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끼어 날도 흐리고 비도 내리면 사람은 차분해진다.
그러다못해 약간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비가 세상을 씻어주면서 정화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빗소리를 듣다보면 명상하는 기분으로 빠져들곤 한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책읽으면 좀더 몰입이 잘 되기도 하고.
카톡상담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나곤 한다.
내 채널이 넘 짧은 탓일 수도 있지만 채널되는 메시지들은 중심적인
생각의 느낌들로 전해지니 현재로선 그게 전부다.
언젠가 기00님이 바람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해서 잠깐 해봤는데
바람이 전해준 이야기는 그다지 멋지고 아기자기하지 않았다.
흔히들 노래가사나 이야기 책에 등장하듯 바람이 전하는 말은 분명히 멋있어야
하는 건데 내게 돌아온 대답은 그렇지 않았다.
그때 거기서 내 기분이 별로여서 그랬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내게 바람이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기쁨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희망의 메시지는 아니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건 미안하지만 슬프고 괴로운 일들이 세상엔
많다는 거야."
"바람한테 좀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어볼까 했더니 쩝.
뉴스에서 늘상 듣는게 사건사고인데 모"
"음... 그렇지만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한다면 너가 알고 싶어하는 것을
얻지는 못할 거야. 세상은 너도 이미 아는 것처럼 어둡고 차가운 현실들이
도처에 깔려있잖아. 특히 빛의 일꾼들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어.
상황을 분명히 파악해야 하잖아.
그걸 무시하고 아름답고 풍요롭고 이상적인 것만 들려줘야 하니?"
"뭐 그런건 아니겠지. 그럼 넌 북한에서 날아온 바람이니?
거기야 배고프고 가난하고 그렇겠지."
"물론 난 북한을 거치지 않았어. 그렇지만 북한을 알고 있기도 해.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그런데 네가 세상의 아픈 이야기들에 앞서 준비되어야
할 게 있어. 그건 너 자신을 찾아야 된다는 거야."
"동화 '행복한 왕자'처럼 나도 그렇게 되라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거니?
다행이다. 내 코가 석자인데 가능할까 싶었거든."
"그래. 잘 알고 있네. 너는 행복한 왕자처럼 보석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너 자신부터 찾으라는 말이야.
가진게 있어야 나눠주고 말고 하지. 보석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면
주머니에 잃어버린 지우개를 넣어두고도 못찾는 아이들과 다를 바 없으니까.
빛의 일꾼이 되면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것이냐고 묻기 전에 걍 너 자신부터 찾아.
뭔가 거창한 걸 하고 많은 돈을 낼 필요도 없어. 그저 의식을 높이고
본래의 자신을 찾아. 그러면 모든 건 뒤따라올거야. 도리어 너가 일을 하려고
욕심을 내면 낼수록 돕는게 아니라 사고만 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거든."
약속장소로 이동하면서 잠시 엊그제 일을 떠올렸다.
원래 나와의 만남이 약속된 것이 아니었는데 선00님이 갑자기 나보고 만나라면서
문자로 떠맡겼다. 나와 직접 만난 분들은 자신이 하강하는 영혼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데 반드시 하강하는 영혼이 아닐 수도 있으니 나도 다른 채널러에게
재확인해보게 된다. 그래도 자신이 차크라나 이 카페에 강한 끌림이 있다면
하강이든 상승이든 스스로 찾아오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이 글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건 나도 이미 진도가 많이 나가버렸다는 뜻도 되겠다.
7살짜리부터 초등, 중등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배우는 건 최대한 알아듣기 쉽고
간단명료하게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카페에 오면서 아마 알게모르게
배우게 된 것들이 벌써 일반적인 수준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현실적인 대화이야기를 쓰면 나으려나.
카페가입한지 3일되서 궁금한게 많다는 광00님이 점심도 안먹고 나왔길래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게 하면서 말을 이었다.
"이런 저런 많은 종교, 영성 단체를 다니셨네요. 가족 중에 목사님도 계시고
돈도 좀 쓰셨구만요."
"요즘 제가 다니는 곳에서 배운 것도 있는데 보시겠어요?
엘로드라는 건데 수맥찾는 것도 되고 간단한 진실도 체크도 되요.
물론 건강에 대한 이상유무도 확인되고요."
"그럼... 제가 차크라 열린 게 맞는지 확인해주셔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니 걍 믿거나 말거나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나보고 3군데만 열렸는데 그나마 그것도 완전히 열린게 아니라거든요.
저야 꼬마들 손잡아주면 아이들이 '선생님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요.'
'몸이 배배 꼬여요.' '꼬추가 찌릿찌릿해요'하고 키득키득대니까 상관없지만서두.
꼬마들이 뭘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어른들처럼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없을테고
빛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도 말해주긴 하던데요."
