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범영의 반칙은 상벌위에 회부된 사건이 아니다. 28일 열린 상벌위에서는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주먹을 휘두른 한교원(전북현대)과 경기 후 심판에게 폭언을 한 충주험멜 부단장의 징계 수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범영의 잔디 훼손은 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반칙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은 자체 징계를 내렸고, 이범영은 반성문을 썼다. 연맹 분위기도 부산의 조치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상벌위에도 회부되지 않은 건인데 그 정도 수위의 자체 징계를 내린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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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가 진행되는 90분 동안에는 수많은 반칙이 오간다. 선수들은 주부심, 그리고 팬들의 눈을 피해 온 몸으로 신경전을 벌인다. 이범영은 거친 반칙이나 욕설 등보다 특수했기 때문에 더 드러난 사건이었다. 만약 팬들의 반발을 살 만한 모든 행위를 한 모든 선수들이 사과하고 구단은 징계를 내린다면, K리그는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사과판'이 될 것이다. 각 구단은 자체 징계로 몸살을 앓고 선수들은 반성문을 쓰는 연습을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선수는 자신의 행동에 맞는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으면 된다는 의미다. 이범영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이범영의 반칙보다 이 장면을 심판진이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연 맹 상벌위는 과한 반칙, 행위에 대해 징계를 내리는 일을 관장한다. 반칙, 혹은 그릇된 행위에 대한 심판은 공식적인 기관의 결정을 통해 받는 게 적절하다. 한교원의 폭력 사건 정도로 높은 수위의 사건이 아닌 이상 구단과 선수는 '오버'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