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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다니는 일이 많지만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 숙모님이 한 분 계신다.
언제나 공중전화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가게에서 100개 단위로 파는 전화카드를 사서 쓰고 계셨다.
주로 홍보용으로 만들어져서 광고가 뒤덮인 전화카드였지만 숙모님은 상관하지 않고 쓰시는 듯 했다.
맨 위쪽에 있는 카드부터 한 장씩 뽑아서 쓰고 있었는데, 어느날은 조금 이상한 전화카드가 나왔다고 한다.
그것은 50대의 여성이 정성스럽게 화장을 한 채 흰 꽃에 파묻혀 넋을 잃고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을 앞면에 찍어놓은 전화카드였다.
[뭐지, 이게?]
숙모님도 50대였기 때문에 같은 나이대의 여성이 그런 모습으로 누워있는 사진은 왠지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고 한다.
카드에는 오직 사진만 찍혀 있고 광고는 없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개인이 주문 제작한 전화카드가 한 장 끼어있었던 것 같다.
[이런 기분 나쁜 카드는 빨리 써 버려야지.]
그리고 숙모님은 곧 그 전화카드를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곧이어 밖에서 전화를 해야 할 일이 생기게 되어 숙모님은 그 전화카드로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번호를 눌러도 신호가 가지를 않는다.
[어라?]
다시 한 번 번호를 눌러봤지만 소리는 나지 않는다.
가만히 귀를 대고 있자니, 멀리서 희미하게 [이쪽이에요. 이쪽으로 들어와요.]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혼선이라도 일어난 것인가 싶어서 숙모님은 전화를 끊고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목소리가 조금 더 커져서 들려왔다.
[이번에는 당신 차례예요.]
[...여보세요?]
말을 걸어 보았지만, 그 이후에는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다고 한다.
기분이 나빠진 숙모님은 전화를 끊었다.
집으로 돌아와 딸에게 [이 전화카드 이상해.] 라고 보여줬더니 딸은 그 전화카드를 보고 소스라쳤다고 한다.
[이런 카드 쓰지마!]
딸의 말을 듣고 그 전화카드를 자세히 보니 주변의 꽃은 모두 국화였고, 여성의 코에는 솜이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158?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