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드라.
사실 지금 멘탈 완전히 박살나서 그냥 아무 말도 안 할라 그러다가..
아까 떠나기전 글 다시 보니깐 뭔 반응이 이리 폭발적인지...
글 싸질러 놓고 애프터 서비스 안 하는것도 좀 그런것 같아서 후기 씀.
근데 이 글이 마지막임...
솔직히 이젠 그냥 여기다가 글 쓰고 있을 정신이 아니다.
나 지금 모텔임.
모쏠이라서... 모텔 아다는 꼭 언젠가 여친 생기면 깨려고 했는데...
오늘 자고 내일 내려가려고 하다보니 생애 첫 모텔 입성을 하게됐다.
지금 모텔에 있는 컴퓨터로 글 쓰는 중이다.
형들이 예상한대로 서울은 나 혼자왔어.
동생년 원래도 성격이 비글 같아서 나도 평소에 감당이 잘 안돼.
그렇다고 변호사님 만나는데 진짜 머리채 끌고 갈 순 없잖아.
설득 하다하다 지쳐서 그냥 오빠가 알아서 할테니깐 집 잘보고 있으라고 말해준 후 혼자 갔다.
식사는 솔직히 정신 없어서 내가 밥을 코로 먹었는지 입으로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죄 지은 것도 아닌데... 괜히 위축되더라구..
그 분 말씀 한마디 한마디 하는데 잔뜩 쫄기나 하고..
그러다보니깐 동생년 심정이 이해가 좀 되기도 하더라.
나도 이런데, 당사자인 동생년은 더 했을 듯.. 그러니깐 그렇게 지랄발광을 떨면서까지 안 온다고 버텼겠지.
변호사님께는 동생년이 스트레스가 엄청 심했는지 앓아누워서 못 나와다고 죄송하다고 했다.
그리고 변호사님한테 녹음을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난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답은 'no'
변호사님이 말씀하시길.. 녹음을 하겠다면 막을 순 없지만, 안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
자신은 오늘 여기 변호사로서 온게 아니라, 그냥 아는 후배랑 동생들이랑 밥 먹으러 온 거라는 입장을 고수.
그러면 혹시 메모는 해도 상관 없을까요? 라고 묻자 메모는 상관 없다고 함.
바들 바들 떨면서 몇자 적긴 했는데...
솔직히 적을만한 내용은 없었다. 단어 몇개 적다가 때려치고 그냥 경청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갤럼들 실망할지 모르지만..
정말 별내용 없었다.
그분 말씀하시길.. 이 사건은 법조계에선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한다.
다른것 보다 일단 탑시 건이 제일 큰데.. 하필이면 동생년이 발 걸치고 있는게 탑씨건이라 유감이라 하셨다.
그러다보니 변호사님도 굳이 내가 설명을 안 해도 될만큼 어느 정도는 이 사건에 대해선 알고 계셨음.
변호사님이 여동생이 어느 정도로 발을 담그고 있는지를 물었는데..
솔직히 나도 아는 바가 전혀 없잖아? 그래서 막 우물쭈물 하다가..
솔직하게 말함. 잘 모른다고..
그러자 변호사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함.
동생이 도움을 요청했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로 발 담그고 있는지 말도 안 해주더냐고..
말씀은 부드럽고 조용조용히 말씀하시는데... 왠지 느낌이 책망하는 듯한 느낌이 쎄~ 하게..?
무슨 말인지 앎?
그래서 무갤럼들 조언대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조언 좀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림.
그러자 왠지 다시 한번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말 하기전까지만 하더라도 변호사님 태도랄까? 그런게 좀 뭐라고 해야되지?
내가 도와줄 수 있는건 열심히 도와줘 볼테니깐 내게 정보를 다오! 이런 느낌의 태도였다면...
위에 말 하고 난 다음은..
분위기가...
이왕 왔으니깐 맛있는 밥이나 먹고 놀다가 가. 이런 느낌으로 변했다고 해야 하나?
내 그냥 망상적인 느낌이니깐 정확하진 않을 수도 있음.
아무튼 그런식으로 분위기가 좀 변했음.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나니깐 막 불안감이 폭발하는거야..
