정신없이 하던 도중 다시 이으려 주머니를
뒤적거리는데 동전이 모자랐음. (철권 태그 2는 300원)
흥분된 채로 일어나려니 뭔가 뒷맛이 개운치가 않음.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어느 새 11시 30분임.
아... 어차피 오늘도 망한 거 겜이나 더 하다가 그냥 자야지 (역시 나님은 쓰래기 엄빠 미안 ㅠㅠ)
하는 마음에 흥분 된 상태로 오락실을 나와 내 방으로 달려갔음.
오락실이 보통 12시 30~40분 정도면 닫기에 빠르게 뛰어갔음.
그런데 나와 아슬아슬하게 자웅을 겨루던 그 상대가 없어진 거임. 뭔가 허무해졌음.
그와 함께 다시금 현자타임 도래.
뭐 빠지게 공부해도 모자랄판에 난 또 왜 이러고 있나. 자괴감이 마구 들음.
집에가서 한 자라도 더 보고 자야겠다는 마음에 다시 집에가서 책을 펼치고 자리에 앉음.
그런데 뭔가 허전함
아차! 안경!
아 대체 나란 넘은 왜 이럴까...
다시금 자괴감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오락실로 달려감.
알바하는 형이 모르긴 몰라도 쓰니를 굉장히 한심하게 봤을 거임 ㅠㅠ
오락실 안에 거의 사람도 아무도 없고 기계도 하나둘씩 끄고 알바형도 마감정리 하는지라 어둑어둑 했음.
아까 내가 철권하던 자리에 놓고 갔던 안경을 보는데
헐... 없음...
아 그게 얼마짜린데 대체 나란 놈은...!
또다시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가 샘솟을 쯤 내가 게임하던 자리 말고 옆옆옆 옆자리에 뭔가 다른 안경 하나가 보임
나처럼 놓고 갔나봄. 내 안경은 아님.
에이 그래도 하는 마음에 한 번 줏어서 써봄
올ㅋ 나랑 시력이 비슷했나봄.
참고로 쓰니 시력 매우 안 좋은데 내 눈에 딱인 거임.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네. 나같은 멍층이가 또 있었군
아니 그래도 난 돌아라도 왔는데 그 멍층이는 진짜 나보다 더한 멍층이네 ㅋㅋ
하면서 속으로 키득거리면서 오락실을 나가려는데 뭔가 섬뜩함
주위를 둘러보니 오락실 기계가 전부 꺼져있고 불도 꺼져있는 거임.
사람도 아무도 없음.
헐? 뭐지?
뭔가 이상해서 집중해버니 근데 몇몇 켜져있는 오락기 소리는 들림.
이상하네? 다 꺼져있는데?
문쪽을 보니 문은 열려있음.
순간 괜히 오싹한 느낌에 얼른 뛰어서 오락실을 나옴.
나오자 다시금 노량진 특유의 찝찝한 밤공기와 함께 오싹한 느낌이 사라짐.
그래도 나보다 더 멍층한 놈이 있다는 사실에 나름 기분이 좋아져 크게 숨을 한 껏 들이쉬며 길을 걸어가는데
뭔가 엄청난 충격이 내 얼굴 전반부를 강타함.
너무나 엄청난 충격이었음.
쓰니는 바로 "어엌!"하는 비명과 함께 코와 입술을 감싸쥐고 쭈그려 앉았음.
ㅠㅠ 진짜 너무 아팠음... 뭐야 이 말도 안되는 충격고 고통은...
정말 진심 너무 심하게 아파서 눈물을 찔끔거리며 안경을 벗고
한 쪽 눈은 아파서 손으로 가린채 나머지 한 쪽 눈으로 힐끔하며 내게 충격을 준 것이 무엇인가 확인했음.
그러자 내 앞엔 전봇대가 서있었음
한 마디로 정줄놓고 밤공기 들이마시며 가다가 전봇대와 마이 페이스를 충돌시킨 거임.
헐? 이상하네 분명 저런 거 없었는데?
아놔 ㅠㅠ 나란 넘은...
다시금 복받치는 서러움에 눈물이 찔끔 나올 거 같았음...
그래 이건 슬퍼서 우는 게 아냐
너무 강한 안면충격에 의해 눈물샘이 자극되어 잠깐 흐르는 물일 뿐이야...
결국 또다시 쓰니는 쿠크가 깨져서 방으로 돌아와 책을 펼치지 못하고 그냥 바로 잠들었음.
하지만 이때까지 쓰니는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음.
쓰니는 방으로 돌아와 잘 준비를 했음. 근데 쓰니는 잘 준비가 조금 특이함
일단 노트북을 켜고 무선랜 잘 되나 확인한 이후 온라인게임을 켜서 ㅠㅠ
아무도 안 들킬만한 위치and앵벌이 잘 되는 위치에 본인 캐릭을 놓고
오토프로그램을 돌리고 그 화면이 쓰니의 정면에 보이게끔 각이 잘 나오게 맞춰둔 뒤
오토프로그램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며 잠드는 거임 ㅠㅠ 아놔 ㅠㅠ 나란 레기... 엄빠 미안 ㅠㅠ..
이 오토프로그램은 게임 상에서도 쓰래기 중의 쓰래기짓으로 불리는 것으로,
다른 유저들에게 걸리지 않기 위해 유저들이 매우 없으면서도
앵벌이 나름 되는 위치로 터를 잘 잡아야함... ㅎ ㅏ 진짜... 나란 레기...
게임상에서도 ... 아놔 ㅠㅠ 쓰면서도 멘붕 터진다...
그래도 구차하게 변명하나 해보자면 오토는 나름 내 짭짤한 수입원이었음...
그렇게 오토 돌려놓고 자면 3~4일 주기로 가끔 템 하나를 득템하게 되는데
이게 최소 1만2천원 정도에서 값나가는 건 35만원 짜릴 득템할 때도 있었음.
그때의 짜릿함이란 정말 말로 형용하기 힘듦.
10만원 이상 나가는 템을 먹으면 기념으로 값비싼 음식을 사먹었음.
득템하고 치킨 한 마리 시켜먹는 그 꿀맛은 아는 사람만 알 거임.
아무튼 그렇게 오토를 돌려놓고 내 캐릭터가 알아서 몹을 잘 죽이고 있는지를 눈으로 쫓으며 조금씩 잠이 들기 시작했음.
어느 정도 자다가 갑자기 뭔가 한기가 들어 살짝 잠이 깼음
오토가 은근히 자잘한 오류들이 많아서 잘 돌아가는지 확인 해줘야함
늘 그렇듯 습관처럼 나는 잠 깨자마자 내 캐릭터가 사냥을 잘 하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했음
?? 근데 노트북이 꺼져있는 거임. 헐? 럴수 럴수 이럴 수?
그래서 노트북을 다시 켜고자 졸린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나는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음.
?? 내가 덮고 자던 이불이 다 없어져있는 거임.
그뿐만 아니라 베고 자던 베개도 없음.
헐? 뭐지?
그리고 뭔가 방 자체가 이상함을 눈치챔
방 안에 노트북마저 꺼져있으므로 불빛이 하나도 없는데 묘하게 내 눈에 다 또렷하게 보임.
TV로 보면 적외선카메라 이미지? 마치 내 눈이 그게 된 거 같았음.
다만 차이점이라면 적외선카메라이미지는 희뿌연 초록색바탕? 비슷한 느낌인데
지금 내 눈에 보여지는 풍경은 회색빛이라는 것이었음
그 와중에도 나란 넘은 일단 오토부터 켜놓고 생각하자라는 마음에 노트북의 전원을 켰음
???
전원이 안 들어옴. 아니 정확히는 전원버튼이 안눌림
힘을 가볍게 주고 살짝 톡 누르기만 해도 눌렸던 그 노트북의 전원버튼이 안 눌리는 거임
아 이때부터 뭔가 이상함을 눈치깐 나는 일단 방에서 나가려고 안경을 씀. 아니 정확히는 쓰려고 했음
쓰니는 습관처럼 항상 안경을 잘 때 내 머리맡에 놔둠. 일어나면 쉽게 집을 수 있도록.
그래서 머리맡에 놓여진 안경을 쓰려고 안경을 집어들려는데 뭔가 안경이 이상함
안경의 색이 놀랍도록 또렷한 거임.
