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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심까! 강북 지역에서 주로 라이딩하고 순정 SCR1 08년식 라이더입니다.
자게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3D프린팅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자 글을 올리니 한 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바야흐로 자전거 라이딩의 계절이 왔습네다!
일 끝나고 한강 라이딩 하는 맛에 버티고 사는 요즘이네요..ㅠ
저는 자전거 취미생활에서 자잘한 용품을 써보는게 낙이었는데요.
특히, 조명용품은 야간 라이딩이 잦은 저에겐 안전과 개성을 뽑낼 수 있는,
마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주는 더블베럴 사냥총과도 같은 존재랍니다!
웬만하면 남들이 쓰지 않는 제품이나 겁나 밝으면서 개조가능한 고휘도 LED 바 같은 제품을 선호했죠.
그런 제 취향에 있어 3D프린팅은 저의 그런 욕구를 채워주기에 아주 적합했습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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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저는 머리가 수박처럼 쪼개졌을 사고 때,
헬멧 덕분에 머리부상만은 막은 적이 있던 터라 무조건 헬멧착용을 합니다.
(헬멧이 수박처럼 쪼개지고 머리는 멀쩡했습니다. 어깨와 무릎의 옷은 다 쓸려 터지고 손가락 뼈는 세동강 났구요..ㄷㄷㄷㄷ)
그런데 안 어울리는 버섯 헬멧은 쓰기 싫고 야간 라이딩이 잦으니 답답하더라도 어반헬멧을 애용하는데요.
그 동안 프레임이나 가방에만 달고 다녔던 조명을 헬멧에 달아보자! 하는 생각에 착안하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기하학 도형, 캐릭터, 레터링 등 잡다한 후보를 모아봤지만,
뭐…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결국 머리통에는 뿔모양이 가장 잘 어울리더군요..;
게다가 유선형 모양으로 바람 저항도 많이 안 생길거 같아서 결정을 하고는 바로 ‘horn’을 검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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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대규모의 3D프린터블 파일의 DB를 지닌 Makerbot사의 공유사이트입니다.
워낙 유명해서 아는 분들 꽤 계실거예요. (재밌고 기발한게 많으니 재미삼아 서핑도 재밌어요.)
저는 3D모델링 실력이 침흘리는 갓난아기 손발가락 오므리는 수준이라 굳이 제가 만들지 않고 양질의 모델링 파일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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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hingiverse.com/thing:692930
몇 분 안 걸려 적합한 모델을 찾아냈네요.
그리고 그 파일을 살짝 개조할 무료 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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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역시 애용하는 팅커캐드입니다! ㅎㅎ
이름같이 세련미는 없이 투박해도 할 건 다 할 수 있는 좋은 툴이죠.
‘WebGL을 지원하는 모든 웹 브라우저에서 작동하므로 컴퓨터에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고,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관리되므로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작업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잘 정리된 인터페이스와 단순한 기능, 직접 따라하면서 익히는 튜토리얼 방식을 채택하여 초보자도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자이지스트 상품설명을 인용) http://xyzist.com/3d-product-archive/3d-cad-softwares/tinkerc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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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썼다간 뇌가 삶은달걀 마냥 지글지글해진다는 어반헬멧입니다.
(저도 주간 라이딩 때는 구녕 숭숭 뚫린 버섯헬멧을 씁니다.)
모델링 작업 전에 제 헬멧의 구녕 크기를 재야 작업 할 수 있으니 측정을 하고요.
캘리퍼스로 구녕의 지름을 재봅니다.
구녕이 좀 작은 편이네요. 길쭉길쭉한게 뭔가 용이해 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다 같은 사이즈인줄 알았더니 조금씩 그 크기가 다르더군요.
조인트 제작에 있어 유념해둬야 할 사항입니다.
결합구조는 0.2~0.5mm 차이로도 그 품질 차이가 나니 신경을 많이 썼어요.
뿔모양에 넣을 조명을 뭘 넣을 것이며 구조를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가를 고민해봤는데요.
일단 쌈마이로 5000원이 넘지 않는 싼 중국제 조명을 선택했고요.
