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차도를 걷고 있던 것도 아니고,
건물 사이 차도, 인도 구분 없는 이면 도로를 차가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만큼 옆으로 걷고 있었는데,
택시 한 대가 지나가면서 제 바로 옆에서 - 이해 안 되는 게 뒤에서 비키라고 경적을 울리는 것도 아니고 반쯤 벌써 지나갔으면서 제 바로 옆에서 -
그 길에 맞지 않는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역시 굉장히 큰 경적을 울리더라고요
진~짜 놀라서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저걸 어떡하지 쳐다 보니,
제가 가던 길에서 멀지 안은 호텔로 향하는 게 보였습니다.
번호 일단 확인하고 '아 호텔 택시 라인에 줄 서겠구나' 생각하고 호텔 쪽으로 고고
호텔 앞에 가니 역시나 그 택시만 한 대 서 있더라고요.
조수석 쪽으로 다가가서 뭔가 할 말이 있다는 듯이 쳐다 봄
이 아저씨 타려면 타지 뭔가 싶어서 저를 쳐다 보다 창문을 내리는데
"억!!!!!!!"
온몸의 기를 단전에 모은 뒤 복식 호흡으로 소리를 내질러 줬습니다.
제가 놀랐던 만큼 깜짝 놀라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노려 보니 자기가 잘못한 걸 알고 눈 까는 택시 기사
그리고 바로 앞 편의점에서 사이다 하나 사서 들이키려고 들어가는데 시동 끄고 어디 다른 데로 도망 가더군요
이제부턴 주택가나 골목에서 큰 경적 소리로 놀래키는 사람들한테는 목젖 클락숀으로 대응해 주겠습니다
번외:
비가 장대 같이 오는 날 어둑어둑할 때 아파트 단지 길을 걸어 가는데, 왼쪽에서 꺾어져 나오던 BMW가 저를 보고 멈추더니 경적을 또 시끄럽게 빵!!
(이것도 지가 지나가는데 내가 뛰쳐나간 것도 아니고, 내가 이미 지나가는데 내 앞에 멈춰 선 상태에서 나한테 경적 소음 시전)
이것도 차에 가서 창문 내리게 한 뒤 따져서 사과 받았습니다
'70, '80년대에 '차가 가는데 사람이 비켜야지' 이딴 소리 하는 운전자들 많았습니다. 차 자체가 신분을 상징하는 시기에 아랫 것들을 우습게 여기는 언사라고 생각했었는데 차도가 아닌 이상 사람이 가면 차가 멈춰야죠.
특히 경적으로 귀청 떨어지게 하는 운전자들 정말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