아낰ㅋㅋㅋㅋㅋ 그러니까 ㅋㅋㅋ 아 쓰니가 글을 못 써서 힘드네
그러니까 이게 왜 이상한거냐면 분명 쓰니의 방이 빛 하나 없는데도 불구, 놀랍도록 다 잘보임.
근데 그 잘보이는데 완전히 빛이 있을 때처럼 잘 보이는게 아니라 어스름은 회색바탕 적외선카메라처럼 보이는 거였음.
한 마디로 형체들은 다 보이는데 색들은 다 회색이었음.
근데 이 안경만 빛이 있을 때처럼 원래 색 그대로 보이는 거임.
그렇다고 빛난다는 말은 아니고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 되려
아놔 글로 표현을 못하니까 힘드네 이런 저급스러운 글실력 같으니라고...
아무튼 이해가 되었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어제 오락실에서 우연히 줏어온 그 안경만 색이 그대로였음
뭔가 이상해서 안경을 쓰고 나가려다가 그냥 안경은 놔두고 나가려고 방 문을 열었음.
아니 열려고 했음
방문을 열려는데...
안 열림
이게 또 그냥 안 열리는게 아니고 손잡이 자체가 완전 굳음. 손잡이 자체가 안돌아감
나 나름 힘 셈. 문고리 하나 못 돌릴 남자 아님
근데 이게 뭔가 문고리가 어딘가에 잠겨서 안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완전 0.00001도의 각도도 안 돌아감. 완전 굳은 것처럼.
일이 이쯤되니 아무리 나라도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낌
순간 오싹해지며 뭔가 무서워졌음...
그 순간 나는... 2편에서 계속
*2편*
그 순간 나는...
일단 일이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끼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핸드폰을 찾음.
분명히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꽂아둔 채로 옷걸이 걸어놓고 잤는데 옷걸이에 내 옷이 하나도 없음 ㅠㅠ 이거 뭐야
이불도 싹 다 없어지고 옷도 없어지다니...
갑자기 말도 안되지만 누군가 올드보이의 유지태처럼
날 여기 노량진 고시텔에 가두고 뭔가 음모를 꾸미는 거 아닌가 생각이 되었음
창문 밖으로 도움을 요청해볼까 생각이 되는데 왠지 민폐일 거 같은 느낌에
일단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시계를 봄.
아니 그런데 시계가... 12시임
정확히 12시 00분
아니 이게 ㅋㅋㅋ 말이 안되는게 내가 오락실에서
그 막상막하의 상대와 게임하다가 동전 없어서 나오던 때가 11시 30분임.
다른 때엔 시간을 확인 안 했어도 그때의 그 시간만큼은 또렷하게 기억남.
그 다음에 집에 왔다가 다시 오락실 갔다가 집에와서
오토켜놓고 잠들었는데 내가 그 오락실에서 나온지 30분 밖에 안지났다고?
아니 ㅋㅋㅋ 이건 진짜 말이 안됨
어이가 없어서 시계를 잘 들여다보는데
아. 내가 시력이 안좋아서 잘 못봤음
시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확히 12시00분 00초에서 시침분침초침 다 멈춰있음
아 진짜 한없이 오싹함 돌아버릴 거 같음
진짜 이쯤되면 거의 이성을 잃는 수준임
민폐고 뭐고 창문에 고개 내밀고 도움을 요청하려는 내 입에서 저절로 "A ㅏ... Si ㅂ ㅏ..."하는 나지막한 탄성이 흘러나옴
여기 분명 노량진임. 좁은 지역에 인구밀도가 아주 높게 오밀조밀 사람들 다 뭉쳐있음.
지금이 몇 신지는 몰라도 이 시간에 불 켜진 곳이 하나도 없다는게 말도 안됨
지나다니는 사람 역시 0명일 뿐더러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무엇보다도 밖의 풍경또한 내 방 안 풍경처럼 빛이 아예 없음
다 회색임. 형체들만 잘 보임.
말이 안됨 진짜. 이게 무슨 상황임?
이거 꿈 아님?
근데 너무 생생함.
아 그래도 이건 꿈임. 진짜 이건 그냥 꿈이라고 밖엔 생각할 수가 없음
어쨌든 꿈이라고 생각한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음
근데 침대가 하나도 안푹신푹신함. 뭔가 딱딱하고 불편함.
그래. 그래봤자 이건 꿈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그냥 그 상황에서 침대에 다시 가서 누운 담에 눈을 감았음.
아니 정말 너무 고요함. 소리 하나 안들림.
이때 잠을 잘 때 뭔가 이불 같은 덮을 게 없다는게 이렇게 소름끼치고 무서운 것인 줄 처음 깨달음
그뒤로 난 아무리 더운 한여름이여도 절대 이불 없이는 잠을 자지 않음.
그렇게 눈을 감고, 이건 꿈이니 이대로 자면 깨어나겠지 싶어서 눈을 붙임.
???
아니 감각 하나하나가 생생하고 시간 1분 1초가 가는게 너무 리얼하게 느껴짐
잠도 잘 안오고 무엇보다도 이불 없어서 약간 춥고 침대가 푹신하지 않고
딱딱하단 촉감까지 너무 생생하게 느껴짐
갑자기 또 한없이 뭐가 무서워짐. 눈을 못 뜨겠음
차라리 그냥 뭔가 귀신 같은 거라도 팍 튀어나와서 날 기절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아놔... 영화나 만화 그런 거 보면 주인공들이 깜놀깜놀하는 장면 나오면 픽픽 쓰러지고 기절하고 의식놓고 하더만
아 현실은... 그게 아님 ㅠㅠ
사람이란 의외로 기절을 잘 안하는 동물인가봄.
모르겠음 여자는 그럴지 모르겠는데 나같이 예비역 딴딴한 놈은 ㅠㅠ
기절도 안함 ㅠㅠ 아 진짜 그냥 맘편히 기절하고 싶었음 너무 무서웠음...
눈 꼭 감고 이건 꿈이다 꿈이다 하다가 그럼 너무 무서워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세다가 에라 모르겠다 야한 생각을 했음
오, 이거 좀 괜찮음 나 ㅂㅌ아님 근데 무서울 땐 야한 생각이 직빵인 듯
아 쓰니의 이미지가 마구 실추되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진짜 ㅂㅌ아님
너무 무서워서 제정신으로 있기 힘들어서 그랬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그렇게 눈 꼭 감은채 야한 생각으로 버티고 버텼음.
나중엔 뭐 영화나 애니, 게임생각도 하고 유행하는 가요의 가사를 되뇌여보기도 하고
그냥 온갖 잡생각 다했음. 지금 현실을 쫓을 수 있는 생각이라면 뭐든 했음.
그러다가 잠들었음 ㅋ 역시 나퀴벌레의 생존력은 좀 쩌시는 듯...
자다가 일어나니 오토는 역시 돌아가다 멈춰서 내 캐릭은 처절하게 죽어있고
이불 베개 제대로 다 있음. 옷도 있음. 문고리 잘 돌아감.
역시 꿈이었나 ㅋ 근데 두번 다신 꾸고 싶지 않은 꿈이었음
그렇게 실감나고 생생했던 꿈은 처음이었음.
뭔가 생각나서 머리맡에 안경을 보니 안경도 제대로 잘 있음.
에이 ㅋ 꿈이었네
이렇게 생각하며 시계를 본 순간
히익!!
오늘 세계사강의 10시30분 시작인데 무려 10시45분...
그나마 학원 바로 앞임.
난 정신차릴 틈도 없이 대충 세수에 뻗친 머리 정리만 하고 옷 팔딱팔딱 입고 안경쓰고 집을 뛰쳐나옴
노량진 잠깐이라도 가 본 사람은 알 텐데, 고시촌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학원임
매우 짧은 횡단보도인데 문제는 여기 교통량이 상상을 초월함.
그 짧은 길인데도 불구하고 차 엄청많이 다님.
그래서 보통 그 짧은 횡단보도임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은 꿈도 못꾸는데 다행히도 차가 없었음.
나님은 바람처럼 빠르게 누구보다 빠르게 무단횡단을 했음
근데 그 순한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빠앙!! 소리와 함께 "야!! 너 미쳤어!!"하는 할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들려옴
어 뭐지? 하고 소리난 쪽을 돌아보는데
진짜 농담 안하고 그 거대한 초록색 버스가 내 바로 앞에 뙇 있었음
뭐지? 분명 아무것도 없는 거 보고 뛰어나간 건데??
