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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어둠속에서 빛나는 두 눈은 두꺼비같은 금색 빛 같았어.
그게 내가 처음으로 본 그의 모습이었지.
내 새로 산 침대 아래의 아주 어두운 공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두개의 점.
그 침대는 밝은 핑크색 커튼이 달린 커다란 캐노피 침대로,
우리 가족은 바로 전 날 이 집으로 이사를 왔고
우리 아빠는 곧바로 그걸 내 방안에 들여줬어.
우리 부모님은 붙박이장이나 찬장 그리고 책상같은 것들을
전부 이미 나를 위해 준비해 둔 상태였지.
모든 가구들은 밝은 파스텔 보라빛이었어.
그 날은 내가 처음으로 이 멋진 방에서 잠드는 날이었고
난 이미 방이 꽤 마음에 든 상태였어.
여전히 이 금색 점들이 신경이 쓰였고 나는 그것을 좀 더 살펴보기위해
네 발로 기어서 침대 아래로 다가갔어.
하지만 내 눈으로는 짙은 어둠밖에 볼 수가 없었어 마치 이 어두운 침대아래
유일하게 빛이 날 수 있는 것은 저 이상한 금색 빛뿐 인 것 처럼.
나는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두개의 점들 중 하나를 내 손가락으로 찔러보기
위해서 좀 더 다가가 손을 내밀었어. 그건 꼭 젤리같았어..
"아야"
난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며 재빠르게 내 손을 침대아래에서 빼냈고,
좀 진정한 뒤에 주변을 둘러봤지만 나는 방 안에 완전히 혼자였어.
다시 바닥에 엎드려서 어둠속을 응시하다가 더듬더듬 말을 걸어보았지.
"ㅇ..안녕?"
"안녕."
같은 목소리. 깊고 거친 목소리였지만 불쾌한 소리는 아니었어.
오히려 꽤 상냥하게 들렸을 정도야.
"그거 니 눈이야?"
"응"
"어..그랬구나 미안해. 아프게 하려던 건 아니었어."
"괜찮아. 모르고 그랬잖아."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어.
"니 눈 되게 이쁘다. 두꺼비같이."
침대 아래 목소리는 웃음을 터트렸어.
"고마워."
"음..나는 멜이야. 너는 누구야?"
내가 물으면서 이번엔 악수를 하기 위해서 침대 아래로 손을 뻗었지만
손가락대신 무언가 따뜻하고 복슬한것이 손 주변을 감쌌어.
그건 개 꼬리같은 감촉이었는데 내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바람에 웃음이 나왔지.
"난 네 오빠야."
"..그럴 리 없어. 나는 오빠 없어. 언니도 없는걸."
"나도 그래. 아빠랑 엄마가 너에 대해서 말한 적 한번도 없거든."
"왜?"
침대 아래 목소리는 한숨을 쉬었어.
"왜냐면 우리 부모님은 나에 대해서 말하는 거 싫어하거든.
아마 니가 나에 대해서 말하면 엄청 싫어하실걸."
잠깐의 정적이 있고 그는 한마디를 덧붙였어.
"그걸 원하는 건 아니지?"
난 머리를 저었어.
"그럼 나보다 몇살이나 많은거야?"
"잘 모르겠어, 한 이백년정도?"
난 코웃음을 치면서 대답했지.
"거짓말쟁이! 그렇게 오래 사는 사람이 어딨어."
"하지만 난 여기 있잖아."
"하지만 엄마랑 아빠도 그렇게 나이가 많지는 않은데..
니가 엄마아빠보다 나이가 많으면 어떻게 아들일 수가 있어?"
"좀 복잡해. 설명해 줄 수는 있는데..지금은 그렇게 긴 얘기를 하고싶지않아."
"좋아, 그럼 니 이름은 뭐야?"
"내 이름? 난 이름같은거 없는데..니가 괜찮으면 하나 지어줘."
"그럼 재스퍼라고 부를게. 난 그 이름이 좋거든."
내가 말하자 그는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대답했어.
"나도 맘에 드는 것 같네."
다음날, 나는 재스퍼에 대해서 우리 부모님에게 말하진 않았어.
다른 날에도 마찬가지였고. 처음에는 부모님을 화나게 하고 싶지않아서
그랬지만 나중에는 오빠랑 보내는 시간에 대해서 부모님에게 전혀
알려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오빠와 가까워졌거든.
나는 오빠에게 어떤것이든 말할 수 있었어,
심지어 엄마나 아빠에 대한 비밀도 말이야.
재스퍼는 굉장히 이해심많고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줬어.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동안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나는 오빠가 내가 진짜로 필요한 유일한 친구라고 느껴졌을 정도니까.
