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에 남편이 집에 늦게 온다는 말에 외출이 불가피해 7개월 아가 데리고 외출하고 왔어요.
집앞에 잠시 갔다 오는데도 마음이 영 안놓여서 아기띠 전용 바람막이로 아가를 두르고 외부 공기를 최대한 차단시켜서 나갔다 왔네요. 최대한 시원하게 입혀주고요... 저도 마스크 착용하고 얼른 갔다오려고 나갔는데.. 길거리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 중에마스크 한 사람 저밖에 없더라구요. EBS에서 군중심리 내용처럼 되려 제가 이상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더라구요 ㅋㅋ 그러다 아가가 답답해서 낑낑거리는데 그 모습보니 오히려 맘이 더 굳게 먹어지는거에요. 무엇보다 나 때문에 아가가 아프면 안되니까...
근데 조금 가다보니 온 거리에 유모차며 아기띠 심지어 걸음마 막 시작한 아가들까지 스무명 남짓 본 것 같은데 한명도 마스크 없이 뛰어놀더라구요. 진짜 가슴이 철렁했어요. 부모들이 되려 시원한 바람 쐬라며 유모차도 다 오픈해주는 걸 보면서 안전불감증이 멀리 있는게 아니구나 싶고... 그냥 아가들보면서 내 자식 같은 마음에 좀 속상했어요. 지금 공기중 감염 위험도 재조사 중이라는데 아기 가진 부모들은 좀 유난 떨어야하지 않나요? 내 목숨보다 아까운 자식들인데...
그렇게 서둘러 일보고 한숨쉬며 걸어오는데 맞은편에서 30대쯤 되보이는 젊은 부부가 유모차 두개 끌고 아가들 데리고 나오더라구여 작은애는 갓 돌지나 보이던데 역시나 유모차 모두 오픈에 노마스크. 남편분이 저를 흘끔 보시더니 부인에게 "여보. 우리도 마스크 해야할 것 같은데... 아기들ㄷ..." 하는데 부인분이 버럭!!!하시면서 "아, 진짜 당신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닌 일에 그러지마!!!" 하니까 남편분이 우물쭈물 하면서 그냥 같이 가더라구요.
하... 아가들은 무슨 죄인가요? 부모라면 자고로 아기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기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잖아요. 다만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