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호란 - 괜찮은 여자
나는 괜찮아요 살기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은 척도 쉽지는 않지만 모른 척 해줘요 못 본 척 해줘요
어설픈 웃음이 비려도 지나가 주세요 눈감아 줘요
오늘은 살던 방이 더러워 내다 버리고
새로 하나 마련해 보려고 합니다
실연을 핑계로 방치하기엔 점점 돌이킬 수 없어질 것 같아서입니다
한 달 쯤 지났네요
모시는 세 분은 집 상태가 썩 마음에 안들진 않은 눈치입니다만
우리 넷의 건강과 저의 정신상태를 위하여 치우기로 했습니다
어제 자는 데 지축이 흔들려서 일어나보니
빨래건조대가 누워있고
빨래가 흩뿌려져 있고
하이라이트로 건조대 한쪽 팔뚝이 부러졌더라고요
컴퓨터 주변은 배달음식과 컵라면과 편의점도시락의 흔적이 산을 이룹니다
한 달치 치고는 좀 적죠
이틀에 한 끼 꼴로 먹었거든요
다이어트엔 역시 실연 다이어트가 짱이네요
청소기 소리에 창틀로 피신한 두 분입니다
이 핸드폰의 HDR모드는 자동으로 2장을 찍어서
명부와 암부를 합성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 폰은 이미지 처리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고양이 귀가 3개가 되기도 합니다
이 분은 다른 두 분을 별로 안좋아하셔서 혼자 계십니다
이 분은 안억울할 때에도 억울하게 생기셨습니다
보이는 데 위주로만 치웠습니다
2시간이나 걸렸네요
힘들어서 그만 합니다
청소하다가 해가 다 지네요
사실 오늘 비싼 접시도 샀습니다
소비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해서요
자기통제감이 부족함에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소비가 일시적으로 자기를 통제한다는 착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하데요
코드명 풀과 고기
접시 덕인지 힘이 나서
저를 위해서 몇 달 만에 요리도 해봤네요
하루 다 갔네요
조금씩 나아질 것 같은 우울하고 희망찬 저녁이네요
아참
집이 이렇게 재창조 되었습니다
쨘
그럼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