오빠도 똑같이 생각했을거야.
오빠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항상 얘기해줬고
내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얼마나 보고싶었는지도 말해줬어.
하지만 오빠는 돌보기 쉬운 타입은 아니었어..
난 언제나 그의 식사를 도와줬는데, 처음엔 좀 어려웠지.
뭐 적어도 오빠가 편식은 안해서 다행인게, 나는 주방으로 몰래가서
아무 음식이나 간식을 가지고 윗 층 내 방으로 가져왔어.
그리고 오빠는 정말 많이 먹는 편이라 거의 쉼없이 먹는 정도였어.
우리 부모님은 가끔씩 내가 숙제를 한다는 핑계로 식사를 내 방으로
가져가서 먹는 걸 허락해 주셨는데 점점 점심이나 저녁 식사때 같이
먹지 않는 데 지쳐서 더 이상 허락해 주시지 않게 됐어.
재스퍼는 내가 훔칠 수 있는 적은 양의 음식이나 간식으로는
더 이상 만족하지 않았어. 내가 세 번째로 사과만 가지고 왔을때
마침내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지.
"뭔가 고기같은 건 없어? 이걸로는 안될 것 같아...나 너무 배고파.."
"미안해..왜 엄마랑 아빠는 오빠한테 먹을걸 안줘?
오빠도 뭔가 먹어야 된다는 걸 몰라?"
재스퍼는 대답이 없었어. 그 짧은 정적동안 우리 둘 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 난 끔찍한 기분을 느꼈어..
갑자기 오빠가 다시 말을 걸었어.
오빠의 목소리는 낮고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어.
"멜, 날 위해서 오늘 밤에는 창문을 열어놔 줄래? 해줄 수 있을까?"
난 머뭇머뭇하며 고개를 끄덕였어.
"그런데 왜?"
대답이 없었어.
그래도 나는 오빠가 부탁한대로 했어.
난 어쩌면 그냥 오빠가 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오빠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기도 했고..내가 가져다 준 음식이
내가 사랑하는 오빠를 실망시킨 것도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날 밤, 오빠는 내가 잠들기 전에 이야기를 해주었고,
다음날 아침 오빠는 사라져 버렸어.
난 아침에 깨서 오빠에게 인사했을 때 오빠가 대답이 없는 걸 알았지만
그냥 아직 안 일어난 줄로만 알았어.
일요일이었기도 하고해서 학교에 가거나 할 필요도 없었던데다가
부모님은 아직 잠들어 계신 듯 해서 빠르게 부엌으로 내려가서
빵 몇조각을 집어들고 내 방으로 올라와서 침대 아래에 있을 재스퍼에게
내밀었지만 평소와는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
"재스퍼? 일어나봐 내가 먹을 것 좀 가져왔어!"
여전히 너무나 조용했어.
나는 손을 뻗어서 어둠속을 헤집어 봤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어.
그때 마침내 오빠가 거기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난 재스퍼가 돌아오기를 계속해서 기다렸어.
매일 아침 침대 아래를 확인하고, 그의 빛나는 두 눈을 다시 볼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기대 있었지.
나는 매일 밤 나를 덜덜 떨게 만들 정도의 추운 날에도 창문을 열어 둘 정도였어.
기다림의 날들은 쌓여서 몇주가 되었고, 몇주는 또 쌓여서 몇달이 되고,
그 몇달이 또 쌓이고 쌓여 몇해가 되자 13살이 되던 해에 마침내 포기했어.
내 비밀스러운 오빠와 혼자서 울며 잠에 들던 날들, 열어놓은 창문 때문에
감기에 걸리던 일들과 헛되게 내 침대 밑을 확인하는 일들 모두를 그만 두기로!
그쯤이 바로 내가 오빠의 존재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때야.
나는 재스퍼를 상상속의 친구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지.
어린아이의 외로운 마음이 만들어낸 상상속의 존재로 다 자라고 나면 필요없어지는.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도 내가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나는 이 결론이 다른 것 보다 마음에 들었어.
내가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어린 시절 좋아했던 장난감을 내다 버렸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괜찮았으니까.
주변 이웃들이 실종되거나 훼손된 채 발견되는 사건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었어.
부모님이 갑자기 내가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걸 꺼려할때도 별 의심이 없었지.
우리 작은 마을에 야간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해가 지면 경찰이 순찰을 도는게
일상적인 모습이 되어버렸으니까.
내 머릿 속 깊은 곳에선 이 납치와 폭력 사건이 우리 동네까지 도달했음을 깨달았지만
내가 말했듯이, 상관없는 것 처럼 여겨졌어.
