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척들과 가족여행을 왔어요. 족구장이 있다길래 족구를 하러 가서 남자 셋에 여자하나로 두 팀을 짜서 판을 시작했어요. 사실 여자가 피지컬이 부족하기도 하고 끼는 것보다야 한쪽 구석에 박혀있는게 유리할 확률이 높다보니ㅠ 룰에 무조건 여자가 한 번 터치해야한다가 들어갔죠.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마음 급하신 분 부터 승부욕있으신 분들이(순화했지만 그냥 우리 아빠) 아 그럼 진행이 너무 힘든데 게임이 어떻게 가~ 라며 불평했고 종국엔 거의 피구와 흡사한 여자용 룰이 만들어졌습니다. 스텝을 밟지 않으면 공을 잡고 바로 던질 수 있다. 원래는 배구처럼 공을 터치할 수 있다 정도였는데 그래도 안된다며 확대됐죠ㅡㅡ 어쩌다보니 그렇게 한 판이 진행이 되었는데 아무리 봐도 전 제가 잘 못하기야 한다지만 족구하겠다고 낀 건데 그건 싫더라구요. 그래서 이게 피구지 뭔 족구냐 싫다했더니 넌 그러던가 그럼 우리팀 지는거지 뭐 라는 반응이데요
여기까지가 오늘 제 경험입니다. 전 여기서 사회적 약자로서(신체적) 주어진 페널티(?)가 무조건 한 번 터치 라고 생각하고 남녀로서 게임 내에서 동등함이 깨어진 것이 피구와 같은 이상한 룰의 적용이라고 생각해요. 전 반에 여자만 있었던 중고교를 보냈고, 체육시간에도 당연히 그랬죠. 당연히 어떤 경기를 하면 룰의 변형 없이 그 경기를 치뤘구요. 뭐 무리한 종목은 하지도 않았던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오늘같은 식의 경기는 짜증이 치밀어오르네요. 거기다 그 변형대로 하지 않는다고 까는 것도 정말 듣기 싫고 자기들은 종종 했던 것을 처음 하는 사람한테 못한다고 뭐라 하고 여자라고 더 뭐라 하는 것도 듣기 싫습니다. 물론 여자라 못할 수도 있지만 다른사람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고 같이 하자고 낀 건데 굳이 그래야 하나요? 그럴거면 애초부터 자기들끼리 하던가.
아무튼. 여러가지 경우에서 약자로서 주어지는 이득 (뭐라고 하나요ㅠ 용어를 모르겠네)과 남녀의 동등함이 깨지는 부분에 대해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