운전기사 할아버지가 버스 안에서 온갖 걸걸한 욕설을 퍼부으시는데
내가 학원이 바쁜 지라 일단 죄송의 표시로 짧게 목례만 하고 학원으로 뛰어갔음.
이때까지도 난 그 줏은 안경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못채고 있었음.
그저 내가 등싀니 같이 정신놓고 다녀서 이런 일들 벌어지는 줄 알았음.
그런데 결정적으로 학원에서 난 이 안경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됨.
*3편*
난 재빨리 뛰어가 마이 레슨이 있는 강의실에 도착했음.
그런데... 헐 이런... 이미 수업시작했음.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ㅠㅠ...
진짜 내가 어쩌다 수업까지 놓치고 이꼴이 되었나 하는 한없는 자괴감의 호수에 다시금 퐁당 빠짐.
진짜 어제부터 계속 정신놓고 살고 이러다 내 인생 망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음.
원래 사람은 작은 거 하나만 보아도 미래를 알 수 있는 법이라 했음.
될 성 싶은 사람은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안 보이고
제 3자가 보았을 떄 안 될 사람은 그냥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틈이 보여서 저 사람은 안 될 사람이네가 보인다 했음.
지금의 내 모습은 제 3자가 아닌 내 자신이 봐도 안 될 넘이였음 ㅠㅠ
너무 슬퍼서 또다시 확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오락실에서
다음 수강시간까지 시간이나 때우다가 올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오락실 잠깐 갔다가 일이 계속 꼬인 것이기에 오락실은 안 가기로 함.
작은 거 하나에서 승부는 결정되는 법. 오락실 안 가고 빈 강의실에서 자습을 하자 마음을 먹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습을 하기 위해 빈 강의실에 들어갔음.
빈 강의실에 들어가 불을 켜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자습을 시작했음.
책을 펼치니 아놔 ㅠㅠ 자괴감이... 지금쯤 진도 여기 나가고 있을 텐데
교수님 수업과 함께 진도를 나가야되는데 돈을 내놓고도 학원에서 왜 나는 나 혼자 이러고 있다니... 갑자기 슬픔이 밀려들음 ㅠㅠ
나 혼자 책보고 진도나가니 지루함. 교수님과 함께라면 훨씬 더 쉽게, 재미있게, 머리에 쏙속 들어올 텐데
비싼 수업료내고 대체 내가 이게 무슨 꼴임...
아놔...
에혀... ㅁ ㅣ치겠다...
역시나 나레기 답게 공부는 안하고 이딴 생각을 하고 앉아있게됨.
그런데 원래 잘 알겠지만 공부라는게, 집중하면 안 졸림.
그러나 딴 생각을 하면 졸림.
그래서 잡념을 쫓고 집중하면 그다지 졸리지 않음.
근데 이게 머리로는 다 아는데 막상 실천하려면... 휴... 나레기 ㅠㅠ
그냥 포기하고 안경을 잠깐 벗고 눈 좀 붙일라했음.
책을 펼쳐 폭신하게 깔아놓고 그 위에 머리를 두고 자려는 순간
?!
뭔가 ㅅ1 bal 갑자기 겁나 섬뜩함. 문득 어제 꿈이 떠오름.
집 방 안도 아니고 이런 빈 강의실에서 만약 어제처럼 회색의 방 안에 갇히는
그런 꿈을 꾸게 된다면???
???
뭔가 갑자기 상당히... 는 아니고 살짝 오싹해졌음.
그래서 이대로 잠을 자느니 세수라도 해서 잠을 쫓아야겠다고 생각이 됨.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안경을 쓴 뒤에 강의실 밖으로 나왔음.
복도엔 아무도 없음.
화장실에 가보니 역시 화장실에도 아무도 없음.
하긴... 수업시간이 재수생들처럼 이른 아침 7시 8시 이런 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수업 못 들어가면 밑에 오락실이나 피시방에서 시간이라도 때우고 올 텐데
자습하겠답시고 여기서 청승맞게 이러고 있는 것도 나 뿐일 거고.
에휴. 뭐냐 진짜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울 속의 한심한 나에게 말했다.
"뭐냐? 넌. 진짜... 아오."
한 번 나 자신을 향해 화풀이를 하고는 안경을 벗고 세수를 어푸어푸 했다.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자 시원하면서도 뭔가 좀 정신이 드는 느낌이 났다.
슬슬 이 정도면 되었겠지 느끼며 물을 끄고 물기를 손으로 좀 닦아낸 뒤 고개를 들었다.
어????
거울에 아무도 없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내가 시력이 나쁘니 세수하다가 시야가 좀 흐려진 채 봐서 그런가 싶어가지고
고개를 다시 숙이고 아까 세수하느라 잠깐 벗어놓은 안경을 집어들려고 했다.
???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안경'만' 정확하게 그대로였다.
안경'만' 변화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서 다시 한 번 보았다.
화장실에 아무도 없었다. 거울 속에선 아무 것도 비쳐지지 않았다.
거울에 아무도 없는 건, 그건 별 거 아니었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쳐지지 않는 것보다 그때 나를 더욱 오싹하게 했던 건
이 화장실 전체의 풍경이 어제 꿈 속에서 봤던 그 회색의 내 방과 똑같은, 모두가 빛이 없는 회색이었다.
ㅇ ㅏ니 X발 잠깐만. 지금 오전 11시 쯤인데?
사람도 많은 공공장소 건물인데?
이게 말이 돼? 원래 이런 일은 아무도 없는 후미진 곳에서 으스스한 늦은 시간에 벌어지는 거 아냐?
이게 말이 되냐고.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X발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았다
*4편*
돌아버릴 것 같았다. 사람이 살면서 상식이라는 게 있다.
적어도 귀신이라는 건 아무도 없는 그런 으스스한 장소에서 해 다 지고 껌껌한 그런 시간에 출몰하는 게 상식 아닌가?
밤도 아니고 오전 11시 쯤, 정말 밝아도 너무 밝을 때인 이 시점에서 사람도 많다 못해 미어터지는 공공장소인 학원에서
그럼 대체 뭐지?
와 진짜 돌아버릴 것 같았음.
너무 화가나서 순간 X발!!! 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려는데 뭔가 위화감? 비슷한 걸 느꼈음.
가만히 소리에 집중해봤음.
어느 정도의 사람 소리, 특히 교수님들이 마이크로 강의하는 소리는 어느 정도 들려와야 정상임
그런데...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도 아예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림.
어제랑 똑같음.
이런 상황에서 내가 뭔가 소리를 지르면 안 될 것 같은 위화감을 좀 느꼈음.
소리지르면 뭔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
그래도 분명한 건 하나 있었다. 저 문을 열고 나가면 사람들이 많다는 것.
왠지 문고리를 잡아 돌려선 어제처럼 열리지 않을 것 같았다.
난 뒤로 서서히 물러갔다가 전속력을 다해 달려서 문에 어깨를 쾅 부딫혔다.
???
다들 알다시피 작용 반작용이라는 게 있다.
내가 온몸을 날려서 문에 부딫혔는데, 그 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그 충격은 고스란히 나에게 전부 전달된다.
그런데 문도 열리지 않았고, 나 또한 아주 미미한 충격만 느낄 수 있었다.
소리도 아주 작았다. 아예 안 난 건 아니고, 굳이 비유를 하자면 솜 한 뭉치를 산에 있는 커다랗고 단단한 바위에 던졌을 때 나는 소리 쯤?
아, 그 정도면 소리가 아예 없는 건가? 모르겠다. 내가 받은 충격량이나 소리로 보면 거의 그쯤이었다.
뭐 아무런 것도 없었다.
아 놔... 문제는 그 이후였다.
화장실 문이 안 열리는 걸 알고 돌아보니, 화장실 풍경이 그렇게 오싹할 수가 없었다.
거울에 아무도 안 비치는 건 댈 것도 아니었다.
각각의 대변기에 달린 그 문들이, 열린 것도 닫힌 것도 아닌
애매하고 오묘하게 살짝 열려있는 그 상태가 무엇보다도 오싹했다.
왠지 저 안에 들어가 숨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여기 가만히 있자니 이렇게 오픈 된 화장실 한복판이 제일 위험한 것 같고.
지금 내가 여기 있으면 저 아무도 안 비치는 상식밖의 거울과 저 알 수 없는 안경이 있고,
그렇다고 저 대변기의 문 중 하나 안에 들어가서 숨어있을 용기도 안나고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열리지도 않는 화장실 문에 바짝 붙었는데, 또 여기 붙어있자니 갑자기 문이 열리고 뭐가 튀어나올지도 몰랐다.