그리고 그건 내가 16살일 때 전부 바뀌었어.
나는 항상 나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와 같이 차를 타고 등교하는데,
그녀의 이름은 루스로 매일 아침 우리 집으로 데리러 와 줄 정도로 좋은애였어.
내가 마지막으로 그녀를 봤을때는 추운 가을 날 아침이었어.
짙은 안개가 거리를 뒤덮어서 우리 동네는 회색빛 베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였지.
루스가 바깥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이미 밖으로 나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녀의 자동차의 붉은 색이 안개너머로 빛나는 게 보였고,
내가 그녀에게 다가갈 수록 점점 더 밝은 빛으로 빛났어.
조수석에 올라탄 나는 내 무릎위에 올려놓은 가방을 끌어안고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루스에게 몇마디 인사를 건넸어.
안개가 가득끼어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했기 때문에
학교에 도착했을때는 10분정도 늦은 시간이었지.
난 루스에게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고맙다고 인사했고 그녀또한
별일 아니라고 이야기했어 평소처럼.
그리고 중앙 홀에서 각자의 길로 흩어졌는데
그게 내가 마지막으로 본 루스의 모습이야.
그날 마지막 수업은 갑자기 울린 알람소리에 방해를 받았어.
선생님은 하얗게 질려서 그녀가 불을 끄고 문과 창문을 잠그는 동안
책상 아래 숨으라고 지시했어.
처음에 우리 모두는 평소에도 많이 해왔던 훈련의 일종이라고 생각했지만
선생님이 작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조용히 인원수를 확인하라고 할때
뭔가 평소와는 다른 것 같다는 의심이 증폭되기 시작했지.
40여 분 정도 숨어있었을까, 마침내 선생님이 우리가 나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고 우리 부모님들은 이미 무슨일이 있었는지 다 알고있었어.
그 40분동안 경찰들은 이미 출동해서 건물 안을 다 살펴본 뒤였는데
우리 중 누구도 왜인지는 전혀 몰랐어.
우리 부모님은 학교에서 나를 곧바로 픽업해 집으로 향했고
차 안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엄마가 설명 해주셨어.
엄마는 차 뒷좌석에 나와 함께 앉았는데 아마 내가 우는 동안 달래줄 수
있도록 미리 생각해 두셨던 게 틀림없어.
루스는 마지막 쉬는 시간때 담배를 한대 필만한 곳을 찾아서 학교건물 뒷편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 같다고 해.
그녀가 교실에 나타나지 않았을 때 선생님은 다른 학생을 보내서 루스를
찾아보도록 시켰어. 하지만 그들이 찾은 건 학교 체육관 뒷편 피웅덩이 속에 남은
그녀의 시체였지..그 옆에 있던 그녀의 가방에는 라이터와 담배가 들어있었대.
그리고 이게 우리 부모님이 우리 동네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결정타가 되었어.
우리는 꽤 먼 교외로 이사했고 나는 전학을 가야만 했지만 그건 별로 문제가 안됐지.
몇 년동안이나 가깝게 지낸 친구인 루스의 죽음은 나에게 충격과 슬픔을 남겼고
나는 단순히 그냥 그곳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것 같아.
새 동네는 괜찮았어. 나는 그곳에서 졸업하고 주유소에서 첫 직장을 얻고
내 아파트도 얻었어. 나 혼자 사는 건 정말 끝내줬고!
처음 혼자살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이 나.
난 혼자서도 잘 해 나가고 있었어. 그 날 아침 모든 게 바뀌기 전에는 말이야.
나는 전날 밤 야간근무를 마친 상태였어. 새벽 세시쯤 일이 끝나서
집으로 향하는 중 이었지.
해가 뜨려면 아직 멀었고 거리는 어둡고 텅 비어있었어.
반대편에서 네명의 남자들이 내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전부 꽤 어려보였고 다들 똑같은 고등학교 스포츠 팀 자켓 같은 걸 입고 있었어.
그들은 꽤 취해 있는 것 처럼 보였어.
비틀거리면서 균형을 잡기위해 서로를 붙잡는 게 솔직히 좀 웃기다고 생각하면서
좀 미안할 정도였다니까.
아무튼 제 정신은 아닌 것 처럼 보였어.
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뒤에서 걸어갔는데,
그 말인 즉슨 나는 아주 천천히 걸어야 한다는 뜻이었지만 뭐 그건 괜찮았지.
난 내 차까지만 걸어가면 되니까.
난 언제나 공원 입구 옆에 차를 세워둬.
공원의 첫번째 나무가 보이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어.
