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일본괴담] 원숭이꿈 Ⅱ – 또 다른 이야기
[역자 주 - 이 글은 ‘원숭이꿈’의 덧글로 시작된 글입니다. 글을 읽고 자신의 경험담을
덧글로 적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 덧글만으로도 충분히 한 편의 분량을 가지더군요.
그래서 두 번째 이야기로 따로 구분했습니다. ‘원숭이꿈’은 2000년 8월에 쓰인 글이고
이것은 2011년 10월에 작성되었다고 나와있습니다.]
11497
……엥?........으잉??..........초등학교 때 똑 같은 꿈으로 다진 고기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 꿈 세 번(3일) 꿨었는데……?
세 번 꾸니까 익숙해지던데……그 이후로는 꾼 적 없지만……
2011/10/16
11523
>> 11497
헉!!....진짜?! (゜Д゜)
2011/10/17
11549
>>11497
자기 차례가 와버리면 죽는 줄 알고, 읽으면서 진짜 떨었는데……
저민 고기가 된 다음에 꿈에서 깬 거야? 아니면 도중에?
우아….장난 아니다……(>人<)
2011/10/17
11556
11497인데요, 제가 꾼 내용을 적어볼게요. 길어지는데……orz
전철이 출발하는 데까지가 글을 쓰신 분과 좀 다른데, 어쨌든 역에 서있었다.
‘뭐야 여기?’ 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역무원 모자를 쓰고 담배를 피우면서 신문을 보고 있는 원숭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원숭이가 유독 친근하게 굴어서 곧 사이가 좋아졌고
전철에 타라고 손짓을 하길래 올라타게 되었다.
거기서부터는 위 글의 내용과 같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자, 내 자리의 바닥 부분이 녹즙 가는 기계처럼 변하더니
빨려 들어가면서 갈리기 시작했다.
갈리는 동안 원숭이가 좋아 죽겠다는 듯이 춤을 춰대기 시작했다.
의자 위로 막 뛰어올라 다니기도 하고 ‘끽 끽 끼-익!’ 하며 웃어대기도 했다.
무릎 정도 와서 기계가 멈추었다. 잠시 뒤 미친 듯이 춤을 추던 원숭이가 얌전해지더니
운전석에 똑바로 앉았고 곧 역에 도착했다.
원숭이가 내리길래 나도 굴러 떨어지듯 역에 내렸다. 원숭이와 눈이 마주쳤다.
원숭이가 ‘으잉?!’ 하는 표정으로 굳어서는 한참 동안 서로 쳐다봤고
또 한 마리의 원숭이가 나타나서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원숭이 두 마리가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더니 나를 보고
“내일!” 하고 소리치는 것을 들으며 잠에서 깨었다. 이불에 오줌을 지렸었다……
다진 고기가 되는 것보다 엄마가 더 무서웠다는 것은 살짝 덧붙이는 이야기.
이틀째, 역시 같은 꿈을 꿨다. 무릎 밑이 없이 전철에 타고 있는 상태로 꿈이 시작되었다.
전철이 출발하고 원숭이는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말을 걸어보았지만 무시당했다.
저민 고기 기계가 골반 바로 밑까지 오더니 멈췄다. 역에 도착할 때쯤이 되자 원숭이는
무시무시하게 화를 냈다. 주변의 물건들을 마구 때리며 돌아다녔다.
역에 도착하자 훈장이 하나 달려있는 원숭이가 기다리고 있었고 운전한 원숭이를 혼냈다.
혼이 난 원숭이는 내게 오더니 “내일!” 하고 소리쳤고 난 잠에서 깨었다.
오줌은 싸지 않았다.
3일째, 상반신만 남은 채로 시작했다. 지금까지와 다른 점은 내 뒷자리에
또 한 마리의 다른 원숭이가 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젠 정말 끝장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고 기계가 움직였다. 그런데 막 움직이려다 말고
또 멈추는 것이다. 운전기사 원숭이가 나를 돌아보더니 엄청나게 풀이 죽었고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을 지나쳐서 내 뒤에 앉아있던 원숭이와 운전을 교대했다.
또 역에 들어섰고 이제 깨어나겠구나 하고 있는데 전철이 역을 그대로 지나쳐버렸다.
난 너무 놀라서 당황하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들렸다.
다음은 지옥가마솥……지옥가마솥입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음은 꼬챙이 꿰기……꼬챙이 꿰기입니다.
이때쯤 알아차렸는데 어느 샌가 다리가 원래대로 돌아와있었다.
그 뒤로 몇 가지 안내방송이 더 나왔고 (기억나는 건 ‘채 썰기, 찜 찌기,
직화구이, 전기연못’) 마지막에는 ‘종점……종점입니다.’ 라는 방송이 나왔다.
역에 도착해서 내렸더니 훈장을 잔뜩 달고 있는 원숭이와 다른 원숭이 몇 마리가 있었다.
처음에 전철을 운전하던 원숭이가 연행(?)되어 끌려갔고
훈장을 달고 있는 원숭이가 내게 가까이 오더니
“어째서??” 라던가, “뭘 어떻게 한 거야??” 같은 질문을 계속 해댔지만
나는 “몰라.” 밖에 할 말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제 오지마!” 라는 말을 들으며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깨어났는데 해가 져 있어서 캄캄했다.
나중에 부모님께 듣기로는 아침이 되도 내가 일어나지 않자 깨우러 오셨는데
신음소리를 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흔들고 말을 걸어도 일어나지 않더니 갑자기 경련을 일으켜서
바로 응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다고 한다.
어렸을 때여서 더욱 무서웠고 그래서 그 이후 무서운 이야기는
[안 본다. 안 듣는다. 안 읽는다.]의 3원칙을 지켰었습니다만
위 이야기를 읽고 솔직히 너무 무서웠습니다.
2011/10/17
11559
헐……그러고도 불면증에 안 걸린 건가?
근데 자다가 경련을 일으키고 응급차에 실려갔다는 건
만약 기계가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당했다면 자던 채로 죽는 다는 거 아냐……
2011/10/17
11561
>>11559
자기 싫어도 자버리는 애였던 데다가 ‘어차피 꿈이지 뭐.’하고 넘겼었지,. ㅋㅋ
지금이라면 3일은 못 자고 떨었을지도……그래도 언젠가는 자버리겠지만. ㅋ.
2011/10/17
11563
>>11561
이야……아무리 아이라지만 님 굉장하심.
아무튼 무사해서 진짜 다행이네.
근데 ‘이제 오지마!’라는 건 이제 그 꿈 꿀 일도 꿈에서 죽을 일도 없다는 말이겠지?
2011/10/17
11571
다진 고기가 되다가도 중간에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가 뭐지?
원숭이가 뭘 실수한 건가? 아니면 오마모리 같은 거? 짚이는 데가 있다면 알려 줘.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luskym&logNo=150188541327&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