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중 막내로 태어나 뭣도 모르고 자라다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한지 몰랐다.
그래도,
국립대에 입학하고 매 학기 전액장학금을 가져다 드리고
돈욕심이 많아 과외를 3-4개씩 뛰어가며
돈이 부족한지 모르고 자랐다.
3학년 마치고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간 인턴.
인턴만 마치고 그렇게 바라던 고시준비를 할 수 있단 생각에 들떠있었다.
나중에 필요할 학원비, 방값, 생활비, 교재비 등
들어갈 돈이 너무나도 많단걸 알기에
아끼고 또 아꼈다.
인턴이 끝나갈 때 즈음.
지방에서 엄마가 올라오셨다.
방을 같이 알아보러 가자고...
고시원을 알아보다가
너무 좁고, 답답할것 같아 원룸으로 전향했다.
보증금 100만원.
내 돈으로 냈다.
첫 월세 40만원
또 내돈으로 냈다.
부동산 중개비 15만원
또 내돈으로 냈다.
버스터미널로 가는 지하철 안,
엄마는 옆에앉은 내게 자그맣게 속삭였다.
"당분간 네 돈으로 학원 다닐수 있지?"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통장잔고를 봤다.
많이 부족하다.
이것저것 사다보니 어느새 내 월급통장은 바닥.
이사오면서 사놓은 식빵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당연히 학원은 수강신청도 못했고
2년전에 사다놓은 책들만 하염없이 읽고있다.
고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할지 모르겠다.
휴대전화를 끊는것도
인터넷을 끊는것도...
뭐 고시공부를 시작해야 하든말든 할텐데...
뭐가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나는 너무 가난한데 왜 내꿈은 그리 비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