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습니다 네 그냥 봤어요ㅋㅋ쳐다봤어요 t돈에 300원 밖에 없어서 충전을 해야겠는데 지갑에는 20원이랑 먼지랑 신분증이랑 은행카드랑 동네다방 쿠폰 밖에 없더라구요 왜 t돈에 300원 밖에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난 뚜벅인데.. 아마 그걸로 얼음보숭이를 사먹거나 했겠죠
허허 웃으면서 에어수염 한 번 쓰다듬고 뒷짐지고 팔자걸음하면 골반에 안 좋을거 같으니까 십일자 걸음으로 은행을 갔습니다 항상 사람이 많아서 기다려야했는데 왠지 atm 한 자리가 비어있데요? 아싸리 하고 허리를 이용해 슉 들어갔는데 뭔가..심상치 않은 푸른 기운이 느껴집디다 제가 눈이 많이 안좋은데 며칠 전에 막내 동생이 제 안경을 발로 자근자근해놔가지고.. 이노무 겸둥이!하면서 뽀뽀 몽둥이를 찰싹 내리치고 새로 맞췄는데 가끔 초점이 잘 안 맞아요 그래서 심장을 노동착취해서 시신경에 몰빵하고 얼굴근육을 채찍질했더니 atm이 50만원을 꺼내가라고 명령하고 있었어요! 물론 하십시오체로요. 반말이었으면 어디서 반말이니 언니 나 싫..이 아니라 일단 가만히 녀석이 나오는 구멍을 응시했습니다 실감이 안나던데요. 저같이 가난하고 t돈에 삼백원 밖에 없으며 떡진 머리에 후드집업 대충 걸쳐입고 스레빠 끌고 나온 germany가 배추 오십장을 언제 봤겠어요. 한 시간 삼십분 전에 봤지.
팽팽한 눈싸움을 끝내고나자 엄마 나 오분만..하던 뇌가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는 옆에 놓인 봉투에 담아 코가 예쁜 은행 언니한테 줘야하는건가 왼쪽의 교정한 언니한테 줘야하는건가 아님 그 옆의 형님한테 박력있게 손으로 덥썩 잡아 오십만원 젠부 만원짜리다!해야하는건가
고민하는 와중에 제 깊은 본능에서부터 이 돈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이 걸어나오더군요 상하좌우전후 경계를 철저히 하며 부동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아마 누가 봤으면 흡사 파트라슈가 목숨을 걸고 우유를 지키는 모습과 같았을겁니다. 제가 한 등빨해서요 하핫 키가 이백입니다 또.. 물론 십의 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그러고 한 3분 있다 atm은 절 마치 여자 손 한 번 못 잡은 숫총각 보듯이 쳐다보곤 입을 다물었습니다 뭐 어디서 들었는데 안 꺼내면 4시간 뒤에 원래 계좌로 반환된다면서요? 제가 딱히 신경쓰여서 약 10분 간 검색해본 건 아니고 아마 5년 전 쯤 흘려 들었던 거 같네요 그제야 제 원래 목적을 생각해내고 옆 atm에서 만원을 뽑아 유유히 걸어 나왔습니다. 그 장면있잖아요. 범인은 절름발이다! 생각해보니 평일이더라구요 오늘. 아싸 수수료 굳었다 나이스투씨유에 들러 t돈 먹이주고 쯉빠쯉쓰쯉쮸웁..딸기맛 하나 샀습니다. 다른 맛도 좋아하는데 딸기가 새콤달콤하고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