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에서 사는 사람의 속된 인생에서 찾아 내는 성스러운 복음은 아마 문학에서 자주 차용되는 서사구조가 아닐까 고민됩니다. 실제로 장 주네의 [도둑일기] 뿐만 아니라 찰스 부코스키의 자신의 밑바닥 인생을 그린 여러 작품들이라던가 니시무라 켄타의 데뷔작이며 아쿠타카와 상을 받은 [고역열차]도 그러하고요.
물론 장 주네와 찰스 부코스키와 니시무라 켄타는 본인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시절을 가감없이 전하며, 독자가 읽으면서 부적응을 못하게 만드는 더러운 삶을 예술로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작가라 걍 수기 작품과는 또 다른 맛이 있지요.
저는 장 주네의 [도둑일기]를 오늘 다시 읽기 시작헸는데요 (산지 3년 됬고 중간에 끼었던 책갈피가 색이 다 바랬습니다만....) 여전히 다시 읽는데 흥미를 잃게 만들지 않는군요.
장 주네가 창남으로 살던 당시를 가감없이 보여주며 비역질을 하던 손님에게서 강도짓도 서슴치 않는 장면은 되려 성스럽게 느끼게 만듭니다.
사실 장 주네라는 인물을 알게 된건 참으로 우연이었는데.....
문학남자라는 bl풍 문학가 소개 만화를 읽다가...(사기 전까진 bl인지도 몰랐습니다....) 장 주네 소개를 듣게 되었는데 소개된 도둑일기라는 작품의 서사가 너무나 맘에 드는 겁니다.
그래서 읽고나서, 아 당첨을 뽑았구나 싶더군요.
되려 낮은 곳에 성스러움이 피어나는 것처럼 장 주네의 창남 시절의 이야기는 사람을 끄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밑바닥에서 구르는 서로를 의심하다가도 짜증과 분노 그리고 죄의식이 뒤엉킨 삶을 훌륭한 사상과 문장으로 잘 포장한 것 같습니다.
장 주네의 글을 한번 읽어보시는 건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