볼트와 너트의 형태를 이용해한 2등분을 해서 조명을 넣고 뺄 수 있도록 구조계획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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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게 구할 수 있는 LED 조명.
거침없이 옷을 벗기고 요 녀석 역시 자세한 치수를 적어두고
어떻게 출력물에 결착시킬지 미리 계획을 잡아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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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뿔모양에 볼트와 너트를 합쳐주고 제공되는 도형을 이용해 깎고 붙이고 깎고 붙이고하면 됩니다.
팅커캐드는 일반적인 3D모델링 프로그램과는 달리 스캐치, 익스트루드, 로프트, 필렛 등등의 기능은 없고요…;;
크기조절이나 면 길이 조절 등 좀 더 직관적인 컨트롤 기능만 간략하게 있어서 접근성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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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링을 마치고 바로 프린팅을 해볼텐데요.
사실 첫 출력물이 바로 맞는 일은 거의 없더군요. 이번 작업도 몇 번 실패했어요..ㅠ
특히 미리 존재해 있는 물건에 아귀가 딱 맞도록 제작하는건 무조건 1-2회 이상의 시행착오는 감수 해야합니다.
아까운 원료…. ㅜㅠ 저는 3회나 실패한 끝에 사이즈를 맞췄네요.
중간의 실패사례는 창피하니 넘기고 바로 성공본으로 올립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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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의 사이즈를 고려하여 만든 마운트에 끼워 넣기 위해 조명 껍데기의 불필요한 부위를 뜯어냅니다.
뿔 속이 은근히 좁더라구요…;; 다행히 손질 후 쏙 들어가네요!
들어가는게 좀 뻑뻑해서 모형작업용 줄로 갈아줬더니 잘 들어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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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비는 Ultimaker Original+입니다.
요놈이 아주 물건이죠.
그리고 색상은 안전의 상징이며 밤에 가장 잘 보인다는 노란색!
COLORFABB사의 TRANSPARENT YELLOW입니다.
명칭 그대로 투명소재라 투광성이 좋슴다.
시간을 아끼고자 다른색 원료를 써서 좌우 마운트 색이 다르네요.
우측 사진처럼 볼트형 마운트를 거치하고 너트형 뿔을 끼우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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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점화였는데 제법 느낌이 나죠?!
바로 착샷을 찍습니다~
평소엔 셀카 한 장 안 찍는데 이 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찍어댔네요.
얼굴이 안 나오니 더 마음에 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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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불 다 끄고 깜빡이 모드로 켜보니 아주 발광이 난리도 아니더군요.
또 쌩쌩한 새 베터리이다보니 눈에 잔상이 남을 정도였어요.
일단 제작은 성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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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제는 평소 똘기와 다중인격증세가 충만한 저도
막상 이 바가지를 쓰고 나갈 생각을 하니 쪽팔려서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
하 진짜 현관 앞에서 한참동안 왔다갔다 망설였던거 같네요.
그래도 시간 투자하고 고생한게 아까워 눈 딱 감고 나갔습니다.
버프를 눈 밑까지 끌어올리고 얼굴은 최대한 가렸죠.
일단 골목길에서 몇몇 사람의 시선을 재빨리 피하며
도로와 한강 자전거 길로 나갔더니 본격적인 시선 몰림이 시작 됐습니다.
어 근데 슬슬 재미가 있어지더군요.ㅋㅋ
멍하니 바라보는 꼬마들도 있고
몇몇 학생들은 오 죽인다! 라고 하면서 격한 반응도 보여주더라구요.
도로주행 때는 수신호만 잘 하면 차들이 잘 비키거나 양보해주더군요.
확실히 눈에 잘 띄었나 봅니다.
처음 몇 번의 라이딩은 쓰고 나가기 좀 창피했지만
현재는 잘 적응해서 별 쪽팔림 없이 잘 쓰고 다닙니다.
여러분도 나만의 헬멧 꾸미기를 해보시죠!
라이딩이 더욱 즐거워지고 안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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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샷으로 마무으리!
감사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