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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데이터 주의) 두유입니다
게시물ID : animal_1278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살이다
추천 : 8
조회수 : 57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2 04: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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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리스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추운 밤, 동네 길에서 울고 있는 애기 고양이를 구해와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처음 집에 온 날 목욕하고 난 뒤 가장 처음 먹은 음식이 두유라서 이름은 두유입니다.

집주인이 고양이를 집안에서 키우는데 강력하게 반대하는 통에 집 앞에 집을 지어주고 뛰어놀게 두고 있습니다.

밖에서 사는 관계로 정기적으로 구충제와 진드기 약을 처방 받고 있습니다.

무려 EU 여권도 있는 고양이입니다.

자 그럼 본격적인 두유 자랑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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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에 있는 공터는 두유의 영역입니다.

물론 동네의 이 고양이 저 고양이들이 아무런 저항 없이 유유히 왕래하지만 누가 뭐래도 두유의 영역입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고양이 한 마리에게 아침 저녁으로 밥을 뺏기지만 누가 뭐래도 두유의 영역입니다.

자기 영역에서 이렇게 은폐 엄폐 놀이를 하며 풍뎅이 벌 도마뱀 등을 사냥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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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편히 쉬고 싶은 날은 우리가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려 하면 냉큼 따라 들어옵니다.

그럴 때면 집주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하루 정도 집에 머물게 해줍니다.

두유는 사실 지독한 구멍성애자 입니다. 구멍이란 구멍은 지나치지 않고 앞발을 집어넣거나 저렇게 고개를 처박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지금 고개를 처박고 있는 물건은 제 아내가 치킨 타올 심과 실로 만든 핸드메이드 장난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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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가 집에 들어오면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발코니입니다.

따땃한 햇빛을 쬐며 이렇게 격렬히 아무것도 하지 않지요.

점점 멀리 나가는 것 같아 이름과 우리 내외의 전화번호를 적은 목줄을 해주었는데, 얼마 못 가 뜯어 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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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병원에 다녀와서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병원에 가기 전엔 좀처럼 들어가려고 하지 않으면서, 병원만 다녀오면 또 좀처럼 나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참 알다가 도 모를 고양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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