마치 사형 집행 날짜 잡힌 사형수한테 갑자기 잘 해주는 교도관 같은 느낌?
그래서 똥줄이 타서 막 물어봤다.
혹시 지금 이 시점에서 변호사님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뭐 없냐고
그랬더니 변호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저것 말씀하셨는데 내가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이해한 대로 적어볼께...
일단 자신은 여기 변호사로 와 있는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함.
자신은 정식으로 선임된 것이 아니므로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음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자기 클라이언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함.
그렇기 때문에 사실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판을 뒤집는 역전재판 같은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변호사의 역할이 가장 빛나는 경우는 의외로 소송전 합의 같은 경우라고..
굳이 소송까지 안 갈 수 있는 상황이면, 되도록 클라이언트의 이익을 위해서 소송전에 사건을 마무리 짓는다고 함.
소송에서 얻을 수 있는 승리는 극히 작거나 본전치기인데 비해, 그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심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그래서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 같은 경우에 선임된 변호사가 있으면
어떻게든 합의를 봐서 소취하를 시키거나 하는 식으로 마무리 짓는데, 그런 역할을 가장 잘 하는게 유능한 변호사라고 했음.
그런데 탑씨건은 아청법 같은게 들러붙어 있어서..
이런건 반의사 불벌도 친고죄도 아니라서 변호사가 미리 손 쓸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함.
단순한 폭행이나 명예훼손 이런 건이었으면 한시라도 빨리 유능한 변호사를 사서
그 변호사 통해서 합의를 보거나 해서 소취하 시키고 마무리 짓는게 가장 깔끔한데..
이 사건은 그게 안 된다고..
게다가 폭행 같은건 '정당방위'를 주장할 여지도 있고..
명예훼손 같은건 '310조의 위법성 조각사유' 라는게 있어서 소송에 들어가도 변호사가 비벼볼 여지가 있다고 함.
한마디로 정당방위가 인정되거나, 명예훼손에서 공익을 위함을 증명하여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되거나 하면
'무죄'가 나올 여지도 있다고 함.
그런데 아청법 관련은 '무죄' 가 나올 여지가 애초에 없다고..;;;
기껏해야 베스트가 너무 경미해서 애초부터 고소 대상에서 누락되어 있는 경우거나..
아니면 일단 기소는 되었는데 검사가 판단하기에 너무 경미해서 기소유예로 처리하거나 정도라고 함.
그 정도가 나올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고...
만약 악질이라서 기소되고, 검사도 빼박으로 기소 유지하면...
변호사 아무리 좋은 사람 써도 '무죄'는 불가능..
한마디로 일단 기소유예 안 되고 기소된 이상 빨간줄은 확정이라는 얘기...
이 사건의 경우에 유능한 변호사라면 어떻게든 형량을 줄이는데 집중할 거라고..
얼마만큼 형량을 줄이는지가 관건이라고...
에효.. 나 잠깐 한숨 좀 쉬고...
일단 여기까지 듣는데 멘탈이 완전히 박살났다.
신상공개, 취업제한 이런것도 물어봤는데..
한마디로 모르겠다는 입장.
왜냐하면 동생년이 어느 정도까지 죄질이 안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해 줄 말이 없다고 함.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경우에는 뭐 말 안해도 알테고... 에효...
그러면 결론적으로 지금 미리 변호사를 선임해도 특별히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얘기네요? 라고 묻자 맞다고 함.
일단 동생년이 기소가 된 건지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미리 겁 먹고 할 수 있는게 없음.
앞서 말했던 폭행이나 명예훼손 같은 죄들은 변호사가 발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면서 소취하를 유도할 여지라도 있는데...
이 사건은 미리 겁먹고 나서서 할 일이 없다는 얘기.
그러면 혹시 나중에 경찰에서 연락오면 그때 변호사를 사야 하나요? 라고 묻자..
그나마 그게 최선일거라고..
그러면서 조언해 주신게...
동생년이 지금 혹시나 자신은 기소대상에서 누락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을 수 있을텐데..
정말 그럴 수도 있을테고, 그게 베스트지만..
만약의 경우를 미리 대비하라고 하셨음.
왜냐하면 만약에 정말로 기소가 된 경우에는 절대로 나랑 여동생이 몰래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심.
