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스르륵 생활동안 눈팅족으로 살아서 여기서 글두어번 쓰긴 했지만 아직 어색합니다
게다가 지난번에도 언급했었지만 전 막 이쁘고 쨍하고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못되어서 더욱 망설이던 차에
오늘 베오베에 아버지 돌아가신 회원님 글을 읽고 생각나서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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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저희 식구가 함께 외출을 나가면 늘상 기억나는 모습이
아버지가 5미터 쯤 앞장서시고
전 아빠는 늘 왜이렇게 빠르셔 하면서도 아버지를 쫓아가기위해 열심히 걷고
제 뒤 5미터 쯤엔 항상 어머니께서 두 동생을 데리고 쫓아오셨던게 지금도 생생합니다.
항상 그렇게 빨리 걸으시던 아버지께선 제가 군대에 입대하고 얼마 안있어 위암 말기,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죠.
휴가나와서 아버지와 잠시 외출을 할 때 처음이었습니다.
앞서가지 못하시고 잠시 쉬었다가자고 길에 주저않으셨던...
내색하진 못했지만 그날 전 많이 슬펐습니다.
그렇게 군생활을 하다 상병 휴가 복귀날 아버지께서 쓰러지시고 엠뷸런스로 응급실에 모시기만 하고 전 어쩔수 없이 복귀했었죠
휴가복귀를 하자 일직사관이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바로 다음날 다시 휴가를 나가라고 하더군요.
제가 참 불효자네요.. 아버지께서는 그 사이에 돌아가셔서... 임종도 못지켜드렸네요.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이제 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문득 어릴적 생각이 다시 나곤 하는데요.
아버지는 외출할 때 항상 저희보다 빨리 가신게 아니었네요.
빨리 가신것이었다면 거리가 멀어져야 하는데 항상 5미터 앞에만 계셨거든요.
빨리 걸으신게 아니고 단지 앞서 걸으셨던거에요.
제가 나이가 드니 그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찍는 사진 중 하나가 뒷모습.. 나름대로 귀로라고 이름 붙인 연작이었어요.
그저 뒷모습일 뿐인데 각각의 뒷모습은 항상 말없이 얘기하는 느낌이랄까요?
변변치 않은 사진이지만 그렇게 찍었던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마지막 사진이 제가 제일 좋아하던 사진이네요..
퇴근길에 귤이며 통닭이며 즉석과자며 사들고 들어오시던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변변찮은 글과 사진 읽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