생각해보니 모든 게 다 무서웠다. 모든 상황이 다 엿 같았다.
내 나름 가장 안전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터져버리니 이건 뭐 진짜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근데 말이 멘붕이지, 멘붕의 자세를 취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이 모든 걸 다 보고있자니 너무나 무서웠다.
무섭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웅크릴 수도 없고, 눈을 감을 수도 없었다.
너무나 무섭지만 그래도 눈을 뜨고 지금 여기 모든 것 하나하나를 다 예의주시했다.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았다.
상식도 안 통한다. 안전한 상황 같은 것도 없다.
진짜 기가막혔다. 전혀 생각도 못한 상황에서 이런 엿같은 경우가 발생했다.
난 이제 어찌해야하는가 미치고 돌아버릴 것 같은 상태로 거울이 비쳐지지 않는 화장실 한가운데서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등 뒤도 방심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다 멈춰있고,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게 또 날 미치게 했다.
내 입에선 '왜...? 왜...?'라는 물음만이 감돌고 화장실 가운데서
넘처럼 두리번거리며 신경을 극도로 세운채로 모든 것 하나하나를 다 예의주시했다
어제처럼 야한 생각하고 뭐하고 할 겨를도 없었음...
뭐 한 것도 없는데 100m 달리기를 전력질주 한 것처럼 호흡이 가빠졌고 진짜 이대로 죽을 거 같았음...
1초가 1분 같고 1분이 한 시간 같았음...
ㄱ절... 기절이 정말 하고 싶었는데 온 신경 곤두세우고
필요이상으로 말짱한 상태라 그나마도 되지가 않았음... 미침 진짜....
한 5분에서 8분 쯤 지났을까? 그 정도 지나니 진짜 미치겠더라.
그냥 뭐가 나오던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음
차라리 엄청 끔찍한 모습의 귀신이라도 빨리 나와줬으면 했음
너무 무서워서 제발 귀신이라도 나와주세요 하고 빌고 싶었음
그래 이렇게 미쳐버릴 바에 차라리 귀신을 보자. 귀신이라도 보고 싶다.
만나면 나한테 왜 이러는지 일단 아구창부터 날리고 보자
진짜 내가 돌아버렸는지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됨
그래서 무서워서 감히 그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없었던 대변기 칸 중 하나를 열고 들어가려 했음.
문이 닫힌 것도, 열린 것도 아닌, 애매하게 아주 살짝 열려있는 그 대변기칸의 문을 잡고 확 열어제끼는데
안열림 ㅋ
..... 어어어
진짜 그때 "어어어"하면서 폭풍같이 눈물이 쏟아짐
소리없는 울음이었음. 소리도 못내겠음. 진짜 눈물이 주륵주륵 흐름
진짜 대변기칸들 있는 곳에서도 못 있겠고 다시 문 근처의 거울 앞 세면대 있는 곳으로 왔음
역시 거울엔 아무도 안보임
계속 눈물이 나고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서 털썩 주저앉아버렸음
눈물이 계속나서 팔로 눈물을 훔쳤음
그때 누군가 내 팔을 잡는게 느껴짐
흐이익!!!
난 경기를 하듯 놀랐고 눈물을 훔치던 팔을 치우자 뿌옇게 흐려진 시야 사이로 어떤 뽀골머리를 한 아저씨가 보였음
"괜찮아요?"
나는 나도 모르게 네? 네? 이딴 말만 반복하다가 갑자기 상황파악이 되었음
모든게 색이 원래대로임. 그 상태 그대로임
고개를 들어서 거울을 올려다봤음. 거울에 다 비침.
그 뽀골머리 아저씨가 다시 한 번 내 어깨를 흔들며 물어봤음
"괜찮아요?"
아마 수업 도중에 화장실로 잠깐 나온 사람인 것 같았음.
아.. 네...
나는 어리버리하게 대답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려했음
그 순간 등 뒤에서 그 뽀골머리 아저씨가 불렀음
"아저씨. 이거 안경 아저씨꺼 아니에요?"
아니 내가 왜 아저씨야 누가봐도 아저씨가 더 아저씨 같구만.
난 정신이 없는 채로 뒤돌아봤는데 그 아저씨가 안경을 흔들며 나에게 말을 하더라
"아... 그거 그냥 가지세요"
"네?"
"아, 아뇨 주세요."
그냥 가지라 하는 것도 뭔가 이상해보일 것 같아서 그냥 받았음.
난 받자마자 빈 강의실에 있는 내 가방도 챙기지 않은채 어제 그 안경을 주웠던 정in 오락실로 냅다 달렸음
지금 내 머릿속엔 이 안경. 다시 그 자리에 갖다놓자.
오로지 이 생각밖엔 없었음.
오전이라 사람이 몇 없었음.
난 어제 안경이 놓여져 있던 오락기 그 위치에 바로 안경을 올려놓고 오락실을 나왔음.
이 오락실 안에 있는 누군가 중에 그 안경을 다시 줏어가서 나같은 일을 겪을지 몰랐지만
그렇게 오락실에 안경을 버려버리고 내가 사는 고시텔 방 안에 들어왔음.
뭔가 좀 홀가분함.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안경 때문이었음.
확실히 안경이 없어서 그런지 방 공기도 달라진 거 같았음
이런 저런 상황을 겪고 긴장이 풀리자 급 허기가 짐.
뭐 혼자사는 고시생들이 거의 그렇지 뭐
사실 노량진엔 값싸고 양많은 먹거리가 많지만 나가기조차 싫을 때가 있음. 아니면 새벽에 급 야참이 땡겨 배고플 때라던가...
냉장고에서 냉동피자를 하나 꺼냈음
문제는 그들은 그걸 먹으며 나머지 한 손으로 공부를 했지만,
쓰니는 한 손으론 마우스를 잡는다는 거...
냉동피자를 대강 데우면서 노트북을 켰음
노트북 부팅되는 동안 전자렌지에서 띵 소리가 남.
다 덥혀졌다는 소리.
근데 전자렌지보니 뭔가 이상함
전자렌지의 문 쪽이 마치 냉동피자처럼 냉동한 것 같이 하얗게 서리얼음이 껴있고 미끌미끌함
ㅋㅋㅋ 뭐지 이건?
옛날에 쓰니가 비닐봉지 같은 게 손가락에 붙을 때
우와 나 숨겨진 마법이 있나? 하면서 신기해하던 적이 있었음.
알고보니 정전기 때문이라 하더라 ㅋ
뭐 그런 것처럼 쓰니가 모르는 어떤 과학적 원리에 의해 그렇게 되는 때가 가끔 있는 거라 생각하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냉동피자를 거냈음
피자는 근데 노릇노릇하게 데워지다 못해 거의 타들어가있는 거임
이상하네. 절대 타들어갈 시간 정도로 돌리지 않았는데?
아 ... 하면서 탄 부분은 대충 떼어내고
입에 물렸음 ㅋ 나님은 무려 자취생활 고시텔생활 2년째 나퀴벌레임 강한 생존력.
무시 ㄴㄴ
그렇게 한 손에는 피자를 들고 한 손으로 무의식적으로 저주, 저주받은 물건 뭐 이런 걸 치고 있었음.
치면서 검색하다보니 희한한 거 발견.
바로 디 모 사이트에서 벌어진 저주받은 가발 이야기였음.
오 이런 것도 있었나? 내 안경 이런 거랑 좀 비슷한가?
(사진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아무리 해도 엑박이길래 그냥 없앴어요..
글 읽는데 지장은 없는거같아영 다들 보신얘길듯?)
절대 그냥 버리지 말고 태우란다.
그걸 보니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어쩌지?
난 그냥 버렸는데?
순간 아직까지도 문 쪽에 냉동피자처럼 서리얼음이 낀 전자렌지가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자렌지에 냉동식품 돌려먹다보면
렌지에도 서리얼음이 끼는 현상 같은게 있나 검색해보았다.
찾고 찾고 또 찾아보아도 그딴 건 없었다.
X발 그럼 저 얼음낀 렌지문은 뭐야?
!!!
진심 순간 개소름 돋았음
난 순간 ㅁ ㅣ친듯이 다시 방에서 뛰쳐나와 오락실로 달려갔다.
다행히 그 안경은 아직 있었다
안경을 잡자마자 난 바로 오락실 안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라이터를 꺼내어 안경을 태우기 시작했다.