검사 출신 변호사님이라 그러신지.. 그 분은 로펌에서도 형사사건 위주로 맡고 있어서 민사쪽은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함.
민사쪽은 어찌 진행될지 모르지만, 만약 진행되면 보통 부진정연대채무이기 때문에 몇억 단위로 청구될 거라고 함.
다만 나중에 최종 소송 끝나면 법원에서 분담을 해 주는데 그렇게 몇억 단위로 물게되지는 않는다고 함.
실제로는 개인당 2~5백 정도라고...
변호사님은 가볍게 말씀하시는데 2~5백만 정도 부분에서 이미 멘탈 박살났다.
그리고 아마도 민사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 텐데.. 이것도 수임료가 천차만별이라 얼마라고 확정짓기 힘들다고 함.
가볍게 5백 정도 생각하라고 하셨음.
손해배상 5백에 가볍게 수임료 5백에서 이미 천만원이다...
거기다가 형사가 문제인데..
형상의 경우에는 정 돈이 없으면 국선변호인이 있으니깐, 잘 활용하라고 하셨음..
그런데 시발 동생년 인생이 걸린 일인데 국선 쓸 수 있음?
얼만진 모르겠지만, 일단 민사 변호사 정도 생각하면 대충 5백 정도겠지..
벌써 여기서 합이 1천 5백만원.
거기다가 형사에서 또 벌금 나오잖아..
만약 그거 5백만원 나오면 딱 채워서 2천만원이다.
절대로 나나 여동생만으로 막을 수 있는게 아니니깐..
미리 부모님과 상의해서 마음의 준비를 해 두라고 했다.
나 솔직히 지금 통장에 3백 조금 안 되게 모아둔거 있거든?
오늘 서울 올라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걸로 어떻게든 막아서
비글 같은 동생년 구제할 수 있을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존나 내가 한심하다... 3백 가지고 뭘 해..??
여튼 그렇게 식사가 끝나고 감사합니다 하고 꾸벅 인사하고 나서는데..
나 레알 소름 돋았다.
그 분이 내 등 도닥여 주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어쩌면 정말 경미한 일이라서 기소조차 안 되었고, 그냥 걱정으로 끝날 수도 있지 않냐고..
여동생도 경미한 수준의 일이라고 생각하니깐 오늘 불참한거 아니겠냐고...
나 진짜 그 순간 머릿털 곤두스면서 온몸에 식은땀 흐름..
이거 그 변호사님이 동생년이 바람 맞힌거 기분 별로라고 간접적으로 말한거 맞지?
다리 풀려서 주저 앉을 뻔...
어느 정도 예상했던 답변만 들었는데도.. 일단 돈 때문에 멘탈이 완전히 박살나서..
도저히 집에 못 가겠더라..
그래서 생애 처음 모텔 입성을 하게 된거야..
자고 가려고.. 오늘은 도저히 동생년 쳐다볼 엄두가 안 난다..
동생년이랑 통화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담담해지더라..
그냥 마음 잘 추스리고 있고, 내일 가서 마저 얘기하자고..
너무 걱정할 일 없으니깐 맘 푹 놓으라고..
진짜 이런식으로 말했다.
난 지금까지.. 핵폭탄 떨어지는데 재네들 왜 저러지?
이런식으로 존나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동생년한테 괜찮다고 말해주는 내 모습이 딱 그거네..
근데 진짜 레알 경미한 정도라서...
변호사님 말씀대로 기소 대상에서 누락되었을 수도 있잖아?
나 진짜 병신 같은거 아는데...
진짜 그 달콤한 희망.
그거 하나에 올빵하게 된다.
이성적 사고고 나발이고, 당사자는 진짜 그 달콤한 희망고문에 매달릴 수 밖에 없어.
암튼 긴 글 쓰느라 손꾸락 아프다.
답글 안 단다.
피드백 없어.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되든 이걸로 끝이다.
어쨌든 내일은 동생년이랑 얘기하고, 부모님하고도 상의해야 한다.
나 잔다.
졸라 피곤하다. 에휴..
마지막으로..
아직도 실낱같은 희망에 목말라서 현실 도피하는 애들.. 너무 욕하지마..
진짜 이건 그 상황을 안 겪어보면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