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해 져야 합니다. 투명해 지면 삿되고 더러운 것 들이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오유는 개인정보 의 노출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열린 싸이트 입니다. 생활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며, 시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때론 웃고, 때론 욱하고, 때론 같이 분노 하고, 때론 슬픔을 나누는, 바보 님의 표현과 같이, 광장 입니다. 열린 광장.
환경이 바뀌고, 모든걸 다시 시작 해야 했을때, 고향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 궁금할때 마다 들어가보던 다른 광장이 변질 되어감에 환멸을 느끼고 있을 즈음.
너무나 물러터져서, 그래서 답답해하고 정치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 했던 한 사람의 부고를 외국인의 목소리로 들었을때, 무슨일인가,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인지 알고 싶어.,들어 왔던 곳이 바로 오유 였고. 오유의 수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너무나 답답해서 그래서 존경 했던 그 사람의 죽음 앞에서, 호텔방에 혼자 앉아 아침부터 밤까지 애처럼 울던 기억 때문에, 가입 하게 된 곳이 오유고, 그것이 저에겐 오유 와의 첫 만남 이었 습니다.
분위기 파악 못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선정적인 댓글 짤을 올렸다가, 지적하시는 분들의 댓글에, 무안함에 얼굴을 붉히고 죄송함을 느낀 적도많았고, 부장님 유머 에 여러분을 얼게 만든 적도 있고, 휴지통 구경도 많이 했습니다. 유용한 글이나, 힘이 나는 댓글 들은 별로 적어본 적도 없는, 그저 그런 유저 입니다. 부당함에 대해 분노 할줄 알며, 웃을 줄 알고, 슬픔을 나눌 줄도 알고, 다른이의 기쁨을 진심으로 축하 할 줄도 알며, 적당히 뻘짓도 잘 하고, 또 적당히 야한 농담을 즐기기도 하며, 유머에는 잼병인 그런 성숙함 이 맘에 들어 계속 남게된 곳 이 오유 였습니다. 결국 대선후 뭔가 분위기가 달라 지는 것 같아, 그저 극성 눈팅 유저로 남게 되긴 했지만..
여하튼,,, 이런 오유가. 물리적인 실제 광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오유 에선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라는 점 입니다. 사람들의 글로써, 댓글을 통해 감정을 공유 하고, 공감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혹시 가면을 쓰고 있는건 아닌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모니터 뒤에 사람 이 있다 라는 것만 알뿐.. 단지 몇 줄의 몇 문단의 글을 통해, 그림을 통해, 사진을 통해 유추하고, 자신의 감정을 이입 해볼 뿐 이지요. 그래서, 이 광장이 혼란에 휩싸이게 되면, 누가 누군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서로간에 합의 를 만들기 시작하고, 같이 쾌적한 광장을 즐기기 위한 암묵적인 혹은 공공연한 약속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성이 보장된 이 광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질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합니다. 익명의 열린 광장 이 열린 광장으로써 지속하기 위한 댓가 이며, 어쩌면 본질적인 약점 이기도 할 것 입니다.
하지만, 이런 본질적인 약점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는데, 그건 바로 투명성 일 것 입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비공감 이란건, 하나의 폭력 이었습니다. 이 익명성 뒤에 숨어 있는 폭력은, 결국 비공감 사유 라는 비공감에 대한 타당하거나 불합리함 에 대한 투명성이 확립되고, 서서히 줄어 들게 됩니다. 오유를 이용 하는 우리 모두는, 이 투명함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꼈을 것 입니다.
그리고 지금 문제가 되는, 신고 역시 마찬가지 일 것 입니다. 개인정보의 유출은 자제 하더라도, 이유를 알수 없는, 그 뒤에 어떤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신고 와 차단은, 결국 이유를 알수 없이 비공감의 폭력에 실망하고 움츠려들었던 많은 남녀노소 에게 가해진 그런 또하나의 폭력으로 느껴지게 될 것 입니다. 아니 이미 그것이 폭력이라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만들어 진 거라 생각 합니다.
투명해 져야 합니다. 민주 적인 성인 혹은 설령 성인 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주체 로서의 개개인은, 누군가에 대한 신고, 차단의 이유를 알 권리가 있으며, 그 이유의 합당함에 대해 의문을 갖을 권리 또한 있으며, 합당한 이유에 대해선 수긍을 할 줄 아는 성숙 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러한 투명성이 확립 된다면, 신고를 자정작용의 마지막 수단 으로써가 아닌, 또 하나의 폭력 으로 사용 하는 사람들이 가려지게 될 것 이고, 자연스럽게 즐겁고 좀더 성숙한 문화 속에서 커뮤니티 를 즐길수 있게 될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