"그럴까요? 누가 맞는지 한번 볼까요? 혜00님의 12개차크라가 모두 열린게 맞나요?"
예전에 활동하던 영성카페에선 오링테스트로 진실도를 확인하곤 했었다.
엄지와 검지를 붙여서 링모양을 만들면 다른 사람이 그 링모양을 떨어뜨리면 거짓,
잘 안떨어지면 참 하는 o x 채널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런데 엘로드는 예전에 수맥탐지용으로 쓰인다는 것만 알았는데
이렇게 진실도 체크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틀리면 난 뭐가 되는 것이냐...
엘로드 2개를 정렬시키더니 내 앞에서 광00님이 질문을 하니까
갑자기 부채처럼 쫙 펼쳐졌다.
"이건 맞다는 뜻인데요. 틀렸다면 그대로 정렬상태를 유지하거든요."
"그러면 내가 만물과의 대화를 제대로 하고 있기는 하는 건가요?"
"혜00님이 만물과의 대화가 되는게 맞는지 확인합니다."
또 엘로드가 부채살처럼 펴졌다. 사실 차크라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크라가 열렸다고 하는 사람들도 제각각이고 그래서 생겼다는 영능력도 없지는
않아서 속기가 쉬웠다. 청주에 오기 전에도 차크라가 저절로 모두 열렸다는
사람이 있었고 약간의 영능력 체험도 있었지만 나중엔 결국 빙의된 것이었음을
눈치챈 적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신통력이 강하고 하위 귀신들을 단체로 부릴 줄 아는 고위급
어둠이어서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혜00님의 에너지 활성도를 알아보겠습니다. 최고치가144인데요...
141이 나오는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믿기지 않는데요.
그런데 혜00님의 에너지를 느껴보려니까 제 가슴이 반응해서 더는 못하겠네요."
"우0님도 알아봐주세요."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어떻게 나오는지 먼저 보여드릴게요. ...
우0님은 측정불가인데요? 이상하다.."
광00님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내면의 신성과 대화를 해봤다.
내면의 신성은 내면의 불성이자 스승이라고 보면 되지만 다른 단어는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서 언어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오늘 일은 현실에 벌어진 일치고는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거봐. 아직도 눈에 보여야 믿어진다니까.
물론 너를 위해서 스스로 끌어당긴 것이기도 하지만 도움이 되었다면 된거지 모.."
"내면의 대화를 어떻게 하냐고 다들 궁금해하는데 팁을 알려줘야 되지 않을까?"
"전에 우0가 말한 대로야. 너도 처음 내면의 대화를 시작했던 때를 떠올려봐.
그때 네 상태가 어땠니?"
"시골에서 지낸지 1년쯤 되어갈 때였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기도 어려웠었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는데 물어볼 곳도 없고 해서 혼자 자문자답하던 시기였지.
그래서 내면에 요청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고 물었는데
'그냥 거기 있는게 좋겠다'는 대답이 나왔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정신이 강한 나는 반대로 거길 떠나서 고생길에 들어섰지 모"
"판단하기 쉽지 않지? 너가 있었던 곳이 말을 많이 할 수 없던 곳이고 조용했었잖아.
그리고 혼자서 절박했었지. 침묵이 너를 내면의 신성이자 불성이자 스승과 만나게
한거야. 말이 필요가 없는거지."
"외형의 말 보다는 내면의 말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거였구나?"
"묵언수행의 참뜻이 바로 거기에 있어. 잔소리가 많건 잡담이 많아서건
영적인 의미에서는 모두 구실이고 그 사람을 내면으로 좀더 이끌려는 뜻도 있어.
예를 들면 말더듬이가 되면 너는 입을 닫고 내면으로 대화를 시도할 거야.
겉으로 말할 수 없으니까 속으로 말이 터지게 되어있어."
"그렇지만 어둠인지 빛인지 구분을 못하잖아?"
"그러니까 물어봐야지. 너도 처음에 지금 대답한 존재가 누구냐고 물어봤었잖아.
우주의 법칙은 질문에 답하게 되어 있어.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고 빙빙 돌리거나
명확하지 않게 답변한다면 그건 어둠이 분명하지. 그리고 몸전체로 느껴지는 것들이
좋지 않으면 역시 확실한 어둠이지."
"그런 면에서 예전에 스승 칭0에게는 여전히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야.
사랑의 바다라는 닉네임과 어울리지 않게 엄청 야단치고 무서웠지만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했거든.
정말 쥐잡듯이 사람을 잡으면서 들들 볶는데 사랑이고 뭐고 가까이 있던 제자들이
도망치느라 바빴지만 그러고나면 조금씩 성장한다는 걸 나도 겪었고 ..."
................................................................................................................... 3편에 계속
빛의 대화(원소정령, 내면의 신성)
진실도 85%
작성자 혜명
작성일 2015.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