ㅋ 안타네
그런데 이 오락실의 화장실이 매우 작음
들어가자마자 거울이 있는데, 화장실이 매우 좁아서 어디에 있건 뭘하건 이 거울에 무조건 내가 뭐하는지가 비쳐짐
그렇게 라이터로 안경을 태우는 내 모습이 거울에 비쳤는데 뭔가 이루말할 수 없이 소름끼치는 느낌이 확 들었다.
난 그 오락실의 비좁은 화장실에서 나와 사람이 많은 길거리로 나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밖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ㅋ...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안경을 라이터로 태우기엔...
뭔가 뻘줌...
사람 없는 곳을 슬슬 찾다가 이 노량진, 그것도 점심시간에 그런 곳은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주차장에서 자동차 옆에 쭈그려 앉아서 라이터를 켜고 안경을 열심히 태우기 시작했음
근데 잘 안탐
원래 이거 제질이 불에 타거나 그런 소제가 아닌가봄
그냥 녹는 그런 거 같은데... (나님 문과출신이라 이런 거 잘 모름;)
그냥 이대로 녹여도 되는 건가?
태우라고 들었는데...
점점 라이터로 지지다보니 안경이 뭔가 매우 그로테스크 해지는 거 같음
그러다 갑자기 뭔가 한기가 확 들고 소름이 끼쳐서 라이터를 끄고 일어났음
애시당초 저주받은 게 맞는지도 모르겠음.
저주라함은 보통 귀신 씌인 거 말하는 거 아닌가?
난 귀신 본 적은 한 번도 없음. 차라리 귀신을 보는 게 나을 듯. 이건 정말 멘붕임.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또 식은땀이 남.
그러다 갑자기 문득 드는 호기심.
대체 이 안경은 뭐지?
갑자기 ㅁ ㅣ칠듯이 이게 대체 뭔지 궁금해지기 시작함.
순간 내 머리에 뜬 건 당연히 무당이었음
무당을 찾아가야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음.
나한테 일어나는 이 현상이 정말 안경 때문인지 아닌지도 사실
확실하지가 않고, 진짜 이대로는 공부고 뭐고 인생 망하게 생겼음.
뭐가되든 원인을 알아내야함.
나 혼자 처리한다고 안경 태워먹고 쇼하다가 만약 또 학원에서 같은 일 벌어지면 난 정말 돌아버릴지도 모를 일임.
그런데 생각해보니 걱정이 또 생김.
돈은 어디서 구하지?
도저히 어머니한테 "엄마 ㅠㅠ 저 뭔가 저주받은 안경을 줏어서 저주 씌인 것 같아요
무당한테 한 번 갔다 오려하니 돈 좀 주세요."라는 정신나간 소리는 할 수가 없었음
안 그래도 엄빠 나 때문에 많이 속상한데 저런 소리까지 하면 진짜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거 같았음.
휴... 그래... 아템을 팔자...
내 밥줄이 끊기는 거나 다름이 없었음 ㅠㅠ
그래도 할 수 없지...
난 그렇게 생각하고 피시방엘 갔다.
피시방에 들어가 아템들을 급처했다.
정가대로 팔면 70정도는 나오는데, 급하게 급처하다보니
53만원만이 내 수중에 모이게 되었다.
무당 점집 뭐 이런 키워드로 검색을 하자
많이는 나오는데 죄다 하나같이 사기꾼 돌팔이 같았다.
용하다 어쩐다 수식어와 미사여구가 잔뜩 쓰여있어봤자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음.
그러다 어렸을 적에 봤던 무당&점집 많은 거리가 떠올랐음.
내가 할머니께 여긴 왜 이리 무당들이 많냐고 물었더니
이 지역이 음기가 많아 신들린 사람들이 영접하기가 쉽다고 한 걸 들은 것 같았음.
예전 할머니께서 사셨던 곳...
만수동...
난 아템팔고 생긴 마일리지 53만원을 인출하자마자 바로 그 무당거리를 찾아갔음.
아직 빈 강의실엔 내 책에 놓여있겠지만
지금 공부고 뭐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음(진짜로)
내 시력이 워낙 나빠서 매우 불편했지만 그 안경을 도저히 다시 쓸 용기는 나지 않아서
그냥 안경을 쓰지 않고 손에 든 채로 만수동 무당거리에 도착했음.
+) 글쓴 님의 말
들어가기에 앞서.
가끔 이 일이 실화냐 허구냐 묻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엄밀히 말하면 허구입니다.
그런데 그 허구가 그냥 허구가 아니고요.
실제 있었던 일을 각색한 건데...
각색이라 함은 보통은 과장인데, 이 이야기는 그 반대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그냥 다 생략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서요. 맨 처음에 밝혔다시피 시간이 음스므로 음슴체라는 ㅎㅎ)
또 그다지 안 무섭도록 각색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하루 만에 원인 다 찾고 바로 무당에게 찾아가는데요.
원인이 줏은 안경이라는 걸 알아낸 것도 이런 저런 온갖일 다 겪다가 한참 후에 알아낸 사실이구요.
정말 무서워도 너무 무섭고 미칠 것 같아서 그냥 죽어버릴까 하며 자살까지 생각하던 때에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무당들 찾아간 겁니다.
*5편*
그런데 사실 찾아간 것도 그냥 한 방에 찾아간 것은 아님.
몇 가지 자잘한 일이 있었는데 한 가지만 풀어보겠음.
역에서 내려서 택시타고 할머니 사시던 그 만수동 골목 데려다 달라고 했음.
그 아저씨가 좀 우락부락하시긴 했는데 매우 친절하시고 한참 아랫배인 내게도 공손하게 존대어 쓰시며 잘해주셨음.
그런데 길 가다가 가끔씩 택시기사 아저씨가 운전하시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목적지도 아닌 곳에서 멈춰섰음.
난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네?'했다가 왠지 이 나이의 청년이 무당보러 간다고 하기 좀 이상해서 할머니 보러 간다고 답했음.
그랬더니 아까 그렇게 존대어까지 쓰시며 공손하던 분이 반말을 고 화를 내시며 당장 나가라는 거임
내가 얼 타고 있는데 돈 같은 것도 필요없으니 빨리 나가라함.
올ㅋ 제대로 찾아온 거 맞는 듯? 돈도 안내고 꽤 멀리까지 왔으니 좋구만ㅋ'했는데
아무튼 여차저차 해서 그 무당들 많은 거리에 들어섰음.
한자로 卍표시 되어있는 집들이 상당히 많음.
동자신 씌였다면 어린애 연기는 쉽지 않을 거 아니겠음? ㅋㅋ
사실 쓰니는 무당이니 점이니 이런 거 믿지 않음
그런데 왜 갔냐고? 그만큼... 그냥... 절박했다고 해두자 -_-
의외로 매우 가녀리고 빼빼마른 40대 중반 정도의 아주머니가 앉아계심.
내가 들어가자마자 나를 심각하게 쳐다보던 그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씌였구만
그래도 그냥 웃겨서 뭐라하는지 지켜봤음.
하는 일이 잘 안되지?
ㅋㅋㅋㅋ 아주머님. 그 말은 대한민국의 20대 청년 모두한테 해도 [예]소리 들을 말인데욬ㅋㅋ
아... 잘못 골랐네 ㅅ 1 B ㅏ...
그렇게 무슨 핑계를 대고 나갈까 눈알만 굴리며 대답도 안하고 있던 내게 그 아주머니가 물었음
걱정하덜 말어. 저 요망한 것만 내면 다 일 잘 될 것이닝께.
아 네네 -_- 그러시겠죠
그런데 학생이당가?
ㅋㅋㅋㅋ 내가 뭐하는지도 모르는 분이네 아놬ㅋㅋㅋ 잘못 왔엌ㅋㅋㅋ
나 : 네 그런데요
나도 님 ㅅ ㅏ이비라는 거 눈치 챘거든여? ㅋㅋㅋㅋ
원래 10만원 짜린데 학생이라 싸게 받는 거야.
아 됐거든요?
아예 대놓고 그냥 사기꾼 해라. 아오 콱
내 4만원이 이렇게 허무하게... 하... 여기 점집 겁나 많던데 여기서 대체 꽝이 아닌 집을 어떻게 가려내지?
짜증도 나고 낯선 분위기에 영 적응도 안 되고 해서 지갑을 꺼내다가 주머니 속에 넣어뒀던 안경이 툭 떨어졌다.
