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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드득
게시물ID : panic_1022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ng
추천 : 9
조회수 : 10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5/05 10: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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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지독하게 무서운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가 하고 싶어 이 스레드에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전에 올라왔던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원숭이 꿈] 이라는 이야기와 대단히 비슷한 내용인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것을 읽고 나 자신 역시 상당히 놀랐고, 비슷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약간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만, 결코 표절이나 창작이 아닌 실제 있었던 이야기이니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학교에 있었다.


중학교다. 


벌써 한참 전에 졸업한 학교다.


이것이 꿈이라고 알아차리게 된 것은 학교 안이 대단히 조용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중학교에 찾아오게 될 일은 없었다.


어쩐지 기분이 조금 나빴지만, 녹색의 복도나 걷고 있으면 삐그덕 삐그덕 소리를 내는 교실은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잠시 동안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복도 구석에 있는 화장실이 눈에 띄었다.


[하하, 그립네.]


중학교 때의 나는 위장이 약해서 수업 도중 화장실에 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 이상한 말이긴 해도 화장실은 제법 친근한 존재였다.


[삐그덕]하는 소리를 내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여전히 더럽다.


나는 왠지 모르게 화장실 중 한 칸으로 들어간다.


양변기 위에 앉는다.


[어째서... 내가 이러고 있는거지...?]


거기에서 드디어 나는 자신이 꿈 속에서 하고 있는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도대체 왜 나는 꿈 속에서 화장실 칸에서 혼자 들어 앉아 있는 것인가."


점점 공포감이 밀려왔다.


[무섭다... 무서워! 왜 내가 화장실 같은 곳에 들어와 있는거야...!]


가벼운 패닉 상태에 빠져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자 움직인 그 순간, 바스락하는 소리가 윗옷의 주머니에서 들렸다.


무엇인가 싶어서 꺼내보니 그것은 별로 특별한 것은 없는 1장의 쪽지였다.


꾸깃꾸깃 접혀 둥글게 되어있었다.


열어 본다.


거기에는 내 글씨체로 이렇게 써져있었다.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의미를 모르겠다.


원래 글씨를 잘 쓰지 못하는 나지만, 거기 써 있는 글자는 평소보다 더 지저분하고 대단히 초조하게 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해하고 있는데, 화장실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칸에서 소리가 났다.


[!!!!!]


 


깜짝 놀랐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소리는 끊길 듯 끊기지 않으며 계속되고 있었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으드득 으드득...


종이에 써져 있던 것과 같다.


그러나 이 소리가 무엇인지는 도저히 짐작이 가지 않았다.


단지 확실한 것은 무엇인가 가벼운 느낌이 아닌, 어쩐지 무거운 느낌의 소리라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로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벽을 기어 올라 위에서 소리가 나는 칸을 엿보기로 했다.


물론 세심한 주의를 해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했다.


나는 보았다.


 


내가 있던 칸의 옆의 옆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다.


모두 볼 수는 없었지만, 소리를 내는 것이 인간인 것은 알았다.


그것도 여자 아이다.


검은 머리카락의 단발머리.


마치 어릴 적 괴담의 "화장실의 하나코상"의 이미지 그대로다.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아이가 머리를 위 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그 [으드득 으드득]라는 소리가 울렸다.


나는 내가 이런 용기를 가지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큰 용기를 내서 더욱 몸을 가까이 했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소녀가, 방금 잘려나간 사람의 목을 두개골까지 으드득 으드득 소리를 내고 먹고 있는 것을...


나는 절규했다!


더는 이렇게 있을 수 없다!


잡아 먹힌다!


화장실 문을 차 부수고 거기에서 뛰쳐 나왔다.


발이 엉클어져서 소변기에 얼굴을 처박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뒤돌아보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칸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전력으로 질주해 화장실을 나가 계단으로 내려간다.


모교였기 때문에 학교 내의 지리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내가 있는 곳은 3층.


계단을 한번에 3, 4칸씩 뛰어내려 곧 1층에 도착했다.


거기에서 나는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신발장 근처에 한쪽 발이 없는 소년이나 기모노를 입은 여자아이, 그것 이외에도 요괴 같은 느낌의 기분 나쁜 녀석들이 우글우글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녀석들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볼 뿐 적의는 없는 것 같아서 내게 덤벼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안심하며 학교를 벗어나 정문으로 달려 나갔다.


첫번째 문에는 열쇠가 걸려 있어서 나갈 수가 없었다.


두번째도, 세번째도, 네번째에도 열쇠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오래된 자물통이어서 발로 걷어차니 부서지면서 문이 열렸다.


