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공격수와 윙포워드까지 에이스가 아닌 젊은 선수를 기용했죠. 미드필더는 뭐 누가나와도 특급인지라 할말은 없습니다만 수비수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중앙수비라인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기다가 원톱공격수를 장신 공격수를 내세웠습니다.
실제 경기는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풀어나갔지만 슛 찬스의 대부분은 오른쪽 윙포워드인 헤수스나바스의 돌파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본래의 스페인의 장점이자 스타일인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는게 아닌 크로스 위주의 득점찬스를 만드는 상황을 연출하려고 감독이 지시한 것 같습니다. 전반에서는 완전 테스트용으로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스페인 감독이
경기중에서는 헤수스나바스는 역시 특급신인답게 빠르고 감각적인 드리블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영표의 영리한 수비가 빛을 발했죠. 크로스를 내주더라도 정확한 크로스는 별로 하지 못했고 실질적으로 뻥뚫린 돌파는 별로 없었습니다. 이런식으로 어렵사리 올라간 크로스라도 역시 스페인 레벨이었기에 장신공격수인 요렌테 근처에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정수 선수가 거의 헤딩경합을 했었는데 정말 잘했어요. 많은 부분 크로스를 차단했고 혹여나 헤딩에서 지더라도 제대로 헤딩 할 수 없도록 같은 타이밍에 떠줬습니다.
결국 요렌테는 아무것도 못하고 교체당하게 되죠 헤수스나바스는 이영표가 아무리 잘막았다해도 워낙 오늘 페이스가 좋았기에 끝까지 내버려둔거 같습니다. 실제 공격은 헤수스나바스가 거의다했으니까요
오늘의 포백라인에서 양윙백의 선택이 허정무호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네요. 영리한 두선수인 오범석과 이영표는 크로스는 내주되 치명적인 크로스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가 뜻하는바는 강팀을 상대로 점유율은 내주되 실점하지 않는 이기는 경기를 실현했다는 것입니다.
남북전에서 북한이 그랬듯이 허정무호는 강팀을 상대로 철저히 이기는 축구를 테스트했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반에 그렇게 많은 공격 기회가 있었는데 후반에 작은 실수 하나로 중거리슛을 헤수스나바스에게 내줬었죠 이게 스페인의 레벨입니다. 그만큼 전반에 대한민국의 수비수들이 영리하게 플레이했고 미드필드에서 김정우선수도 굉장히 많이도왔습니다.
오늘 경기가 재미없었던것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월드컵을 앞둔 유일한 강팀과의 평가전이니 만큼 국민들에게 재밌는 축구을 보여주는 것 보다, 감독에게 철저하게 자신의 전술의 점검과 선수들의 상태를 알아보는게 우선이 아닐까요
정말 재미있었던 일은요, 결국 스페인의 감독이 골을 못넣으니 자존심상할까봐(스페인 팬들에게 원성을 살까봐) 후반부에서는 비야와 사비에르난데스 사비알론소를 투입하고 페드로까지 투입을 해서 측면에서 크로스 하는것보다 중앙에서 기회를 만들어나가는 플레이를했습니다.
특히 후반 중반쯤에 싸비가 골 에어리어 중앙에 오른발로 툭찔러주는 킬패스를 비야에게 보여주면서 골을 먹겠구나 싶었는데 비야가 가속도 잘안붙었고 조용형이 발을 잘 갖다대서 옆으로 나갔었죠
후반에 자세히 보셨으면 아셨겠지만 스페인은 이기는 축구를 하려고했고 자신이 잘 할 수있는 스타일대로 중앙을 노렸습니다.
단순히 필드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보기에는 오늘 경기가 되게 재미없었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축구장위에있는 선수들보다 그 뒤에 숨어있는 감독간의 전술싸움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하기에 오늘 경기는 정말 재미있게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때 오늘 경기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점은 스페인 선수는 볼의 흐름을 예측하고 압박수비를 펼치고 우리나라 선수는 볼의 흐름을 본 후에 압박을 하더라는 것이죠. 이러한 수비 방식이 자신감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감독의 지시에 따라서 일부러 이렇게 했을 수도 있으나, 이 레벨의 차이가 너무 컸기에 점유율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갈렸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 수비를 성공하고 난후에 일본전이나 다른 국가와에서 했었던 것 처럼 주변에 패스를 하거나 몰고나오는게 아니라 뻥차내는 패스를 했죠. 이게 스페인의 수비라인이 많이 올라와있었기에 짧은 패스로 공격으로 전환하려해도 주변에 패스를 할 공간이 별로 없는거죠. 반대로 스페인 수비수 뒤로는 공간이 활짝열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간을 공략할려면 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력을 갖춘 수비수(김동진)과 빠른 발을 무기로 빈공간을 찾아다니는 공격수(이근호)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필요한데, 오늘 김동진은 출전하지 않았고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하차했죠.
수비적인 면에서 오늘 허정무호는 대 성공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공격전환시에 수비,미드필드에서 자신감있게 공을 처리하는 선수가 이영표, 이청용 정도가 다 였던거 같네요 이게 가장 아쉬웠구요
대부분 우리나라의 몇안되는 점유율(공 소유 상황)은 수비상황 공격전환시에 발생했기에 대부분 이영표의 발에서 시작됐습니다. 왜냐하면 헤수스 나바스가 거의 공격을 했고 이영표가 거의 막았기에 왼쪽에서 공격전환의 시작되는 일이 가장 많았던 거죠. 이영표선수는 긴 패스 보다는 공을 몰고나가거나 가까이 있는 선수에게 주는 스타일이다보니 전반의 공격(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른 전환의 상황)은 거의 왼쪽라인의 염기훈에게 머물렀습니다. 공격이 너무 왼쪽으로만 풀리자 감독의 지시였는지 답답해서 그런지 이청용이 가끔 왼쪽라인으로 오기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