아오... 봐도 봐도 정이 안 가는 안경.
근데 그 안경이 떨어지자 -_-의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 아주머니의 얼굴이 심각한 얼굴로 확 바뀌었다
저게 뭐여
네?
안경인데? 설마 안경인 걸 모르는 건 아닐 테고...
여기 4만원이요. 근데 방금 뭐라고 하셨죠? 저거 뭐냐고 물으셨나요?
내 어깨를 확 잡아당기며 쉬이이이이ㅣ잇!
하며 조용히 하라는 표시로 입술에 손가락을 대었다.
오호, 이제 뭔가 조금 그럴싸해보이는데?
뭔가 무당 아주머니에게 급 신뢰감이 오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인차 무당 아주머니에게 대뜸 물었다.
왜 그러세요?
마치 바로 옆에 호랑이가 있고, 둘이 풀숲에 숨어있는데 내가 '어 저게 뭐에요?'하면서 소리를 낼 때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 같았다.
아니 근데 뭐냐고요. 왜 그러는지 이유라도 알려주셔야 내가 조용히 하던 말던 하지.
왜 그러세요? 설마 저기에 뭐 귀신이라도 씌인 건가요?
그러자 그 무당 아주머니는 제발 좀 조용히 해달라는 듯이 표정을 마구 찌푸리며 두 손을 마구 흔들며 입모양으로만 말했다.
그 아주머니의 입모양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니여! 아니여! 그런 것이 아니여!!'
그런 게 아니라고? 그럼 대체 뭐지?
모르긴 몰라도 그 얼굴 자체가 뭔가를 심하게 무서워하고 있단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대체 뭘 이렇게 무서워하는 거지?
그제서야 난 이게 뭔가 장난이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무당 아주머니는 그 상태로 탁상위에 올려져 있던 그림을 북 찢으시더니(헐 저런거 찢어도 되는 건가?) 엎드려서
그 찢은 뒷면에다 뭔가를 급하게 쓰기 시작했다.
*6편*
시간이 음스므로 음슴체.
이제부터 사건을 거의 축약하고 진도를 빠르게 빠르게 패스트하게 나갈테니 잘 따라오시길 바람 ㅋ
여튼 그 무당 아주머니가 급하게 쓴 뒤에 찢어준 종이를 보니 대충 이런 내용이었음.
주소는 xxx-xxx
대강 이런 내용.
아까까지만 해도 나에게 뭐라뭐라 하던 사람이 나에게 벌벌벌 떨면서 저렇게 비는 걸 보니 뭔가 기분 이상하기도 하고 그랬음.
그냥 나올라다가 안경을 두고 온 게 생각나서 다시 뒤를 돌아봄.
그 아주머니는 안경엔 크게 관심도 없는 듯 그저 머리를 땅에 박고 아까 그 자세 그대로 엎드린채 두 손을 모아 올리고 덜덜덜 떨고 있었을 뿐임.
말이 주소 가지고 찾아가는 거지, 진짜... 일임
거기다가 뭐? 이름이 조자룡?
심각한 것인냥 갑자기 울면서 연기를 한 뒤에 뭔가 다른 더 영험해보이는 사람에게 토스~ 하고
(사실 이렇게까지 생각할 정도로 주소 하나 가지고 여기까지 찾아간다는게
이 사람이 조자룡신내림 받았으면 난 여포신내림 받앗다 ㅅ 1팜...
다시 그냥 고시텔로 돌아가기도 그렇고 정말 개노가다해서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그 종이에 적힌 주소로 가서
.....
황당한 일인데 이미 그 분은 돌아가신지 10년도 넘은 분이라 함.
뭔가 너무 어이도 없고 당한 듯한 기분에 벙쪄있는데 정 그러면 그 분의 제자분을 알려드릴 테니 찾아가보라고 함.
아니.. ㅋㅋㅋㅋ 철학하는 사람의 제자랑 지금 이 일이랑 뭔 상관이 있다고 뭘 소개를 시켜주고 찾아가봄?
결국 일 해결은 해결대로 못하고 돈만 버리고 시간만 버리고 힘만 들고 지치기만 하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초장부터 전화하는 건 실례일 거 같아서 문자로 꾹꾹 이러저러해서 연락드립니다라는 이유를 나름 간략하게 적은 후 여유가 되실 떄 연락바란다고 보냈음.
의외로 답장은 금방왔고 지금 당장 만나기는 어렵고 일단 전화통화를 하자하심.
그래서 전화통화를 여차저차 가타부타 했는데 대강 내용을 간략하게 추려서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음.
다만 생물학적 병이나 이런 걸 고쳐주는 게 아니라 귀신 등에 의해 부정한 일, 나쁜 일 등이 일어나는 걸 고쳐주는 것임.
실제로 무당을 찾아오는 사람이 200명 꼴이라고 치면 정말로 뭔가 나쁜 령이 씌여서 무당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일은 그 중에서도 단 1명 꼴임.
그 무당의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아마도 내게 일어난 경우는 2가지 중 하나로 보임.
다른 원한령, 악령의 경우와 달리 낙태아령의 경우엔 정말 신력이 아주 강하거나 노련한 무당이 아니면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함.
령을 위로할 방법이라곤 그 아이의 부모가 함께 직접 천도재를 지내는 수밖엔 없음.
이 천도재를 할 수 있는 무당은 현재로선 한국에서 몇 안 됨.
과거엔 그래도 몇몇 영험한 스님분들이 저렴한 값에 거의 봉사하는 차원에서 해주고 다니기도 하고 그러셨는데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신이 멍했음.
"엄빠 ^^; 저 낙태아령 씌였대여. 천도재라는 걸 해야하는데 최소 500정도 들어간대여. 돈 점 주세여 헿"
이라고 할 수는 도저히 없었다.
설령 500이라는 돈을 구한다해도 천도재를 지낼 이 아이의 부모는 대체 어디서 어떻게 알아낸단 말인가?
주변에 누구 중절수술 등을 한 사람 없는지 알아보라고 하였음.
아니, 근데 나는 이 안경을 줏은 뒤로 이상한 일이 벌어진 거 같은데...
두번째는 서양에선 그래도 좀 있을지 모르지만, 동양에선 매우 희귀한 케이스로,
애초부터 인간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의 무언가라는 거임.
이른바 악마라 불리는 것인데, 정확히는 악으로 뭉친 사념체 같은 것이라 함.
다소 생소한 개념일지 모르나 고대 중국의 사상가들은 이것을 알고 있었다함.
이게 과거 맹자 같은 사상가가 말한 호연지기라는 거임.
그와 파생되는 여러 가지 것으로 그 유명한 음양오행이나 태극이론 등이 나오는데
아무튼 둘 중 무엇이건 간에, 그 반무당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였을거라 함.
예시를 들어보면, 원한령 같은 귀신이 씌인 사람의 경우엔 강도와 함께 들어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음.
이 경우엔 그 강도를 꾸짖거나 달래거나 하면서 잘 풀어내어 그 붙은 사람에게서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일의 해결이 가능한 반면에
저 둘 중 한 가지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내가 강도와 함께 들어오는 게 아니라 마치 안전핀이 풀린 수류탄을 갖고 들어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거라는 거임.
수류탄에 뭔 설득이 통하고 꾸짖음이 통함?
따라서 그 무당으로썬 그저 벌벌 떨며 제발 나가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셨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보니 뭔가 정말 도인 같기도 하고 능력자 같기도 하고 그랬다.
아무튼 오늘 당장은 만나기 어렵고 금요일에 시간을 비워놓을 테니 그때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셨음
그저 고맙단 말을 연신 내뱉은 후에 그때 만나기로 하고 약속을 잡았음.
그런데
그렇게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으니 갑자기 또 불안감이 엄습했다.
나 혼자서 지금 이 상태로 2일을 더 버텨야 된다는 건데 그동안 아무 일 없이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진짜 하나같이 악질이었다.
보통 들어본 풍문으론 귀신은 환각이나 환청으로 사람을 놀래키거나 스트레스를 주었던 걸로 기억한다.
분명 내가 아무리 정신을 놓았기로서니 앞에 있는 전봇대를 못 볼 리가 없다.
그 기사 할아버지께서 제대로 멈추지 않으셨다면 난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그 택시기사 아저씨도 그렇다.
