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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아저씨가 한 명 살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0178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닥고양이
추천 : 1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2/28 23:11:17
이렇게 말한다는게 철 없게 보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피가 이어져 있어도, 날 키워줬더라도,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릴때는 잘 따랐었는데, 사춘기인 걸까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는 내가 약해서 참아왔던 이 아저씨의 술주정을 더 이상은 참을 수 업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 어릴 때부터 당했던 것에 대한 감정이 폭발한것 같습니다. 더 이상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 살면서 주말에는 집에 내려갑니다. 누나들도 원룸과 기숙사에서 대학교를 다니기에 어머니를 지킬 사람은 저 뿐입니다. 집에 가면 항상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아저씨가 술을 마시고 어머니께 술주정을 부리려고 하면 제가 막습니다. 꼴에 자기가 위라고 소리 지르는 걸 보면서 귀를 막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귀를 막으면 어머니와 저에게 더러운 손이 오기에 막을 수는 없습니다. 

주말에는 어떻게 막아도, 평일에는 학교 기숙사에 있을 수 밖에 없기에 조마조마 합니다. 평일 동안에 어머니께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또 울거나 하시지는 않을까.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기에 더 마음이 힘든 시기일텐데... 하면서 말입니다. 항상 제 마음속은 모순되어 있습니다. 반 정도는 얼른 취직해서 집을 떠나고 싶다는 것. 반은 내가 집을 떠나면 어머니를 지킬수 없기에 집을 떠나면 안 된다는것. 매일 밤마다 우시는 어머니는 '힘들어서 그러시는 거야...' 라고 하십니다. 정작 힘든건 자신이신걸 아실텐데 말입니다.

그 아저씨는 돈이 모든 것인줄 압니다. 그래서 항상 술주정을 할 때마다 하는 말은 '내가 돈 벌어와서 바치는데 너희는 왜 그따구밖에 못 하냐'입니다. 그게 가장 싫은 점입니다. 돈이 모두가 아니라, 우리 가족이 원하는건 진정한 '가장'이지 '돈 벌어오는 술꾼'이 아닙니다. 그걸 설명을 해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항상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도 싫습니다. 자기만이 옳고, 다른건 모두 그르다. 내 말을 따라라.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어쩌구 저쩌구.. 독불 장군이 따로 없습니다. 바깥에 나가면 한 없이 약한 사람이 집에서라도 왕 행세를 하고 싶은가 봅니다. 하아... 답답해서 여기다가 주저리 써놓고 가네요.

근데 모든걸 다 통들어서 가장 싫은 점은...
피를 이어받았다는 겁니다...
나도 미래에 똑같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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