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에 쓸까 하다가 아무래도 이 게시판이 맞는 것 같아서 끄적여봅니다.
제겐 신비한 능력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와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있는 사람들이 변의를 느낍니다.
저랑 대화를 하거나 통화를 하는 사람들이 변의를 느끼고 쾌변을 보는 거지요.
그것이 15일 째 변을 못 본 사람이든, 절 만나기 전에 변을 본 사람이든 말입니다.
이 일이 시작된 것은 2001년, 군 입대를 앞둔 때부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것을 알아차리기까지는 거의 5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상하게 제 주변에 여자들이 모이더군요.
극히 평범한 오징어인 저는 단박에 이상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1. 저 같은 오징어에게 인원의 과반수 이상으로 여성들이 몰릴 이유가 없다.
2. 그 누구도 이성에 대한 호감으로 다가오는 처자가 없었다.
3. 그렇다면 내게 모이는 뭔가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4. 이것은 국정원의 음모다
라는 것을요.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3학년 2학기 세미나 강의가 끝나고, 팀원들이랑 한 잔 할 때였습니다.
당시 팀장이었던 제가 알딸딸하게 취한 여성 팀원에게 물었습니다. 왜 성격도 지랄맞은 나한테 팀원으로 같이 세미나 하고 싶다는 여자애들이 그리 많으냐고요.
(사실 전 팀장 맡을 때 폭군이었습니다. 어차피 실험실에 조교로 뛰고 있었고, 누구 하나 팀모임 빠진다고 하면 사유서 적어서 사진 첨부하는 건 당연한데다가, 팀 모임도 스포츠 중계 시간을 싹 다 피해서 잡는 그런 놈이었습니다. 할당량 못 채워오면 조져버렸습니다. 그래서 가끔 팀발표를 공산주의가 망한 근거라고 말씀하실 때 솔직히 공감을 못하는 편입니다.)
팀원1 : 그야, 히꾹, 오빠야랑 세미나를 하면 A+는 당연히 따니까욬, 그런데 그거 말고도 오빠야랑 있으면. 에, 이런 거 말해도 되↗나↘?
(잠깐 설레긴 했습니다.)
나 : 해 봐.
팀원1 : 오빠야랑 팀모임만 하면 그게 잘 나와요.
나 : ......목적어.
팀원2 : 아 그거요 그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 남사스럽구로.
나 : (너무 많아서 감도 안 오는데?)
팀원1 : 이 오빠야 이거. 여자 입에서 똥 얘기 나와야 되겠어요↘오↗?
나 : (술에 농약이 섞였나?)
팀원2 : 오빠야 별명이요. 관장이에요.
나 : ......에네마enema?
그 후로는 여자애들이 까르륵 거리며 웃기만 했습니다.
그 누구도 부정을 하지 않은 채로 말이지요.
씁쓸했습니다.
그들에게 저는 정신적인 생리식염수나 글리세린 등의 관장약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하지만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았다는 건 함정)
그날 맨정신에 소주를 네 병 정도 먹었습니다.
그 후로도 소문을 들은 건지, 스스로 효험을 본 건지, 석사를 마칠 때까지 일정 수 이상의 처자들이 제 주위에 몰렸었습니다.
제일 쇼크였던 반응은,
"아, 오빠! 이번 실습에 오빠가 조교 들어오...... 앗싸! 고마워요!"
라면서 쪼르르 뛰어가던 후배였습니다.
'앗싸'는 너무하잖아?
......하지만 시원하게 일을 처리했겠지요?
이렇게 7년을 살았습니다.
그쯤 되자, 같은 실험실에 있던 여자 후배는 대놓고 제게 여자애들 반응을 설명해주곤 하더군요.
오빠는 정말 효과 직빵이라고......
......자기는 이 실험실 들어오면서부터 하루에 세 번씩 큰 걸 본답디다.
이 실험실 들어오기 전까지는 나흘에 한 번 해결하면 천지신명께 감사기도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 녀석은 제가 세미나나 출장 나가면 얼굴이 누렇게 뜹디다.
출장 중에 빨리 실험실 나오라고 전화받은 것만 열 번이 넘습니다.
그리고 최악은......
헤어진 여자친구에 관한 일입니다.
헤어졌던 여친이 전화가 몇 번 왔었습니다. 나흘 주기로요. 그때는 얘가 나랑 다시 잘 되려고 하는 건가를 심각하게 고민했었지요.
하지만 매번 전화때마다 "아, 이제 된 것 같다. 잘 있어."라는 뉘앙스의 말로 통화를 마치더군요.
정말 어장관리인가를 고민하다가 그 헤어진 여친의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실상을 알았습니다.
전여친 : 나 걔랑 다시 사귈까?
여친친구 : 아서라. 꼴사납다.
전여친 : 그게 아니고. 몇 번만이라도 얼굴 봤으면 좋겠어.
여친친구 : 꼴사납다고 기집애야.
전여친 : 너한테만 얘기하는 건데......
여친친구 : ......뭔데?
전여친 : 걔랑 있으면 똥이 잘 나와.
여친친구 : ......
이런 내용을 한참이나 설명을 해주더군요.
신기한 것은 그 친구도 저랑 얘기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화장실에 다녀왔다는 겁니다.
비참했습니다.
전 그녀에게 똥제조기였던 거죠.
소주를 몇 병이나 빨았습니다.
그래도 얼굴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에 설레였던 제가 좌약이었습니다.
하긴. 똥 잘 싸려고 저랑 사귄 게 아닌 것만 해도 어딥니까.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지금도 저와 회사일이나 기타 업무로 미팅을 할 때면 종종 자리를 비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성분들은 꼭 손을 씻고 오시더군요.
상쾌한 표정과 함께요......
물론 남자분들은 대놓고 얘기를 합니다.
남자A : XX 씨는 건강한 기운이 있나봐. XX 씨랑 얘기만 하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나 : ......그것 참 영광이네요.
남자B : XX 씨, 특허나 한 번 내 봐. 부작용이나 불쾌감 없는 "천연 관장인" 뭐 이런 걸로.
나 : ......제발 좀 닥쳐요.
으음. 어떻게 끝내야 하지?
p.s 1 : 사업 제안하시는 분 사절입니다. 이미 알아본 적 있어요.
p.s 2 : 실험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변의를 느낀 사람들은 대충 60% 확률이더군요.
p.s 3 : 농약은 제가 먹은 듯 합니다. 어쩌자고 이런 글을 싸질렀지? (똥게는 익명 안 되죠?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