어? 아? 음? 어어..? 이런 말을 자주 한 것과 가끔 급정거가 있던 걸로봐선 나 뿐만 아니라
그래서 뭔가 그 기사아저씨는 생명에 위험을 느끼고 돈도 안 받고 날 쫓아낸 거 같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오싹해졌다.
*7편*
남은 2일 동안 도저히 나 혼자서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냥 집에 들어가기로 선택했다.
고시텔 말고, 집.
들어가기 정말 진짜 진심 무지무지 싫은 집이였으나 별 수 있나...
이 상태로 집에 들어가면 아마 12시는 넘을 거 같은데.
예상대로였다. 어찌저찌 차 타고 집으로 갔더니 12시 10분...
그나마 정말 다행인 건, 우리집이 1층이라는 사실... ㅎㅎ
엘레베이터 어떻게 타냐 진짜 ㅠ 1층인게 천만 다행...
띵동
"누구세요?"
아... 대답하기 싫다.
"나야."
제발 플리즈. 엄빠 모르게 조용히 집에 들여보내다오
나의 사랑스런 동생님. 어렸을 때 부터 예뻤어요 님하 제발
현아보다 이쁘고 귀여운 울 동생님이시여
"엄마아~!!! 오빠왓어!!"
..
아주 동네방네 광고를 해라 -_-
진짜 성격은 얼굴 따라간다고, 못생긴게 맘씨도 고약하다
하여간 어릴 때부터 좋은 구석이라곤 없었다.
어으... 눈치보여서 집에 어떻게 들어간다냐;
역시 집에 들어가자 나레기는 그저 불청객 중의 불청객
엄마 : 어떻게 된 거야? 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내일 학원 안가? 공부는?
나: 아 엄마 나 피곤해요
엄마 : 아 ㅠㅠ 정말 내가 너 때문에 속이 터진다
어떻게 된 거냐고 진짜!!
나 : 아 엄마!! 제발요 쫌!!
속 터져하는 어머니께 나도 어쩔 수 없이 짜증을 내고 말았다 ㅠㅠ
엄마 죄송해요 ㅠㅠ 근데 진짜.. 하... 나도 막 피곤하고 답답하고... ㅜㅜ 나도 미치겠어요
결국 어머니의 닦달+나의 짜증섞인 샤우팅에 아버지마저 방 안에서 나오시고 말았다
아빠 : 아 왜 이렇게 시끄러워
나 : 아 저 들어왔어요
엄마 : 어휴 ㅠㅠ 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 진짜.. 어휴... ㅜㅜ
나 : 아 엄마 그런 거 아니라구요 쫌!!
아빠 : 너 뭐하는 놈이야? 오밤중에 갑자기 들어와서 왜 그렇게 시끄럽게 굴어?
나 : 아..
아빠 : 그리고 들어와서는 엄마한테 태도는 또 그게 뭐야?
너 그게 연락도 없이 한밤중에 집에 들어와선 엄마에게 할 태도야? 어??
나 : 아.. ㅠㅠ 그게요.. ㅜㅜ
아빠 : 너 언제 정신 차릴래? 그딴 정신상태로 공부 제대로 하냐?? 어??
아놔.. ㅠㅠ 엄빠 죄송해요 아휴 근데 진짜 그게 아닌데..
아 이래서 집에 들어오기 싫었는데...
아 진짜 아...
결국 엄빠의 한탄섞인 잔소리 어택을 한참 당하고 맨탈이 너덜너덜 해진 채로
방에 들어왔다.
진짜.. 대략 정신이 멍했다. 쿠크 다 깨짐 ㅜㅜ ㅅ 1팜 악마고 안경이고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고 없어지고 싶다 ㅇ ㅏ.. ㅜㅜ..
서러워.. 내가 어쩌다가 이리 되었는지.. ㅜㅜ.. 흑흑...
그렇게 잠들었다가 문득 깨었는데, 또다시 느낌이 좋지 않았다.
눈은 뜨지 않았는데, 이 감촉으로 미루어볼 때 틀림 없었다.
바닥은 딱딱하고, 매우 춥고, 이불이나 베개따윈 없는 이 느낌.
난 이 느낌을 알고 있다.
'ㅁ 1친... ㅅ 1x...'
저절로 욕이 새어나오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살며시 눈을 뜨자
어?
익숙한 풍경이 아니었다. 대략 상당히 컴컴하긴 했지만,
그때처럼 그 빛이 아예 없지만 희한하게 형체가 뚜렷하게 다 보이는 그 회색의 풍경이 아니었다.
컴컴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리얼하게 컴컴했다.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어두컴컴함, 그것이었다.
뭐지?
근데 분명한 건 내가 잠들었던 그 방이 아니었다.
이불도 없고 베개도 없고, 바닥은 딱딱했다.
그리고 매우 춥고 뭔가 불편했다.
뭐야 이거
주위를 둘러보는데 너무나 깜깜하여 잘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나자 눈이 어둠에 익숙해진 듯, 조금씩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난 누워있었고, 내가 일어날 수 없도록 바로 위에 무언가 나무문 같은 걸로 잠겨져 있었다.
흡사 내가 관 속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내가 누워있는 바로 위로 막혀있어서, 답답함은 한층 가중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관 속이 갇혔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니었다.
내가 누워있는 위쪽만 그렇게 되어있을 뿐, 아래쪽은 전혀 아니었다.
아니, 아래쪽은 오히려 넓었다. 아니, 그것도 아니었다. 넓은 정도가 아니었다.
내가 누운 아래쪽은 계단이었다.
즉, 위로 가는 길은 막혀있지만 아래로는 얼마든 갈 수 있는 형태였다.
계단이니까.
뭔가 좀 불안했다.
위로는 못 가는데, 아래는 뻥 뚫려있다?
아래에서 뭔가 나오는 거 아냐?
그런 생각으로 아래쪽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역시, 내 불길한 예상이 맞았다.
뭔가 검은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물이었다.
물이 조금씩 계단을 타고 위로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
헌데 이 물이 아주 기분이 나빴다.
물론 지금 워낙 어두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물이 그 밑을 전혀 볼 수 없는 검은색의 물이었다.
그리고 물 특유의 약간의 물결이 일거나 그런 것도 없이 정말 물이 기분나쁜 기세로 점점 스으윽 올라오고 있었다.
내 예상이었지만 저건 뭔가 보통 물이 아니었다.
한 번 빠지면 절대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너무나 기분나쁜 물이었다.
그리고 그게 올라오는 속도가 은근히 꽤나 빨랐다.
잠깐, 난 이렇게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물은 올라오고...
이거 느낌이 안좋았다. 이대로 있다간 바로 익사였다.
물은 올라오는데 위는 막혀있으니 답답했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꿈이건 아니건 저 물이 올라오는 건 너무나 소름끼쳤다.
설령 꿈이라하더라도 저 물에는 절대 닿고 싶지 않았다.
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어느 덧 내 거의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으아!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위쪽을 팍 밀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너무나 허무하게 밀렸다.
아니 밀리지도 않았다. 그냥 허공을 저은 느낌.
뭐지?
처음부터 내 위를 덮고 있는 건 없었다. 환각이었나보다.
다행이다. 난 헐레벌떡 일어나 위로 뛰었다.
헐... 뭐야 이거...
위로 뛰다가 말도 안되게 소름끼치는 걸 발견했다.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고 있는 그것.
그건 초록색이었고, 이런 글씨가 쓰여져있었다.
비 상 계 단
흔히 아파트 계단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여기 풍경이 낯설었다.
우리집 아파트였다. 뭐야 이거??
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순간 불이 켜졌다.
그 왜 있잖아. 껌껌할 때 움직임 감지하면 저절로 켜지는 센서등.
센서등이 켜지니 눈이 약간 부시면서 계단에 있는 잡다한 먼지들과
누가 씹다 뱉어서 계단에 늘러붙어가지고 거무튀튀하게 변한 껌들까지
모든게 소름끼치도록 리얼하게 눈에 들어왔다.
뭐야 이거. 꿈이 아냐?
그 순간 다시 심장이 철렁거림과 함께 미치도록 소름이 끼쳤다.
지금 이 상황이 꿈이 아니라고? 아, 설마...
다시 밑을 바라보니 그 검은물은 계속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었다.
불이 켜진 상태에서 보니 더욱 소름끼쳤다.
그 물은, 정말로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투명하지 않은 검은색 물이었다.
그 검은색이라는게 물감의 검은색이 아니라, 정말로 물 속이 너무나 깊고
그럴 때 비치는 뭔가 심연속의 검은색 같은 그것이었다.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은근히 빨라서, 난 위로 냅다 달렸다.
