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네티즌 수사대 '자로'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내용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이 많아질수록 진상규명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저는 앞으로 이런 내용들을 역추적하여 지워나가는 작업을 하려 합니다. 또한,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 의심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추적해 나가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세월호 잠수함 충돌 의혹'에 관한 내용입니다.
2014년 8월 8일, 다음 아고라에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조회수가 무려 '230만'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 계속 확산되면서 소모적인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글 - !!!긴급특보!!! 세월호는 잠수함과 충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글의 핵심이 되는 내용들을 객관적으로 검증해보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진상규명분과장이셨던 단원고 2학년 4반 故박수현 학생 아버지 박종대 님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1. 세월호 선수 하단의 긁힌 부분이 잠수함과 충돌한 결정적 증거?
세월호 참사가 터지기 바로 전날인 2014년 4월 15일 12시 47분에 촬영된 세월호의 사진을 보면 선수 하단에 이미 긁힌 자국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故박수현 학생이 남긴 잠수함 영상?
故박수현 학생이 남긴 것은 영상이 아니라 '사진'입니다. 위 영상은 해당 사진을 포토샵에서 색상을 조정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캡쳐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GIF파일로 보입니다.
故박수현 학생이 오전 6시 26분에 찍은 사진은 '그 시간에 이미 세월호가 최소한 5도 이상 기울어져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지, 잠수함과 연관돼 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에 대한 뉴스타파의 보도입니다.
3. 이 영상 속에 잠수함의 모습이 나온다?
위 영상은 2014년 4월 16일 11시 14분에 촬영된 완도청 278함의 ENG영상입니다. 잠수함 형상의 물체를 확대해 보면 몸체의 위쪽은 붉은색, 아래쪽은 회색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끝 부분의 크기가 미묘하게 변하면서 왼쪽으로 느리게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2개의 물체가 겹쳐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경의 초계기 CN-235기에서 4월 16일 11시 10분에 촬영한 영상 중 바로 이 잠수함처럼 보이는 물체의 실체가 포착됐습니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잠수함의 형체는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4. 해군 초계기에서 촬영한 잠수함 사진?
이 역시도 해경 CN-235기가 4월 16일 11시 10분에 촬영한 영상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왼편으로 보이는 작은 선박의 존재는 앞서 말씀드렸던 완도청 278함 ENG영상의 '앞부분만 왼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의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5. 잠수함이 세월호를 침몰시키려고 밀어내고 있다?
이 사진의 출처는 4월 28일 YTN 보도 중 해경 123정이 촬영한 영상을 캡쳐한 것입니다.
YTN 보도 - http://www.ytn.co.kr/_ln/0103_201404281611385275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 해상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해경 123정이 촬영한 원본 파일을 입수하여 확대해봤습니다.
해당 장면은 총 9초 분량이었으며, 이를 3초 단위로 캡쳐하여 정리했습니다. 결론은 잠수함이 아닌 그냥 컨테이너 박스였습니다. 뒤쪽 컨테이너 박스가 우측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확연하게 보입니다.
2014년 4월 26일 방송된 <JTBC 특집 다큐쇼>에는, 세월호 참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한 두라에이스호(Doola Ace) 문예식 선장이 "떠다니는 물체는 컨테이너"라고 인터뷰한 내용도 나옵니다.
6. 빨간 원 안의 물체가 잠수함?
제주청 513헬기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잠수함이 아니라 그냥 컨테이너 박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잠수함 의혹 장면의 3분전 상황을 보면 이미 헬기와 어선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만약 잠수함이 있었다면 못 봤을 리가 없습니다.
7. 잠수함에 부딪혀 찌그러진 흔적?
이 사진은 어업지도선 201호가 촬영한 영상인데, 해수면 바로 위에서 나쁜 기상상태에서 찍은 장면이라 일시적 착시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서해청 헬기 512기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찌그러진 흔적이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8. 잠수함이 세월호 좌현 선수를 들이받아 선저 앞부분이 우측으로 휘어진 사진?
이 사진은 영상을 곧바로 캡쳐한 것이 아니라 비스듬한 각도로 카메라 촬영을 한 것입니다. 사진 우측면이 비스듬하게 검게 표시된 부분이 그 증거입니다. 게다가 사진 자체가 밑에서 위로 보는 각도로 찍힌 사진이라 기준점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고, 빛의 각도와 수면에 접해있는 부분으로 인해 착시효과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저 앞부분이 실제로 휘어진 현상이 있었을까요? 유조선 드라곤에이스 11호와 헬기 511기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휘어짐 없이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혹을 제기한 화면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후지TV 세월호 스페셜 영상에 해당 장면이 아예 존재하지 않더군요. 전체 영상을 총 3회에 걸쳐 꼼꼼히 살펴봤지만, 해당 장면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합성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입니다.
(혹시 사진의 정확한 출처를 보신 분 계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이준석 선장을 대신해 세월호 조타 지휘를 맡았던 3등항해사 박한결이 잠수함을 봤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는 소문 때문입니다. 이 소문의 진실은 이렇습니다.
지난 2014년 6월 10일에 열린 재판에서 3등항해사 박한결의 변호인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합니다.
2014년 10월에 박한결의 변호인이 작성한 변론요지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습니다.
잠수함에 대한 내용 자체도 없고, 일상적으로 항해를 지휘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내용에 대해 언급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받아쓰기 바쁜 언론이 앞뒤 내용 다 잘라먹으면서 "정체불명의 선박 등장?", "3등항해사가 본 것은 잠수함?" 등과 같이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반대방향에서 배가 한 척 올라오고 있었다"는 내용을 "세월호 아래에서 갑자기 잠수함이 불쑥 올라왔다"는 내용으로 변질시키기까지 합니다.
이건 분명 지나칠 정도로 과장되고 확장된 해석입니다.
그런데 다음 아고라에 잠수함 충돌 의혹을 제기했던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해경대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관련기사 -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50516105717239
이건 너무 지나친 처사이고 전형적인 재갈 물리기 수법입니다.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명확한 해명도 없이 "무조건 아니니까 믿어라!"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는 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사실 오늘 제가 올린 글은 정부가 해야 했던 일입니다. 세월호 특별법을 무력화시키는 시행령을 통과시킨 박근혜 정부에게 진상규명 의지가 남아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세월호가 잠수함에 충돌했다는 것은 진실이 아닐까요? 그건 아직 모릅니다. 저도 잠수함 충돌 가능성을 아직 열어두고 있습니다.
사실 미심쩍은 내용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 있는데, 그건 다음번 글을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월호가 급변침한 이유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잠수함이나 스텔스 군함 때문인지, 기계고장 때문인지, 단순한 실수 때문인지, 고의 침몰 의도가 있었는지 아직 모릅니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추적할 것입니다.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음을 믿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출처 | http://zarodream.tistory.com/239 |