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곰 발이라 죄송합니다.
지난 겨울부터 세월호 팔찌를 차고 다녔어요. 동생이 팔찌를 차고 있기에 어디서 구했는지 물어보고 사진집과 함께 제작 펀딩으로 받았지요.
분향소에서도 추모 집회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었어요. 저는 세월호 사건이 어떤 음모론이나 재난 이전에, 제가 세월호 선원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어요.
상사, 선임의 지시와 명령, 두려움, 직장과 사회생활을 지키고 싶음, 가족, 돈에 대한 욕심.
세월호 뿐 아니라 이런 소리도 많이 듣죠.
너라면 그렇게 안하겠냐?
너라면 큰 돈 앞에 법과 양심을 지키겠냐?
너라면 귀찮게 일일이 다 할래?
네, 저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것이 몇번 받은 질문과 스스로의 의문에 대한 답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대답은 저렇게 해야한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그리고 제게 있어 세월호 팔찌의 의미는 제 이기심이나 두려움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말자는 양심의 상징입니다.
어떤 분들에게 있어서는 슬픔의 각인이기도 하지요. 세월호 유가족의 팔찌에 검게 칠해진 글씨를 영상으로 봤습니다. 아마도 음각으로 새겨진 글씨가 눈에 띄지 않아서, 검은 볼펜으로 글씨 하나 하나에 몇 번이고 검은 잉크를 채워 넣었을 것을 상상해 보니 그것은 자신의 심장에 새겨진 2014년 04월 16일 위에 다시 칼질을 하는 아픔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노란 팔찌일 뿐 특별히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표시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저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장면이지요.
그렇게 조용히 팔찌만 차고 다니니 조금 외롭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지방(대구)이라 그런가요? 세월호 팔찌라고 알라보는 사람도 없고 리본을 단 사람도 못 봤습니다. 노란 리본 스티커를 붙인 차 한 대만 봤네요.
그래도 2015년 4월 16일 추모집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확인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많은 오유징어들도 같은 마음을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혼자가 아니라고 외롭지 않다고 함께라고 팔찌, 리본, 스티커, 추모사진 등을 올려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