숨까지 차오른다. 힘도 든다. 맨발이라그런지 발바닥마저 아프다.
너무나 생생하다. 이건 꿈이 아니다. 이럴 수가...
꿈이 아니라면 이건 진짜 큰일이다. 어쨌든 도움이라도 청해야한다.
난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위층의 집에 물론 새벽이라 민폐겠지만 도움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
없었다.
집이 없었다.
원래 한 층 올라가면 엘레베이터가 가운데 있고, 양 옆에 집이 있어야하는데 집만 없었다.
뭐야 이거 대체 뭐야
아래를 보니 물이 어느새 꾸역꾸역 근처까지 올라와있었다.
저 물에는 그냥 닿기만 해도 뭔거 절대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다시 허겁지겁 뛰어서 한 층 더 위로 올라갔다.
없었다
한층 더 위로 올라갔는데도 집이 없이 그저 그냥 벽이었다
뭐야 이게. 이게 말이 되나? 엘레베이터도 저렇게 있는데 집이 없다는게 말이 돼??
???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다. 망연자실함에 눈물이 왈칵 나올 것만 같았다.
그와중에도 센서등은 너무나 정확하고 똑똑하게 작동이 되었다.
그런 모든 리얼한 상황은 이 모든게 내게 꿈이 아니라고 말하주는 것만 같아서 더욱 절망적이었다.
정말 너무 소름끼쳐 눈물이 왈칵 나올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도 검은물은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었다.
허겁지겁 뛰어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한 층 더 위로 올라와도 집 같은 건 없었다.
다시 뛰어 올라갔다. 센서등의 불이 켜지고역시 집은 없고, 그저 벽이고, 검은물은 조금씩 차오르고
뛰었다. 그저 뛰어 올라갔다. 계속 뛰었다.
처음엔 내가 물보다 훨씬 빨랐지만, 그것도 계속 올라가니 내 체력이 점점 고갈되었다.
점점 내 속도는 검은물에게 따라잡히고 있었다.
그 물은 그런 나의 사정 같은 건 아랑곳 없이 똑같은 그 속도로 계속 차오르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 네 발로 걷는 짐승처럼 손까지 쓰며 계단을 헉헉 거리며 올라갔다.
그런데 보통의 집 문 같이 생긴 그런 문이 아니었다.
뭔가 80년대식, 한참 구식의 단순한 디자인 철문, 게다가 먼지도 많이 쌓여서 사람 손길이 닿지도 않은 그런 문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런걸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저 물이 차오르는 것에서 달아나야한다.
그런 생각에 난 생각도 않고 아랑곳없이 그 문을 잡고 열었다.
???
어어??
이거 잘 안 열린다.
뭐지. 뭐지.
뭐야 이거 왜 안 열려
뭔가 삐걱삐걱 거리긴 하는데 잘 안 열렸다.
아마도 문 자체가 워낙 오래되어 잘 열리지 않는 듯 싶었다.
아, 안돼
제발 열리라구
열려!
문 손잡이를 거칠게 잡아당기고 발로도 쿵쿵 차고 온갖 생쇼를 다 한 결과 간신히 문이 열렸다.
옥상이었다. 이제 더이상 올라갈 수가 없다 이런...
물은 거의 차올라서 결국 옥상까지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앞을 바라보자 저~ 앞에 뭔가 낭떨어지 같은 게 있었는데 그 뒤에 다시 여기 옥상처럼 무언가 건물이 있었다.
낭떨어지 같은게 좀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뛰어넘으려면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저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물이 따라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잖아? 물은 무조건 아래로 떨어지는 법이니.
어느 덧 물은 거의 바로 뒤까지 따라와있었다.
겨우 이 정도 물에 내가 익사할 일도 없고, 그저 발만 적셔지는 것이겠지만
저 소름끼치는 물엔 내 신체의 일부도 닿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망설임 없이 저 건물 반대편을 향하여 뛰어갔다.
힘껏 뛰면 뛰어넘을 수 있겠지.
???
그런데 내 마음이 너무 급해서였을까.
빠르게 뛰던 난 발이 꼬여 자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건물 반대편으로 뛰려던 순간.
어???
그런데 낭떨어지 아래가 아까 내가 봤던, 그 검은 암흑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낭떨어지 같은게 없었다.
아파트 옥상의 평범한 난간이었고, 그 난간 아래는 아찔할 정도의 높이차이로, 한참 아래에 놀이터가 있었다.
어두운 새벽에, 아무도 없는 놀이터.
반대편 건물? 그딴 것도 없었다.
아파트 다른 동 건물의 옥상은 훨씬 멀리 떨어져 있었다.
내가 도움 닫기해서 힘껏 뛴다고 닿을 수 있는 그런 거리가 아니었다.
뒤를 돌아보았다. 물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내가 아까 와서 밝혀져 있던 센서등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는지 자연스레 다시 툭 하고 꺼질 뿐이었다.
그 센서등이 꺼지자 옥상 문 안의, 내가 나왔던 그 아파트 계단 안은 칠흑같은 어둠 속으로 변해버렸다.
그러자 그제서야 뭔가 머릿속으로 이해가 갔다.
그 악마인지 뭔지가,
나를 여기까지 넣은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날 죽이려고.
아까 실수로 넘어져서 정신이 들지 않았더라면,
보이는 대로 힘껏 도움닫기하여 반대편 건물로 뛰었더라면,
난 아마 공무원 시험의 스트레스와, 집안 가족들과의 불화가 겹쳐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크게 혼난 바로 그 날 새벽에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걸로 그렇게 난 잊혀졌겠지
그렇게 내 인생은 끝났겠지. 그저, 시험압박의 스트레스와
가족들과의 불화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걸로, 그렇게.
진짜 완벽한 죽음이다.
소름끼쳤다.
그래. 그 악마인지 악령인지 귀신인지 뭔지가 삽시간에 날 여기까지 밀어넣은거다.
지금 여기 죽음의 바로 앞, 아파트 옥상 난간 앞까지...
그럼 그 '무언가'는... 지금 내 근처에 있는 건가?
죽기 바로 직전에 안 죽었다고 다시금 호시탐탐 내 옆에서 날 노리고 있을까?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하는 건가?
모르긴 몰라도 지금 내 근처에 있다는 거 아냐?
여기 아무도 없는 이 깜깜한 한 새벽, 아파트 옥상에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한 겨울 새벽의 추위만해도 내 몸을 덜덜 떨리게 만드는데,
이 모든 소름끼치는 사실이 날 공포로 더욱 옥죄여 더욱 떨리게 만들었다.
어딨지? 내 목숨을 노리는 그건 어딨을까?
저 문 뒤 암흑 속에서 날 노려보고 있을까?
아니면 내 옆?
아니면 내 뒤 지금 옥상 난간 뒤에서 날 잡아당기려고 하고 있을까?
엄마....
아빠....
살려줘요...
그 조용한 세벽에…
막 울고있으니까 엄마아빠가 걱정되서 달려옴.
엄마아빠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음.
그래서 아버지를 낳으신거임.
그렇게 절에 들어가니 엄청 넓었음.
모든걸 다 알고 있는듯한….
꼭 뒤에 큰 타이어를 매고 오르는 것 같음
그렇게 20분을 오르니 더 이상 못오를 것 같았음.
그런데 뒤에 스님이 나만큼 빠르게 뛰어 내려옴
스님이 중얼거리는게 다 들림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
다시 옴
그때 입에서는 여자같은 비명이 나옴.
아주 높은 산에 절간이 확실했음.
그때 그 아주머니가 와서 말함.
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갑자기 내입에서 헛소리가 나옴
그리고 옆에는 나만한 청년이 서있음
떨어지려는 나를 막아선 거임.
아빠는 기도를 하고 있었음.
스님이 오시더니 “안경은 무슨말이냐” 라며 물음
그리고 그날 밤을 서울에서 보내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함.
그렇게 아파트 단지의 쓰레기통을 다 뒤짐
그렇게 쓰레기 통을 다 뒤졋는데 안경은 보이지도 않음.
그렇게 꿈을 꿨는데 장소는 오락실였음.
모든일은 끝나는가 싶었어.
지하철안에 사람은 한명도 없더라.
참~ 아름답다…
노량직역에 서서 사람이 한명타더라고.
그리고는 내 맞은편에 앉아서 준비한 서류를 보더라고.
그리곤 한마디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