[살았다! 해낼 수 있었어!]


살았다, 해낼 수 있었어...?


내가 말했지만 이상한 기분이었다.


왜 밖에 나왔는데 해낼 수 있었다고 말한거지?


그리고 이 순간 드디어 나는 기억해냈다.


[...나, 이 꿈 전에도 꾼 적이 있다...]


 


그랬다.


전에 한 번 이것과 똑같은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그 "으드득 으드득"이라고 적은 종이도 이전의 꿈에서 내가 쓴 것일 것이다.


이 문을 나가서 바로 오른쪽에 펜스를 베어내서 만든 것 같은 간단한 문이 있다.


전의 꿈에서는 거기를 넘은 순간 잠이 깼다.


그렇기 때문에 꿈이 깨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라고 한 것이다.


이젠 으드득 으드득 녀석이 쫓아온다고 해도 전력으로 달리면 결코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문 쪽으로 돌아섰다.





온 몸이 굳어버렸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때의 그 문은 언제나 열려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닫혀 있었고, 게다가 무거운 자물쇠까지 걸려 있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야! 깔보지 말라구!!]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안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면서 등하교 시간 외에는 모든 문을 닫아두게 된 것이다.


내가 전에 이 꿈을 꾸었을 때는 아직 그런 규칙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이었다.


그러므로 문이 활짝 열려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


그런데 화장실의 창문에서 누군가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으드득 으드득과 눈이 마주쳤다.


소름이 온 몸에 끼쳤다.


 


몸의 모든 털이 곤두서는 느낌.


등골이 언 것 같이 차가웠고, 체온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도망쳐야 해! 도망쳐야 해! 도망쳐야 해!!]


나는 어쨌든 달렸다.


저 놈에게서 조금이라도 도망치지 않으면 안 됐다.


거기에서 나는 기억해냈다.


확실히 급식실 쪽에 식재료를 싣고 오는 차가 들어오는 문이 있다.


그것은 상당히 낮으니까 기어 올라갈 수 있을 것이었다.


그 쪽으로 무작정 달려갔다.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바로 뒤에 으드득 으드득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게다가 나보다 빠르다.


50 미터도 남지 않아 곧 따라잡혀 버릴 것만 같았다.


이제 더 이상 어떤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달리고, 문이 보이고, 그것에 온 몸을 던져 기어가듯 올랐다.


마지막에는 굴러 떨어지듯 문 밖으로 온 몸을 내던졌다.


[해낼 수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그렇게 생각했다.


까닭은 없었다.


단지 절대적으로 자신이 살아났다는 안심이 있었다.


나는 뒤를 돌아 학교를 바라보았다.


으드득 으드득과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던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뒤돌아본 순간, 나는 다시 간담이 서늘해졌다.


으드득 으드득과의 거리는 떨어져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웠다.


내 코 앞에 그 놈이 있었다.


나의 두개골을 양 손으로 움켜쥐려 했던 듯 손을 내민채 굳어있다.


그리고 그 놈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서 나는 잠이 깼다.




당연히 온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있었고, 가벼운 현기증도 느껴졌다.


일어나서 내가 처음 한 행동은, 이 꿈을 잊지 않도록 노트에 메모를 한 것이었다.


매우 무서운 꿈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메모할 만한 곳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책장의 안에 있던 낡은 노트를 드디어 찾아 연 순간 나는 또다시 할 말을 잊었다.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확실히 그렇게 써 있었다.


나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첫번째의 꿈은 이제 와서는 잘 기억할 수 없지만, 꽤 쉽게 도망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두번째는 지금 이야기 한 대로다.


 


그러나 3번째는...


생각하는 것만으로 소름끼친다.


분명히 말해서 다음에 또 저 꿈을 꾸면 달아날 수 있는 자신이 없다.


만약 나중에 신문이나 TV에서 "잠을 자던 중 죽어버린 사람" 같은 기사가 있으면 그것은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댓글

 

 

 


괴담사랑 2011.02.09 19:26 

으으...오늘 인터넷 뉴스가 떴는데 황이병...자살 어쩌구 했는데 공책에...

우드득우드득 까드득까드드득 빠깍빠각...이런글씨가 적혀있었데요



ㄴVKRKO 2011.02.09 20:00 

으잌 무슨 기사였나요;ㅅ;




양양 2011.03.08 02:41 

아 정말 황이병 자살이 생각나는 괴담이네요.

그 노트 기사에서 보고 몹시 충격 받았었는데.

100번째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고생해주세요.

무서운 속도로 읽고 있단 말이죠. 크왕~




출처: https://vkepitaph.tistory.com/161?category=348476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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