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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교때 부터 살던 동네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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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은 산쪽 시골동네에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거의 꼭대기집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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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네 살면서 참 이상한거 많이 보고 듣고 그랬는데 몇가지만 풀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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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희집은 그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했어요. 왜 가든이라고하죠? 계곡쪽에서 닭백숙팔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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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계절장사라 여름에만 북적거리고 겨울에는 거의 사람이 없다싶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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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 겨울밤, 친형과 함께 운동하러 집 앞에 나가서 즐넘기를 뛰고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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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기도 하고 그중에서도 워낙 외진곳이라 가로등도 거의 없어서 근방에 유일하게 있는 가로등 밑에서 운동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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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디서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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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3명 여자3명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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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랑 둘이 가만히 듣다가 이게 어디서 나는거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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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보니까 저희집이 장사하는 평상 중 하나에서 나는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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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하도 등산객들이 저희집 평상에 맘대로 들어와서 앉고, 어지르고가고 해서 부모님이 여러모로 고생이 많으실때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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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랑 저는 저사람들한테 여기있으면 안된다고 말하려고 평상쪽으로 다가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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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가다보니까 소름이 쫙 끼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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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시골이라 가로등이 거의 없다고 했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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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서 보니까 진짜 한치앞도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어둡더라구요. 나무사이에 가려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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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 평상은 아빠가 외부인들 못 앉게하려고 입구에 철조망을 빙 둘러놓은 상태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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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낮에도 들어갈 수 없는곳에 11시가 넘은 밤에 사람이 들어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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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그냥 다시 멀어지려는데 그사람들 얘기하는게 들렸어요. 아주 또박또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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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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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서 말하듯이 한글자 한글자 아주 또박또박 들리는 말이 대충 이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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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왔구누. 봐나리들 가리우." 뭐 대충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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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말이 아니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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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억양과 발음을 가졌지만 그건 말이 아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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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한테 얼른 들어가자고 말하고 집에 들어와서 형한테 대체 저게 뭘까 하면서 떨며 물어봤는데 형이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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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난 아무것도 못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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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저만 그 소리를 듣고있었고, 형은 그냥 제가 뭐가 들린다고하니까 같이 갔던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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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그 평상 근처는 얼씬도 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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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그 동네 살때 꼭 듣던 소리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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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하는 소리였는데, 사실 별로 특별한 소리는 아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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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야호는 뭐 어디서나 들리는 소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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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소리는 좀 특이했어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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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목소리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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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어른도 아니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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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와 야호~ 사이의 텀이 10초정도였는데,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짧게는 30분 길게는 7~8시간정도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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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목소리라기엔 메아리도 없어서 의아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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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동물 소리인가 하고 검색해봐도 안나오고 그냥 들을뿐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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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그 동네에 들어가서 고등학교 3학년 나올때까지 들었는데, 동네에서 나오니까 그때부터 안들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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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무슨소리였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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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저 소리도 다른 가족들은 못듣고 저만 들었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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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엄마랑 밭일 하던때 있었던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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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서리오기전에 꼭 묶어줘야하는거 아세요? 얼어버리거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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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집 뒤 배추밭에 배추를 묶으러 갔는데, 배추밭이 워낙 넓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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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가 줄줄이 쫘악 있고 한쪽 구석엔 마른우물이 있는 곳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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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배추를 한줄씩 묶어가기 시작하는데 뭔가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산에 넓게 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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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생각엔 그냥 노래방소리인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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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민박집들엔 겨울에도 손님들이 종종있었고, 오면 노래방기계 키고 노는 그런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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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 민박집에 손님왔구나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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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배추를 묶으려고 고랑을 움직일때마다 우물에 가까워지면 그 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라구요.

뭐지 싶어서 엄마한테 얘기하고 가만히 들어보는데, 배추묶는거 포기하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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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곡소리였어요. 마른 우물 안에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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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들은 소리긴한데 그 지역 어른들이 하던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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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는 산신이 없대요. 그리고 산에 산신이 없으면 그 산에는 귀신이 끓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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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지금은 그 동네 떠났는데, 아직도 그때 그 소리들은 생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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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저때 일들로 귀신이라는 존재를 믿지는 않지만 초자연적인 무언가는 믿는 계기가 되었어요...

요즘도 가끔 저때 저 소리가 생각이나서 한번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