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썼던 글이긴 하지만, 음악게시판에서 공감을 얻지 않을까 싶어서 다시 남깁니다.
음악과 같이 들어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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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몇시일까 기껏해야 잠든지 한두시간밖에 안된것 같은데.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벼대며 휴대폰을 찾아 침대 속을 뒤적거린다.
이럴땐 왜이리 찾기가 힘든거야.
한참을 찾다가 바로 전화를 받으니 아무런 말소리가 없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게 침묵과 함께 작은 숨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긴 한숨.
" 00 이니?"
또다시 긴 침묵이 이어지더나 00이가 눈물섞인 대답으로 인사를 한다.
깨워서 미안하단 말도 같이.
00은 긴 연애의 마지막 순간에 다가 온것 같다.
예전 드디어 마음 가는 사람을 만났다며 남자친구 이야기를 할때
그녀의 광대 끝이 붉은 색으로 물들며 웃던 순간이 기억나는데.
어느새 이젠 남자친구 이야기 할 때 쉬는 한숨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이런 새벽의 대화도 조금씩 늘어간다.
힘들다는 말과 함께 터진 눈물
"지금 우는거야? 너 때매 진짜 속상하다"
헤어지란 말을 늘 하지만 대답은 언제나 똑같다 내가 좋아하는걸 알지 않냐는 말 뿐
그렇게 좋다는데 넌 왜 그렇게 아파하는거야 란 말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그랬다간 00의 울음이 더 터져버릴꺼다.
"망할 기집애야 기다려, 어딘데"
이불을 걷어차곤 급하게 옷장에서 코트를 집어들고 모자를 썼더니
어딘지를 말은 안하면서 저울이 기운다고, 이별이 다가온다는 말만 한다.
그래 내말이 안들리는구나 넌.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에 울컥해서 다시 또 헤어지란 말을 했더니
안된단다 내가 잘할 꺼라고, 잘해달라 하면 노력할 꺼란다.
그리곤 미안하고 잘자라며 끊어버린 전화.
망할년 남의 잠을 다 뺏어가 버리곤 지는 편한건지.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들으려고 잠을 날려버린건지.
"걔가 뭐가 좋다고"
코트를 바닥에 던져놓고 침대에 쓰러지고 나니 이제 내가 한숨이 나온다.
친구를 잘못둔게 죄지 싶어 휴대폰을 집어들고 보니 새벽 3시 반.
침대에 쭈그려 앉아 방안을 둘러본다.
침대에 옷장하나 그 흔한 화장대랑 티비도 없는 방 한가운데
아까 벗어둔 코트하나가 덩그러니 있다.
1년 정도 만났던 남자가 선물해준 코트 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버렸다. 아니지 00 때문일 꺼야.
"내가 잘할께" 란 말 자주 하던 사람이였는데.
센스좋고 스타일 좋은 남자가 좋다고 입버릇 처럼 말하고 그게 남자의 선정기준이라 맹신하던
나는 그런 고지식함이 싫었다. 그래서 헤어진건데 .
자기가 오늘 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시시콜콜하게 말하던 사람
코트를 집어넣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다.
시간은 새벽 3시 반. 잠이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