네명의 술취한 남자가 여전히 내 앞길을 막고 있었지만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까.
우리가 커다란 단풍 나무를 지나갈 때 잎사귀 사이로 네명의 남자들 앞에
무언가 떨어졌고, 처음에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몰랐어.
내가 정신을 차리게 한 건 남자의 비명소리였어.
내 눈은 단풍나무에 숨어있던 괴생명체에게로 향했지.
처음엔 바닥에 움츠리고 있어서 크기를 알아채기 어려웠지만
전체 크기가 얼마나 커다란 지 알 수 있었어.
그것은 고개를 위협적으로 낮추고는 네명의 청년을 노려보며 거리를
미끄러지듯이 움직이고 있었어.
가로등의 희미한 빛이 그것의 검은 털을 머리부터 바닥을 쓸고있는 얇은 꼬리까지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고, 입을 열자 깨진 유리병이 생각나게 하는 너무나 많은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났지.
그것이 낮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자 나와 네명의 남자 모두 소리를 질렀어.
그들은 공포에 찬 비명을 질렀고, 나도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나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어. 왜냐면 그것의 눈을 본 순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거든.
그것의 짙은 검은 몸에 비해서 너무나 눈에 띄는 눈동자였어.
두개의 빛나는, 따뜻한 금빛 공. 마치 두꺼비의 눈 같은..
나는 그를 쳐다봤고 재스퍼도 나를 봤어.
그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지만, 더이상 위협적인 걸음걸이가 아니었지.
네명의 남자는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그를 위해 길을 내주는 것 마냥 도망치는 데
여념이 없었고, 재스퍼가 몸을 쭉 펴서 일어서자 그는 내 키를 훌쩍 넘어섰어.
그가 방금 보여준게 없었다면 나는 그가 내 침대 아래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걸
믿기 어려웠을거야. 어쩌면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이후 그가 더 컸는지도 모르고.
나는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너구나."
나는 간신히 속삭이는 소리보다 조금 더 큰 소리로 말했어.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을 깨달았어.
어쩌면 오래 전에 깨달았어야 할 사실을 말이야.
내가 오빠를 내 방에서 풀어준 그날, 나는 그의 굶주림이 다른 무고한 사람들을
향하도록 내버려 뒀던거야.
나는 이 감정이 얼마나 오랫동안 내 머릿 속 깊은곳에 있었던 건지 의문스러웠지.
"제발"
나는 조용히 내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지만
재스퍼가 내 말을 막았어.
그는 말하기 위해서 입을 열진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내 머릿속에 들려왔어.
"널 다시 찾아올거야."
그 말과 함께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공원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난 다시 혼자가 되어 깜빡거리는 가로등 아래 서있었어.
나는 눈물을 천천히 닦고 떨리는 걸음으로 차를 향해 움직여서
라디오조차 켜지않고 완전한 침묵속에서 집까지 운전을 해 왔지.
나는 해가 뜰 때까지 깨어있었어, 잠드는 건 선택지에 없었으니까.
이제 다시 밤이 찾아오고있고 내가 아주 피곤하다는 건 인정할게.
나는 부모님의 집에서 하루를 보냈어. 나는 두분을 굉장히 사랑하고
어쩌면 이게 마지막으로 그들을 보는 게 될 수도 있으니.
부모님과 가능한 많은 대화를 했어. 부모님은 아마 내가 연기하는 걸
눈치채지는 못한 것 같아. 나는 언제나 내 공포나 슬픔을 잘 숨겼거든.
재스퍼와 다시 만났을 때 무슨일이 벌어질 지는 잘 모르겠어.
물론 그가 날 먹으려고 할 수도 있다는 건 알고있어.
하지만 그가 그러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최소한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거지만.
그럼에도 그가 전과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 알고있어.
나는 그가 이런 습격을 멈출 수 있도록 설득하고싶어.
어쩌면 내가 그를 숲이나 이런데로 가도록 해서 동물같은걸 잡아먹도록
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치만 솔직히 말해서...그냥 그와 이야기를 하고싶어.
그가 다른 목적으로 온다 하더라도 최소한 마지막으로 한 번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일 수 있다는 위안은 되겠지.
여태껏 내가 언제나 바래왔던 것은 다시 한번 그의 여동생이 되는 일이었어.
그게 얼마나 정신나간 일이던지간에 말이야.
이제 그를 다시 보게 되었으니 나는 진짜로 미친듯이 행복해.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야.
이걸 읽고있는 사람들이 내가 맛이 갔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쩔 수 없어.
내가 죽을 수 있어서 진짜로 행복해.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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