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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바람이 잔잔하던 언덕 위가 유달리 시끄러웠다
나는 나무 밑둥치에 앉아 스쳐간 꿈들을 기억하려 애쓰고 있었는데
떨어지는 나뭇잎들은 내 발치에 닿을 듯
닿지 않고 땅으로 스며들어갔다
손을 뻗으면 딱 그만큼 또 휘청거리다
닿는 것은 늘 내가 아닌
그 거리가 서러웠다
뒤로 고개를 돌려 귀가 닿으면
너의 심장소리 물 빠는 소리
눈을 감으면 마치 내가 빛 속에 있는 것만 같이 아뜩하고
나뭇잎은 그대로 내 발치로 오지 않았으나
너는 늘 내 뒤에 닿아 있었음을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
출처 | 내 컴퓨터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