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에는 이런 저런 불문율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문율은 왜 현장에서만 공유되고 있을까요?

150키로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고 야구방망이라는 둔기를 사용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서로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는 플레이와 동업자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불문율이 입장료를 지불하고 야구를 관람하는 관중으로 대표되는 대중에게는 어째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프로스포츠는 필연적으로 경기를 소비하는 관중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경기 참여자의 일원으로서 대중도 불문율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생기게 된 이유 또한 설명받아야 함은 물론입니다.

대중의 동의가 있을 때 불문율은 인정받고 지속될 수 있으며 대중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불문율은 정당성을 갖지 못합니다.

선수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불문율은 관중을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그로 인해 상대팀과 충돌하게 되면 각각의 팬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감정싸움을 벌이게 되기도 합니다. 잘잘못의 기준이 되는 불문율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정답없는 논쟁으로 귀결됩니다.

야구계 현장에서 먼저 현존하는 불문율을 전부 공개하고 선수협이 되었든 KBO가 되었든 대표성있는 주체가 주도하여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선수들의 야구문화와 대중들의 야구문화가 이중으로 형성되어 일방적인 마녀사냥과 소모적 논쟁이 지속되는 현상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선수와 대중의 야구문화가 통일되어야 선수들은 관중의 공감으로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고 대중은 야구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즐거운 소비가 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