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창원 인근에 살고 있는 초3 딸, 초1 아들을 둔 가장입니다. 가입한지는 오래됐지만 항상 눈팅만 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글 한자 남깁니다. 가정이 있으시고 저 정도의 자녀를 가지신 분들께 3일 연휴는 축복만은 아니라는데 공감을 하실거라 봅니다. 저도 3일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저도 와이프도 몸상태가 별로라서 외박은 무리고 당일치기로 갈만한데를 찾다가 보성녹차밭에 축제가 있다길래 애들을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축제는 별 기대안하고 갔었는데 애들도 좋아했고 저희도 차도 많이 마시고 녹차밭도 보고 힐링을 받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6시 반쯤 집으로 출발을 했는데 이 때쯤 부터 딸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그러길래 그냥 화장실을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화장실에 가도 변을 못보고, 배가 아파서 저녁밥도 거의 못먹길래 소화제 같은걸 하나 사서 먹이고 의자 눞혀서 재웠습니다. 토요일에 놀러갔던 차들이 일요일에 다들 복귀하는지 길이 꽉 막혀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던 딸이 일어나서는 차에다 다 토하고는 배아프다고 계속 울어대길래 놀라서 119에 전화해서 가까운 병원을 알아보니 진주는 가야지 병원이 있다고 합니다.
급히 비상깜박이를 켜고 갓길로 달려서 막히는 구간을 겨우 지날 때쯤 또 토하고.. 저와 와이프는 사색이 되어서 오는 길에 가장 가까이 있던 경상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오늘 축제에서 먹었던 음식에서 문제가 있었을까… 아니면 산에서 따먹었던 산딸기가 문제가 되었을까 온갖 걱정을 다하면서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대학병원이다 보니 엑스레이도 찍고 피검사도 해야한다고 해서 우선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결과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담당의사님을 뵀는데 오늘 혹시 변을 봤냐고…
화장실에 갔는데 못보고 나오더라 했더니
이런 환자 정말 오랜만에 봤다면서 대장에 똥이 꽉차서 배가 아픈거라고 관장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정리해보자면 대장에 똥이 꽉 찼는데 오늘 먹은게 또 장으로 들어가려니 입구가 막혀서 배가 아프고 몸에 이상이 왔다는 말이겠죠. 너무 어이가 없는데 의사선생님 앞에서 웃을 수도 없고.. 딸래미는 관장시키고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피검사도 해보고 수액도 좀 맞고 새벽에야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생각할수록 웃기고 어이가 없어서 이걸 어디 아는 사람에겐 딸의 프라이버시상 말하기도 그렇고 입은 근질거리고 일단 여기는 절 아는 사람이 없겠지 싶어서 한번 올려봅니다.
와이프가 변비가 심한데 딸래미한테 유전됐나 봅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났더니 일전에 와이프가 배가 아파서 잠도 못자고 했었던 일이 몇번 있었는데 그것도 다 이것때문인가 싶습니다 ㅋ 앞으로 배아프다고 하면 관장하란 말부터 나올듯 하네요 .
여친이나 와이프나 딸이 있으신 분들 변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